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점과 함께 고객 접점 넓히며 강남권 영향력 확대
"규모 작지만 우수 고객과 상권 잠재력 높은 게 장점"
하이엔드 브랜드 대형 매장 조성으로 특화 점포 기대

정준호 대표는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자 집중 8대 전략 점포 중 가장 매출과 규모가 작은 강남점의 프리미엄화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정준호 대표는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자 집중 8대 전략 점포 중 가장 매출과 규모가 작은 강남점의 프리미엄화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업계 빅 3의 리뉴얼·출점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프리미엄화와 함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온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의 투자 전략과 '강남 1등 점포'의 실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리뉴얼과 고급화를 위한 투자가 집중될 정 대표의 8대 점포엔 강남점이 포함돼 있다. 롯데백화점의 강남권 점포는 잠실점과 강남점 2개다. 잠실점이 '강남 1등'은 달성하더라도 규모 등이 작은 강남점의 변신과 성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명품보단 입지 맞춤형 특화 점포로 차별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입점 브랜드가 관심 사안이다. 명품은 아니더라도 명품에 버금갈 브랜드력을 지닌 콘텐츠들로 채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정준호 대표가 다른 주요 점포와는 규모, 매출 모두 크게 차이 날 정도로 작은 강남점에 집중하는 이유는 대략 몇 가지 정도로  압축해볼 수 있다. 

강남점 매출 규모는 지난해(2022년) 기준 2613억 원 가량으로, 백화점 점포 순위로는 46위 하위권이다. 백화점 크기는 규모가 곧 매출일 정도로 매출을 견인하면서 업계는 증축을 거듭하고 백화점들은 최근 영업면적 약 3만평을 기본으로 출점(더현대 서울 2만7000평, 롯데백화점 동탄점 2만8400평)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강남점은 영업면적 9200평선으로 약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이런 강남점이지만 고급화 노력이 투입된다면 잠실점 1개점보다는 강남권에 2개점을 운영하게 되면서 직접적으로 양적(점포수)·콘텐츠적(특화 브랜드)으로 롯데백화점의 강남권 영향력을 넓히는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지역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것도 1개점보단 2개점이 낫다.   

또 검증된 강남점 입지와 상권이다. 강남점은 매출과 점포 크기가 작은 데도 불구하고, 개별 브랜드만큼은 가장 큰 규모로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를 선보인 이력이 있다. 2019년 출점한 영국의 초고가 상품 위주의 강남점 '더콘란샵'이 일례다.  

백화점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개사 점포들은 대형화를 기조로 크게 복합쇼핑몰형과 라이프스타일형, 멀티·엔터테인먼트형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이는 대형화하는 백화점들의 집객을 위한 시장의 콘텐츠 흐름으로도 볼 수 있다. 

강남점은 라이프스타일 리빙 비중이 점포 매출의 14%선으로 리빙 쪽이 강세인 점포다. 더콘란샵 강남점은 별관이긴 하지만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서 리빙 편집숍을 선보인 것으로, 글로벌 더콘란샵 매장 중 가장 크게 낸 점포다. 

더콘란샵은 국내 리빙 시장의 성장과 프리미엄 리빙 수요에 부응한 첫 하이엔드 리빙 매장으로서, 입점 당시 글로벌 유명 리빙 브랜드 유치의 구심점으로서 역할할 것으로 기대됐다. 2019년 당시 올해(2023년)까지 18조 원대를 바라봤던 국내 리빙 시장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화점 경쟁력이 입지와 규모, 상품 기획(MD) 구성, 브랜드 인지도, 구매 협상력, 우수한 상권 확보 등에 있다고 볼 때 강남점은 이미 '강남 점포'라는 브랜드 인지도와 입지, 우수한 상권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더콘란샵이 입점을 확정시켰을 정도로 강남점의 배후 상권과 입지적 특성은 작은 규모와 매출을 넘어 정 대표가 투자할 만한 가치와 향후 투자의 성공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강남점은 롯데백화점 VIP 고객 제도인 우수 고객(MVG)을 처음 도입한 점포로서, 2019년 더콘란샵 입점 당시 기준 MVG 매출 구성비는 28%다. 이는 다른 점포에 비해 약 7.5% 높은 수준이다.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위치, 상권내 주 고객층은 40~60대 전문직층, 30~50대 학부모층이다. 리빙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더콘란샵 출점은 리빙 프리미엄 매장에 대한 강남 지역의 잠재 수요를 크게 봤기 때문이다.

또 하드웨어적으로도 1000평 단독 매장이 있었던 강남점 매장을 더콘란샵은 '프리미엄·럭셔리·하이엔드'라는 브랜드 콘셉트의 표현에 십분 활용했는데, 더콘란샵과 같은 브랜드엔, 작지만 다른 대형 점포들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로 강남점만의 메리트가 분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의 특성을 더욱 잘 표현하고 알맞게 진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볼 때 정준호 대표의 강남점 리뉴얼에서도 더콘란샵이 들어선 별관의 매장처럼 대형 매장 조성을 확대할 가능성도 보인다. 이 경우 백화점 경쟁력 관점에서도 강남점의 작은 규모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외에 강남점의 약점인 구매 협상력, 상품 기획(MD) 구성을 해결할 프리미엄화 점핑 전략 정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는 더현대서울뿐 아니라 롯데백화점도 최근 팝업을 통해 명품 브랜드 유치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백화점업계 흐름을 감안해 팝업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강남점은 매출과 규모는 전국 하위권 점포이지만, 롯데백화점 VIP 고객 제도인 '우수 고객(MVG)'을 가장 처음으로 도입한 점포로 이들 매출 비중은 28%선으로 다른 점포에 비해 7.5% 가량 높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강남점은 매출과 규모는 전국 하위권 점포이지만, 롯데백화점 VIP 고객 제도인 '우수 고객(MVG)'을 가장 처음으로 도입한 점포로 이들 매출 비중은 28%선으로 다른 점포에 비해 7.5% 가량 높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기존 강남점은 명품 3대장 에·루·샤가 없는 것은 물론 명품 구색을 갖췄던 보테가 베네타 등 브랜드들 퇴점이 잇따랐다. 현재 오메가·막스마라·듀퐁·멀버리 등이 있고 이외 매스티지급 코치·토리버치 정도만 있을 뿐이다. 

강남점의 MD 구성에서는 신명품 포함 프레스티지급 유명 명품 위주 점포를 선보일 수도 있지만, 아예 본관에도 하이엔드라면 리빙뿐 아니라 이외 다양한 영역의 브랜드를 특색 있게 유치해 특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강남권에서 넓은 부지를 활용해 팝업 유치에 힘을 쏟고 MZ세대 등 고객 경험과 유입을 유도하고 있는 잠실점과 달리 강남점은 강남점만의 방향성을 잡고 집객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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