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장애인 채용 늘린 하이브·SM과 상반
3년째 실적 늘고 ESG 구축에도 고용은 '0명'
"매출 연관된 아티스트 다양성만 추구" 비판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가 국내 엔터 3사 중 장애인 고용에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측면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JYP 등  엔터테인먼트 3사가 발간한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JYP의 2021년부터 2022년간 장애인 고용은 '0'명으로 국내 주요 엔터 3사 중 가장 적었다. 

SM·하이브는 매년 늘렸는데..JYP만 '0'건 

지난해 기준 엔터 3사 모두 의무 고용률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JYP를 제외한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꾸준히 장애인 고용을 늘려왔다.

2020년~2022년 국내 엔터테인먼트 3사 장애인고용 현황 디자인  = 김민영 디자인 팀장
2020년~2022년 국내 엔터테인먼트 3사 장애인고용 현황 디자인  = 김민영 디자인 팀장

실제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1년 8명에서 지난해 9명으로, 하이브는 4명에서 6명으로 매년 장애인 고용을 확대해왔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2021년부터 장애인 운동선수를 직원으로 채용해왔으며, 인권경영 등 10가지 원칙을 담은 UNGC(유엔글로벌콤팩트)에 엔터사 최초로 가입하기도 했다. 

반면 JYP는 지난 2020년 장애인 1명을 고용한 이후 2년간 단 한번도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았다.

장애인고용법에 따라, 현재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기업들은 장애인 인력을 고용 인원수 대비 3.1%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만약 의무고용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해당기업은 미달 인원수에 따라 '고용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매년 상승한 실적에도 '장애인 고용' 무관심...말뿐인 ESG 경영 

장애인 고용이 어려울 정도로 최근 3년간 JYP의 실적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JYP의 영업이익은 441억, 579억, 96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영향으로 주가도 1년간 143% 상승하며 엔터 3사 중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 시총 5조원에 가까워지면서 오는 8월 MSCI 편입 기대감도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장애인 고용은 미흡해 JYP의 ESG 경영이 말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JYP는 지난해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ESG 경영체계를 수립했다. 

장애인 고용은 ESG 투자에 나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참고하는 ESG 평가에도 반영된다. 실제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 일부 ESG 평가기관에서는 장애인 고용 관련 지표를 평가항목으로 두고 있다. 

ESG투자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엔터사의 경우 주요 고객층이 인종, 성별, 장애 등 다양성에 민감한 Z세대"라며 "이를 무시한다면 추후 팬층 이탈로 매출과 함께 ESG 투자를 지향하는 국내외 투자 유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장애인 고용은 무시...돈 되는 다양성만 고려?

일각에서는 JYP가 '비용'이 발생하는 장애인 고용엔 소홀하지만 '매출'과 관련된 소속 아티스트들의 다양성 추구엔 적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해외 팬덤 및 매출과 관련된 국적 다양성만 지향하는 '선택적 다양성'이라는 지적이다.   

다양성(Diversity)이란 '성별, 국적, 신체적 조건, 사상, 가치관, 행동 양식, 종교' 등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치관'을 말한다. ESG측면에서는 특히 이사회 구성·인력 비중 측면에서 여성, 장애인, 다국적 근로자 비중도 중요시 여겨지는 요소다.   

JYP 소속 대표 걸그룹인 트와이스가 다섯 번째 월드투어 LA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JYP 소속 대표 걸그룹인 트와이스가 다섯 번째 월드투어 LA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일례로 ITZY, 트와이스 등 주요 JYP 소속 걸그룹에는 중국, 일본, 대만 등 다국적 멤버들이 존재한다. 엔터사 입장에서 K-POP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이 같은 다양성을 고려한 멤버들은 언어, 문화 등 을 위해 전 세계 팬심을 확보하는데 수월하다.

실제 지난 1분기 JYP의 음원·음반 매출 519억원 가운데 해외에서 발생한 건이 229억원으로 50% 가까이에 달하는 등 매년 해외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

서구원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해외로 진출하는 엔터 산업의 경우 아티스트의 다양성은 필연적"이라면서도 "다만 고객층이 다양한 엔터산업 특성상 장애인을 고용해 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면 아티스트 상품의 다양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사무직을 시작으로 엔터사만의 장애인 적합 직무도 고민하고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JYP관계자는 "인력채용시 장애인에 대한 기회의 문은 상시 열어두고 있으며, 직무에 적합한 지원자가 있을시 공정하게 채용할 계획"이라며 "연계고용 제도도 활용해 장애인 고용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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