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몸이 작아진 것처럼'...체험형 팝업스토어
커피 취향에 따라 각자 다른 경험하도록 공간 설계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슬로건에 맞춰 꾸며진 팝업스토어 내부의 미니어처. /사진=이승석 기자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슬로건에 맞춰 꾸며진 팝업스토어 내부의 미니어처. /사진=이승석 기자

[데일리임팩트 이승석 기자] "몸이 작아진 게 느껴지나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가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프리미엄 믹스커피 '카누'의 팝업스토어다. 이곳에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면 카누 TV 광고에서처럼 몸이 작아진다는 콘셉트다. 브랜드 슬로건 '가장 작은 카페'를 체험해보는 공간인 셈이다.

실제 커피를 마신 다음 점점 작아지는 여러 개의 문을 지나면 머그컵과 카누 스틱 등 모든 물건이 사람 몸 크기만한 장소와 마주하게 된다. 이곳을 한참 돌아다니다보면 정말 작아진 느낌이 든다.

카누는 2011년 동서식품에서 출시한 인스턴트 원두커피 브랜드다. 작은 패키지 안에 고품질 원두를 담았다는 뜻에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커피전문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원두커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커피의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카누 팝업스토어가 문을 연 것은 올해 3월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신제품 캡슐 커피 '카누 바리스타' 8종을 선보인 첫 팝업스토어 '카누 하우스'는 두 달여 간의 운영 기간 동안 6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19일엔 새롭게 연 팝업스토어 '카누 온 더 테이블'을 찾았다. 이번엔 원두 고유의 향을 담은 '카누 싱글 오리진' 커피 5종이 새롭게 소개됐다.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방문 예약은 이미 마감돼 현장에서 대기열을 등록했는데, 3시간을 기다린 끝에 겨우 입장할 수 있었다. 대기자가 너무 많아 대기열 등록조차 못 하고 발걸음을 돌린 사람도 많았다.

커피잔 모양의 팝업스토어 입구. /사진=이승석 기자
커피잔 모양의 팝업스토어 입구. /사진=이승석 기자

팝업스토어는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커피잔 모양의 팝업스토어 입구로 들어가면 커피 취향을 묻는 설문을 한다.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나의 취향 정보가 담긴 카드를 가지고 다음 방으로 이동한다.

네모난 테이블이 놓인 방에서는 나의 커피 취향을 확인할 수 있다. 테이블 아래에 카드를 대면 설문 결과에 따라 각자 다른 영상이 나오도록 설계됐다. 영상이 끝나면 커피 한 잔이 테이블 위에 놓인다. 방금 전 영상에서 소개된 그 커피다.

취향에 따라 각자 다른 영상이 재생되는 테이블. 영상이 끝나면 취향에 맞는 커피 한 잔을 제공한다. /사진=이승석 기자
취향에 따라 각자 다른 영상이 재생되는 테이블. 영상이 끝나면 취향에 맞는 커피 한 잔을 제공한다. /사진=이승석 기자

커피를 마시고 또 다른 방으로 이동하면 커다란 소품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커피잔과 커피머신, 카누 제품 패키지 등 실제 광고에 쓰인 소품들이다. 다양한 소품들을 배경으로 광고 속 모델이 된 것처럼 이색적인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커피를 마신 후 이동하면 마주하게 되는 문. 점점 작아지는 통로를 지나면서 몸도 같이 작아진다는 느낌을 준다. /사진=이승석 기자
커피를 마신 후 이동하면 마주하게 되는 문. 점점 작아지는 통로를 지나면서 몸도 같이 작아진다는 느낌을 준다. /사진=이승석 기자

 

카누 광고에 실제 쓰인 커다란 소품들이 놓여져 있다. /사진=이승석 기자
카누 광고에 실제 쓰인 커다란 소품들이 놓여져 있다. /사진=이승석 기자

구경을 모두 마치고 나오면 따로 마련된 카페에서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입장 때 받은 카드를 내면 무료로 음료 한 잔을 준다.

카페에서 방문객들이 카누 커피를 시음하고 있다. /사진=이승석 기자
카페에서 방문객들이 카누 커피를 시음하고 있다. /사진=이승석 기자

카누 팝업스토어의 특징은 방문객이 나만의 스토리를 따라가며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취향별로 서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브랜드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도록 했다는 것이 동서식품의 설명이다.

체험을 끝내고 나온 사람들 손에는 저마다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증정품으로 제공하는 머그잔과 각자의 취향대로 고른 카누 제품들이다. 팝업스토어에서의 경험을 집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카누의 다양한 제품들이 놓여져 있다. 방문객은 이중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골라 가져갈 수 있다. /사진=이승석 기자
카누의 다양한 제품들이 놓여져 있다. 방문객은 이중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골라 가져갈 수 있다. /사진=이승석 기자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소식을 접하고 팝업스토어를 찾았다는 A씨는 "취향에 맞춰 사람마다 각자 다른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점이 재밌었다"며 "나중에 팝업스토어가 또 열리게 되면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옥지성 동서식품 마케팅 매니저는 "소비자에게 제품에 담긴 브랜드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연 것"이라며 "앞으로도 카누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소비자 체험형 마케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문을 연 '카누 온 더 테이블' 팝업스토어는 성동구 성수동 레이어 57에서 내년 1월 28일까지 운영한다. 

한편 유통업계는 최근 팝업스토어를 활용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층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오래된 기업들도 감각적인 팝업스토어를 통해 이미지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2월 현재 성수동에만 30여개의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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