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의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은 올해 10월 스니커즈 중고 거래 서비스 '솔드아웃 중고'를 시작했다. / 사진=무신사.
무신사의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은 올해 10월 스니커즈 중고 거래 서비스 '솔드아웃 중고'를 시작했다. / 사진=무신사.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고물가에도 스니커즈·의류 등 몇 십만원대 한정판 리셀(되팔기) 경우 거래 등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명품과 달리 매입가 자체가 크지 않아서다. 반면 이들 리셀 수요는 여전해 차익을 노릴 수 있다. 고가 명품 리셀 거래는 주춤한 상태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정판 스니커즈·의류 등 리셀 인기 품목 거래는 고물가에도 여전히 활발하다. '무진장 신발 많은 곳'이라는 이름답게 무신사 '솔드아웃' 경우 스니커즈 거래가 가장 많다. 

리셀 거래는 쓰던 물건을 사고파는 통상적인 중고 거래와는 구별된다. 리셀 시장은 상품 가치가 훼손될까봐 포장조차 뜯지(개봉) 않은 채 거래가 이뤄진다. 중고라고 할 수 없는 상품이 거래되는 것이다. 

유명 브랜드 한정판 리셀은 그동안 MZ 세대의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 받아왔다. 희소성 있는 한정판 제품을 구입해 웃돈을 붙여 되파는 식이다. 이들 한정판 수요가 있어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올 들어 솔드아웃에서 판매한 나이키X벤 앤제리스 SB 덩크 로우 청키 덩키는 MZ세대가 리셀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2020년 발매 당시 약 13만원(12만9000원)이었던 이 제품은 올해 1~6월 솔드아웃에서 평균 판매가는 177만원 가량으로 가격이 10배를 뛰어넘기도 했다. 현재는 네이버 리셀 플랫폼 '크림' 기준 15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고물가에도 이런 스니커즈·의류 등 리셀 거래는 지속되고 있다. 품목·브랜드별로 상황은 다르긴 하지만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여전히 거래가 활발한 편이다. 

무신사는 "국내 인기 있는 나이키 등 브랜드가  협업한 상품은 계속 구입한 사람들이 되팔고 하면서 거래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뉴발란스나 나이키, 아디다스, 스톤 아일랜드 등 인기 브랜드는 현재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스니커즈·의류와 달리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명품이나 롤렉스 시계 등 고가 명품 경우엔 최근 고물가에  리셀가(샤넬 클래식 미디움·롤렉스 등)가 떨어지면서 리셀 시장도 거품이 꺼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 기간 명품으로 쏠렸던 해외 여행 수요 등이 회복돼가는 데다 고물가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명품 리셀은 (제품이 필요한) 실수요가 있다기 보단 흔히 차익을 노리고 리셀하려는 수요가 컸다"며 "이제 (고물가 등으로) 수익이 안 되니까 오픈런·리셀 모두 줄어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무신사 경우 명품은 고물가에도 가격이 그다지 높지 않은 메종 마르지엘라 등 신명품 위주로 한정판 리셀이 유지되고 있다. 

이런 국내 리셀 시장 규모(이베스트 투자증권)는 2022년 기준 1조원을 넘어섰다. 2025년엔 2조8000억원까지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물가 부담에 중고 시장 몰리는 MZ..."쓸모 없는 물건 팔고 필요한 물건 구입"

물가 부담에 중고 거래도 힘을 받고 있다. 일반 대형마트에서는 기능 등은 같고 가격만 대폭 낮춘 매장 전시 상품인 리퍼브 상품 수요(롯데마트 올해 1~10월 전년 대비 10배 신장)가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 사태 기간 지속돼온 물가 상승세에 전자 제품이나 먹거리도 기능은 그대로인 흠집 상품, 중고 상품 등을 가성비 있게 구입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대에서 2021년 24조원으로 확대됐다. 이런 성장세에 롯데쇼핑(중고나라)뿐 아니라 신세계(번개장터), 현대백화점(세컨드 부티크) 등 모두 투자하거나 매장을 여는 식으로 대응해오고 있다. 

특히 MZ 세대는 리셀 거래뿐 아니라 이 중고 거래에서도 활동이 두드러진다. 중고 마켓서 추석 선물 등을 거래하는 식이다. 

올 들어 무신사도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에 아예 중고 거래 전문관을 따로 두기도 했다. 이 '솔드아웃 중고'는 새 상품만 거래 가능했던 '솔드아웃 트레이드'와는 달리 중고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이 서비스 또한 호응은 크다. 

무신사는 "솔드아웃 중고는 전문 인력의 검수를 거치는데 중고로 거래되는 상품 자체가 괜찮은 상품이 올라오고 있고 이들 위주로 많이 소비되는 편"이라며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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