정재호 전 인천대 석좌교수, 바른사회운동연합 회원

정재호 전 교수
정재호 전 교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그 입에 경제를 올리려면 경제를 망친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 들어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IMF 국가부도 사태 이후 나라경제가 최악의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을 3만5000달러대에 이양했는데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3만2000달러대로 후퇴해 IMF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되어...”라고 현 정부를 비판함으로써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소위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한 인사가 이렇게까지 경제에 무식한가 하는 생각에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 전 실장의 엉터리 주장에 대해 경제통인 윤희숙 전 의원이 “작년 수치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당연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임 전 실장이 얘기하는 수치는 2022년 수치인 것 같다. 2022년의 국민소득은 원화 기준으로는 증가했고 달러 기준으로는 감소했는데, 이는 달러 환율의 이례적 강세 때문이다. 달러 강세로 2022년의 1인당 국민소득이 줄어든 것은 일본,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선진국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바로 비판한 바 있다.

임 전 실장은 2022년도는 미 달러화가 다른 통화에 대해 20년 만에 최고에 도달한 시기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는 듯하다. 2022년은 미국의 고금리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극에 달한 시기이다. 2022년 중에는 한동안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을 넘나들며 달러의 가치가 전년 대비 20%(유로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20%)가 넘는 상승을 보였으며 심지어 일본 엔화 대비로는 달러 가치가 25% 넘는 상승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21년의 4만 달러에서 2022년에는 3만3800달러로 국민소득이 감소했고, 독일은 5만1460달러에서 4만8750달러로, 프랑스는 4만5200달러에서 4만2350달러로 각각 감소한 바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작년도 경제 성장률이 정부 추계로는 1.4%이고 인구는 약간 감소했을 것이므로 작년도 1인당 국민소득은 1.4%보다 약간이라도 더 증가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거의 상식에 해당하는 사실이다. 국민소득 관련 연간통계는 잠정치가 다음 해 6월에 발표되고 확정치 발표에는 여러 가지 검증을 철저히 거쳐 잠정치 발표 후 1년이 더 소요된다.

정작 언론에서 잘 취급하지 않지만 우리 국민들이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것을 차제에 설명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다. 국민들의 삶의 수준을 나타내는 국민소득은 구매력(Purchasing Power Parity)으로 평가하는 실질적 국민소득이다. 우리나라의 구매력으로 평가하는 1인당 국민소득은 2021년(IMF의 World Economic Outlook 2023년 10월 발표 기준)의 4만8935달러에서 2022년에는 5만3845달러로, (3000달러 감소했다는 임 전 실장의 주장과 반대로) 약 5000달러가 상승하였다.

또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4년 1인당 GDP가 경상달러 기준으로도 3만4653달러로, 일본의 3만4555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구매력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2018년(우리나라 4만3001달러, 일본 4만2052달러)부터 일본을 앞지르기 시작했으며 2024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5만9349달러로 일본의 5만4103달러보다 약 10% 더 높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직접 피부로 느끼는 바와 같다.

경제학자들이 국민들의 삶의 수준을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로 평가하는 이유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스위스은행에는 세계의 돈이 많이 모인다. 따라서 스위스 프랑은 항상 고평가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스위스 여행을 할 때 스위스 물가는 매우 비싸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달러는 국제 무역의 기축통화이다. 누구나 국제거래에서 달러로 받기를 선호한다. 그래서 달러는 항상 고평가되고 그래서 미국은 늘 대규모 무역적자에 시달린다. 유로화도 그들 지역에서 통용되는 준기축통화이다. 반면 우리나라 원화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어 서구를 여행할 때는 늘 물가가 비싸게 느껴진다. 그래서 구매력 기준의 소득수준이 실제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데 적합한 것이다.

IMF는 상기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금년도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를 5만9349달러로 추계하고 있다. 이는 일본(5만4103달러), 이탈리아(5만6016달러)는 물론 영국(5만8227달러)도 넘는 수준이고 프랑스(6만745달러), 캐나다(6만1318달러)와도 큰 차이가 없다. 또한 IMF는 현 대통령의 임기 말인 2027년도의 우리나라 1인당 GDP를 구매력 기준으로 6만7338달러로 추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를 G7 국가 중 미국(9만52달러)과 독일(7만6032달러)만 제외하고 일본(5만9095달러), 이탈리아(6만1801달러)는 물론 영국(6만4597달러), 캐나다(6만6268달러), 프랑스(6만7024달러)를 넘는 상위 선진국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와 같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제조업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활발한 수출에서 그 동력을 찾을 수 있다. IMF통계가 나와 있는 2022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6위 수출국(1위 중국 3.6조달러, 2위 미국 2조달러, 3위 독일 1.6조달러, 4위 네덜란드 9700억달러, 5위 일본 7500억달러, 6위 대한민국 6800억달러)이다. 네덜란드가 독일의 수출을 로테르담 항구를 통해 하는 중계무역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세계 5위의 수출대국이다. 금년도 정부의 수출목표액이 7000억달러인데 증가속도로 보면 2027년 이전에 일본의 수출액을 초과, 세계 4위 수출대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미국, 독일 등 거대 경제권 다음으로 수출을 많이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수출품목도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기계, 조선 등 다양하다. 특히 2022년도 반도체 수출액 1300억달러는 이 한 품목만으로도 그해 세계 30위권인 헝가리 수출총액과 맞먹는다.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는 세계 122개국을 대상으로 1인당 제조업 부가가치, 수출역량, 고기술 제조업 부가가치 등을 중심으로 격년제로 세계 제조업경쟁력 지수를 발표하는데 2020년 발표에서 한국은 독일, 중국에 이어 세계 제조업경쟁력 3위 국가가 되었다(4위 일본, 5위 미국).

또한 유엔 산하 세계 지식재산기구(WIPO)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22년 특허출원 세계 4위 국가(1위 중국, 2위 미국, 3위 일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특허출원 세계 2위, LG전자, LG에너지 솔루션 등이 기업부문 상위로 랭크되었다. 블룸버그는 R&D 지출,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성, 첨단기술 집중도, 교육, 연구 집중도, 특허 등 각 분야에 점수를 매겨 혁신지수 순위를 정하는데 우리나라는 6년 연속 세계 1위를 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사실들이 우리나라가 세계 선진국의 상위국가로 도약하는 원동력이다. 모쪼록 IMF가 전망하는 이상으로 우리의 강점을 더욱 살리는 방향으로 윤석열 정부가 국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