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집중 계획... 올해 분양 아파트 완판도
불황에도 대형 건설사들의 연이은 회사채 흥행

롯데건설 CI.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 CI. 사진.롯데건설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롯데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예상 밖 흥행을 거두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수요예측 흥행 성공한 롯데건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달 31일 2000억원의 1년물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344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발행일은 오는 7일이다.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은 A+(부정적)였지만, 최대 주주인 롯데케미칼의 지급 보증 덕에 AA(안정적) 등급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조달한 자금은 회사채 만기 상환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건설은 PF 우발 채무 규모 등으로 인해 '제2의 태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증권사 보고서가 줄줄이 등장하자 이에 대한 선제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하나증권은 롯데건설의 올해 1분기 만기 도래 미착공 PF 규모가 3조 2000억원이고 보유 현금은 2조3000억원인 반면, 1년 내 도래하는 차입금이 2조1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1분기 만기 도래하는 PF 우발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롯데건설은 보도자료를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PF 우발채무 관리에 문제가 없다"며 반박했다

특히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2000억원 중 2조4000억원은 이달 중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할 예정이라 밝혔다. 나머지 8000억원도 1분기 내 본 PF 전환 등으로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내부 사정과 관계없이 불안 심리를 조성하는 게 실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5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서민금융지원 현장 간담회’ 이후 백브리핑 자리에서 롯데건설에 대한 유동성 위기론과 관련해 선을 그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롯데건설은 이미 이런 상황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유동성을 확보해 놓았고 롯데와 태영은 건설사 성격도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팩트와 관계없이 지라시 등을 통해 위기론이 확산하는 것에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며 "롯데건설까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오히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롯데건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롯데건설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주택 사업에 집중, 즉 내실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롯데건설은 올해 첫 분양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롯데캐슬 시그니처 중앙'이 정당계약 이후 8일 만에 완판됐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이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총 3333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13.0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에도 약 1만3000가구를 분양했다. 이어 올해는 총 2만3000가구의 분양계획을 발표했다. △부산 해운대 센텀 △인천 효성지구 △경기도 광명 9R 구역 △잠실 미성·크로바 △청담 삼익 △성북구 삼선 5구역 등이 그 계획이다.

대형사 회사채 수요예측은 흥행 중

잇따른 건설사 유동성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건설사들도 수요예측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진행한 두 건설사의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모집 금액의 약 4~5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2일 진행한 1600억원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4배가량에 달하는 총 68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800억원 2년물에 2800억원 △600억원 3년물에 2400억원 △200억원 5년물에 1650억원 등이다.

SK에코플랜트도 지난달 24일 실시한 1300억원의 수요예측에 총 7000억원이 몰렸다. △300억원 1년물에 2110억원 △400억원 1.5년물에 1810억원 △600억원 2년물에 3080억원 등이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이슈·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 건설시장 불황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더 악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주택 사업 이외에도 해외 수주 확대, 환경·에너지 등의 신사업 진출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쓴 점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이 한몫했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건설업계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있지만, 모기업 지원이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둔 건설사 회사채에 대해서는 투자 수요가 많이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시장은 제2의 태영건설을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었으나 선제적인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 노력으로 당분간 주요 건설사에서 이벤트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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