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사업본부 공식 홈페이지에 모빌리티 랩웍스 공개
양산 전 콘셉트 제품, 일반 소비자에 소개…이례적 행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접목…B2B 확장 위한 포석

모빌리티 랩웍스 시리즈로 공개된 디지털 콕핏 베타. /사진=LG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LG전자가 차세대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기술 전시회 같은 행사가 아닌 상황에서 모빌리티 선행 기술 콘셉트를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체질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1일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공식 홈페이지에 모빌리티 랩웍스 시리즈라는 신규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대중에 공개된 적 없는 차량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3종과 디지털 콕핏 2종을 선보였다.

모빌리티 랩웍스 시리즈는 '나에게 꼭 맞는 미래 모빌리티를 경험하다(Experience future mobility your way)'를 주제로 진행하는 선행 프로젝트와 실험적인 기술을 뜻한다. 

실제 이번에 공개된 차량용 디스플레이 3종은 롤러블, 플렉서블, 폴더블처럼 다양한 폼팩터를 구현하는 기술이 적용돼있다.

Min&Max 디스플레이는 계기판(클러스터),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 보조석디스플레이(CDD) 등 3개의 화면이 하나로 통합된 '필러 투 필러'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디스플레이가 L자 구조로 구부러져 사용자가 상황과 용도에 따라 넓은 면과 좁은 면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목적지에 대해 많은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넓은 면을 사용하는 Max 모드를, 익숙한 길을 운전할 때는 최소한의 정보만 띄우는 Min 모드를 선택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Pop&Fold 디스플레이는 3개의 디스플레이가 슬림한 대시보드에 숨어있다가 필요할 때 노출되는 형태다. 차량 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가운데에는 폴더블 P-OLED 기술을 활용한 18인치 대형 CID가 있고 양쪽에 90도로 회전하는 2개의 디스플레이가 각각 계기판과 보조석디스플레이로 활용된다.

Flex&Slide 디스플레이는 P-OLED를 활용해 사용자의 상황이나 재생되는 콘텐츠에 맞춰 화면의 휘어지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구부리지 않은 전체 화면은 영상 콘텐츠 시청이나 네비게이션 등으로 사용할 수 있고 화면을 최대한 구부려 아래는 키보드로, 위는 검색 화면으로 나눠 사용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또 디지털 콕핏 2종 콘셉트에도 디스플레이, 커넥티비티,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 등의 다양한 혁신 기술을 적용했다. 롤러블 디스플레이에 운전자·탑승객 모니터링 시스템, 5세대(5G) 통신 기반의 차량-사물간 통신(V2X) 등 미래 기술을 망라했다. 차량 내 전체 디스플레이를 통합 제어하는 최신 인포테인먼트(IVI)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도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고객들의 운전자 경험을 바꿀 모빌리티 선행 기술 콘셉트를 공개하게 됐다"며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전장제품을 통해 LG전자의 혁신성과 모빌리티 기술력을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 모빌리티 랩웍스 시리즈로 공개된 차량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3종. /사진=LG전자. 

잠재 고객인 완성차 업체를 물론, 일반 소비자에게 양산 전 제품 콘셉트를 공개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전장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의 삼각축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LG전자는 전장사업이 궤도에 오른 만큼, 불쏘시개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조주완 사장이 지난 7월 △비(非)하드웨어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의 3대 성장동력 중심의 중장기 전략을 공개하면서 변화를 예고했었다. B2B로 매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로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신사업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25조원 이상, 설비투자 17조원 이상, 전략투자(M&A) 7조원 등 총 5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사업구조를 완전히 바꿀 방침이다.

사업 구조의 대혁신과 질적 성장이 동시에 이뤄지면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3대 성장동력의 비중은 50%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LG전자는 2030년 연평균 성장률 7%,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등 '트리플 세븐(7)'을 달성하고 연간 매출도 100조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접목한 콘셉트 제품 공개는 이같은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지적이다. LG전자의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은 지배력이 줄어들고 있다. 

일례로 OLED의 경우, 지난해 1분기 62.2%에 달했던 점유율은 올 1분기 58.8%로 줄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콘셉트 제품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 비중이 높았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기업향 비중을 늘려 수익 기반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하는 행보로 풀이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LG전자가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은 B2B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겠다'고 조 사장이 공언한 만큼, 이같은 전장사업 확장은 공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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