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30% 역신장 불구...마트·슈퍼 본업 체질 개선 '긍정적'
하반기 실적 기대감 현실로...롯데하이마트 3분기 2분기 연속 흑자

/ 사진=롯데쇼핑.
/ 사진=롯데쇼핑.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쿠팡으로 대변되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급성장과 시장 확대, 이로 인한 실적 하락과 맞물려 신세계그룹에 이어 롯데그룹도 문책성 인사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업황 부침 속 그룹에 매출 기여도가 2번째로 높은 롯데쇼핑의 실적과 이에 따른 인사에 시선이 모아진다. 특히 그룹의 주력 계열사 롯데쇼핑의 첫 외부 수장인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부사장이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5월 정부는 코로나 사태 종식을 선언했지만 롯데쇼핑의 실적 반등은 쉽지 않아보인다. 한때 30조원을 훌쩍 넘었던 롯데쇼핑의 실적은 사드 사태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15조원대로 완전히 반토막 난 상태다.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2022년) 영업이익이 2021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점프업하며 선방했던 롯데쇼핑이지만, 올 2분기 들어서며 영업이익은 535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 744억원에 비해 30% 가량 역신장했다. 

그래도 올해 2분기는 2018년 2분기 영업이익 수준인 349억원보다는 낫다. 롯데쇼핑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직격타를 입은 상태였다. 

김상현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롯데 유통군HQ는 이런 롯데쇼핑 7개(백화점·마트·슈퍼·하이마트·홈쇼핑·이커머스·컬처웍스) 사업부에 더해 코리아세븐(편의점), 롯데멤버스(멤버십 및 간편결제 기반 컨설팅·마케팅업) ,에프알엘코리아(의류 도매업) 등으로 이뤄져 있다. 

올 2분기엔 실적이 부진하며 지난해 영업이익 개선 흐름이 주춤한 듯 보이는 데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부사장)뿐 아니라 나영호 롯데 이커머스 대표까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번 인사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올 2분기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연임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로는 대략 세가지를 꼽아볼 수 있다. 

롯데만의 불가항력적인 특수한 상황이 첫번째 이유다. 롯데쇼핑의 경우는 동종업계 신세계나 현대백화점과는 달리 사드 배치발 중국의 보복 조치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다. 

2016년만 해도 매출 30조7941억원, 영업이익은 1조원에 가까운 9404억원이었지만 사드 사태가 발발한 2017년엔 매출이 반토막에 가까운 18조1799억원으로 주저 앉았다. 영업이익도 두 동강 난 5303억원에 그쳤다. 

사실 2011년~2012년 매출 23~25조원대이던 롯데쇼핑은 2013년부터 29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은 2011년엔 1조7000억원대였는데, 2013년까지 1조5000억원대로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롯데쇼핑이 현재까지 15조~16조원대 매출을 벗어나지 못한 채 고전 중인 데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보복으로 인한 타격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매출이 반토막 났고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친 것이다. 

무엇보다 올 2분기엔 2022년엔 비하면 악화되긴 했지만 실적 최악의 해의 따로 있다. 2021년 롯데쇼핑은 매출 15조5812억원, 영업이익 2156억원이라는 실적으로 밑바닥을 찍었다. 롯데그룹은 그해 말 순혈주의를 깨고 롯데쇼핑이라는 상징적인 수장직에 외부 인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처럼 영입된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부사장 등은 취임한 해(2022년)에 영업이익 2배 회복이라는 드라마틱한 반등을 이뤄낸 것이다. 

2022년은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부사장의 롯데쇼핑은 매출이 2021년에 비해 다소(-0.6%) 줄어든 15조4760억원이긴 하지만 영업이익만큼은 394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며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이다. 

여기에 올해 2분기 실적도 부진하긴 했지만 마트와 슈퍼만큼은 매출이 감소했어도 영업손실은 적자폭을 개선했다. 이들이 상반기에 영업이익은 200.8%(마트) 늘고 흑자 전환(슈퍼)하면서 시장에서는 "이 본업의 흐름은 양호하고 변화가 감지되며 자회사 구조 혁신도 기대된다" "한걸음씩 변화하고 있다" "할인점과 슈퍼의 고무적인 수익성 개선"이라며 긍정적으로 봤다. 

2분기에 그로서리, 이커머스 등 수익성 개선을 기반으로 본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는데, 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이런 롯데쇼핑의 체질 개선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하반기 실적도 대부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김 부회장과 정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 수장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롯데백화점을 백화점업계 중에서는 지난 8월 가시화한 중국 단체 여행객 해제의 최대 수혜주로 꼽고 있다. 사드와 코로나 직격타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보다 컸던 이유는 다름 아닌 중국(2017년~) 등 외국인(2020년~) 관광객 유입의 단절이 있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관광객의 럭셔리 상품 쇼핑은 면세점보다 백화점에서 일어날 것"이라며 "롯데쇼핑은 외국인 관광 수요가 높은 명동과 잠실 상권에 메인 점포를 보유해 경쟁사보다 강한 외국인 인바운스 회복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했다.  

이어 "이들 명동의 본점과 잠실점은 면세점과 함께 자리잡고 면세점과 백화점을 동시에 쇼핑할 수 있어 외국 관광객 유치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백화점 1, 2위(현재 2, 3위)를 오르내리던 핵심 점포 명동점과 잠실점은 관광 상권 입지에서 중국 등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면세점과 백화점이 실적 시너지를 내며 업계 선두를 달려왔던 것이다. 이 이유로 사드·코로나 사태와 함께 썰물 빠지듯 매출이 빠졌는데, 바로 정확히 그 이유로 다시 롯데쇼핑의 반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부사장처럼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나영호 대표도 같은 이유로 연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특히 올 들어 다른 사업부와 달리 이커머스는 마트 사업부와 함께 1, 2분기 연달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30억원(1분기), 100억원(2분기) 가량 늘고 영업 손실을 220억원(1분기), 280억원(2분기) 가까이 줄였다. 

그룹 정기 인사 앞서 적자 키우는 계열사...과감히 '수장 교체' 나서

실제 시장의 실적 기대감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021년부터 매출, 영업이익 감소를 겪다가 2022년엔 적자 전환하며 롯데쇼핑의 우려를 키웠던 롯데하이마트도 3분기에 매출은 7259억원으로 16.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80% 늘었다. 

롯데하이마트가 2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까지 연속해 흑자를 가시화하면서 가전 양판점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남창희 대표가 올해부터 드라이브를 건 체질 개선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자평이 나온다.  

또 이런 시장의 기대감에 힘을 실어주는 롯데쇼핑의 자체 행보도 지속된다. 가장 가깝게는 포스트 차이나격 베트남 복합몰 출점(롯데몰 하노이)을 비롯해 2026년 영업이익 1조원 비전 발표 등이 일례다. 영업이익 비전 발표는 중국인 단체 여행이 풀린 만큼 사드 사태 이전의 실적 반등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한편 반등 없이 지속적으로 실적이 악화해온 계열사 수장들은 경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실제 2020년 영업 손실 62억원에서 2021년 122억원으로 손실이 두배로, 다시 2022년엔 194억원으로 세배로 늘며 적자를 늘려온 롯데지에프알은 최근 이재옥 대표에서 신민욱 대표로 수장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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