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황제주' 반납한 에코프로 2거래일 연속 하락
이날 상장한 2차전지 인버스 ETF 장중 3% 넘게 올라
자시연 "인버스 ETF 호황 장기화..주가 하락에 영향"

에코프로가 컴플라이언스실을 신설하고 준법경영 강화에 나섰다.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가 컴플라이언스실을 신설하고 준법경영 강화에 나섰다. /사진=에코프로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황제주(주당 가격 100만원이 넘는 종목)' 타이틀을 내려놓은 에코프로의 주가가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향후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 경기 부진에 따른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와 투자심리 악화도 맞물린 가운데, 2차전지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 호황이 지속되면 해당 상품 내 비중이 높은 에코프로의 주가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제주 자리 내놓은 에코프로, 이달만 26% 하락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는 전일 종가 대비 5.1%(5만원)하락한 93만원에 마감했다. 전날 약 한 달 반 만에 100만원선이 붕괴, 황제주 타이틀을 내 준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26% 급락한 상태다.

에코프로 주가는 올들어 8월까지 10배 이상 오르면서 한때 153만9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에코프로의 주가가 기업 본연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며 추격 매수를 경고한 바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에코프로를 포함한 양극체 업체들의 중장기 계획이나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 등 특별한 펀더멘털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전의 주가 급등세는 비정상적이었다”며 "현 주가 하락세는 밸류에이션이 비정상에서 정상화가 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 약화와 중국산 2차전지 수요 증가로 이날 에코프로와 함께 에코프로비엠(-4.31%) POSCO홀딩스(-4.21%), 포스코퓨처엠(-2.58)등 2차전지 관련 주요 종목들도 전일 대비 주가가 하락하며 마감했다. 

첫 상장한 2차전지 인버스 ETF...장중 3% 상승하기도 

이처럼 에코프로와 2차전지 관련주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이날 상장한 2차전지 인버스 ETF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ETF(합성)'의 수익률은 상승했다. 주요 2차전지 종목 주가 흐름에 역으로 베팅하는 상품으로, 추종 지수의 수익률이 하락하면 오히려 수익을 보는 구조다.

KB자산운용의 2차전지 인버스 ETF의 상장 첫날 수익률은 2.86%로, 기준가(2만485원) 대비 585원(1.81%) 오른 2만1070원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에는 3%대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이 선보인 이 인버스 ETF는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 편입 종목 중 유동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일일 수익률을 -1배 추종한다.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에 해당하는 종목은 △POSCO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이다. 지수 내  에코프로의 비중은 14.15%로, POSCO홀딩스(15.5%), LG에너지솔루션(15.38%), 삼성SDI(15.07%)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2차전지 인버스 ETF 호황..."투심 영향·왝더독 현상에 주가 하락 가능성도"    

이번 인버스 ETF 상장과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2차전지 업종 전체에 주는 수급 영향은 크지 않지만 투자심리에는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버스 ETF가 첫날 600억원 가량 거래됐는데, 이 금액으론 2차전지 수급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투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락세에 베팅하는 2차전지 인버스 ETF의 호황이 장기화되면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개별 종목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른바 선물거래가 현물시장에 영향을 주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으로, 2차전지 인버스 ETF에 수요가 몰리면 ETF를 구성하는 개별종목의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인버스 ETF 수익률이 증가하는 현상이 2주간 지속된다면 왝더독 현상으로 볼수 있다"며 "현상이 지속되면 ETF 수익률이 종목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에코프로는 주가가 고평가 됐다는 평가를 많이 받아 왔다"며 "현재 지난 5월 MSCI 편입 후 호재가 없을 뿐더러 중국산 배터리 공급 과잉 우려로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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