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총리로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경륜과 능력을 겸비한 사람이다. 경제 전문가에 외교도 잘 아는 인물이다. 그의 이력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서울대, 3급시험 합격, 하버드 대 경제학 박사,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통상교섭본부장, 기획재정부 장관, 총리, 주미대사를 거쳤다. 능력과 이력 면에서 본다면 흠잡을 데가 없다. 오랜 공직 생활 동안 잡음도 없었다.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이는 그동안 장관, 총리 청문회 등을 통해서도 검증된 바다. 공직을 떠난 최근 10년간은 두고 봐야겠지만.특히
팬데믹으로 주요국에서 정부 지출이 크게 늘며 재정건전성이 나빠졌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일까 약 2년 전까지 매우 안정적이었던 물가도 오르기 시작했다. 두 가지 사이의 인과적 연관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1920년 전후 패전 독일이나 근래 베네수엘라에서 크게 늘어난 정부지출을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조달하며 화폐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되었던 초(超)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이 발생했다. 이런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재정지출 증대는 총수요를 부추겨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정부의 지출(부채)과 인플레이션의 관계
얼마 전, 지인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서울에 사는 독일인을 초청하여 ‘볶음감자(Bratkartoffeln, German Fries)’를 대접했더니, 요리를 먹으며 눈물을 글썽거리더랍니다. 필자 역시 그 감자요리를 떠올리며 군침을 넘기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볶음감자’는 얇게 썬 감자를 프라이팬에서 훈제한 돼지넓적다리고기(Schinken)와 함께 볶아낸 볶음요리입니다.‘독일요리’하면, 감자로 만든 음식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감자요리가 다양하고 감자의 종류도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독일 하노버 지역의 ‘모래[沙]감자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 여성 대법관이 다음 달 4일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퇴 의사를 밝힌 진보 성향의 스티븐 브라이어 미국 연방 대법관(83)의 후임으로 커탄지 브라운 잭슨(Ketanji Brown Jackson) 연방 항소법원 판사(51, 여)를 지명한 바 있다. 흑인 여성 법조인의 대법관 임명은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다. 잭슨 판사는 지난주 이틀에 걸친 장장 19시간의 상원 인준 청문회를 마쳤다. 그는 이 청문회에서 모두 642개의 질문에 답변해야 했는데 이 중 법철학에 관련된 것은 2
국제 자선단체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이 2021년에 발표한 ‘세계 기부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부 순위는 114개국 중 59위였다. 이는 조사에 참여한 OECD국가 36개국 중 22위에 그치는 수준이었으며, 세계 10위권의 국내 총생산(GDP) 순위에 비해서도 크게 뒤떨어진다. 또 최근 발표된 ‘2021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의하면 지난 1년 동안 기부 경험이 있는 사람은 21.6%, 향후 기부 의사가 있는 사람은 37.2%로 나타났는데, 이 결과는 2019년 조사 결과 대비 기부경험률과 향후 기부의향률 모두 약 3%p~4%
현대는 과학기술의 성과 없이는 사회가 성립되지 않는 시대로, 과학기술 연구개발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영어 ‘science’를 번역한 ‘과학(科學)’은 다양한 학과와 과목[科]으로 나누어진 학문[學]으로 풀이할 수 있다. ‘science’는 일반적인 ‘지식’과 ‘앎’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스키엔티아(scientia)’에서 유래한 말이다.과학이 지식 중에서도 ‘관찰과 실험 등 경험적인 방법을 통하여 실증된 법칙적 지식’으로 정의된 것은 18세기 초반부터이다. 15~16세기에 일어났던 르네상스 운동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가 신·구 권력의 충돌로 위기에 봉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은 신·구 권력의 극단적인 대립에 불안해하고 있다.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정치적 갈등의 원천을 다각도로 분석한 후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첫째, 윤석열 당선인이 이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판단했다는 점이다. 당선인이 “광화문에 대통령 집무실을 개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을 보더라도 이 문제의 복잡성을 잘 알 수 있다.그런데 당선인 측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3월이 되니 모바일 청첩장 날아오는 빈도가 조금씩 늘고 있는 듯하다. “판단력이 부족해서 결혼하고, 인내력이 없어 이혼하는데, 기억력이 흐려져 재혼한다” 했던가. 그런 와중에도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선남선녀(善男善女)들이 있음에 그저 위로를 받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한국사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초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가 혼인율 하락임은 이젠 상식이다. 실제로 기혼 부부의 출산율은 지난 10년 동안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대신 통념상 결혼 적령기에 해당했던 20대 후반~30대 초반 남녀의 혼인율이 감소하면서 출산율도 동반 하락했다.
대선 후보들의 MBTI가 공개되고 ‘유형별 투표할 때의 특징’이라는 게 인터넷에 떠돌았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들의 MBTI를 밝히며 시청률을 높이려 애를 쓰고 있다. MBTI 소개팅 앱이 성행하고 유형별 재회 방법이라는 것까지 등장했다. MBTI는 기업의 마케팅 도구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데 투자유형 분석, 여행지 추천, 뷰티 MBTI라는 게 뜨더니 모 카드사에서는 소비 특성을 알려주는 ‘소BTI’라는 것까지 개발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예능 농구 프로그램에 출전한 연예인들의 MBTI를 코칭전략 수립에까지 활용한
역사상 가장 초박빙 승부로 마무리된 대선이 끝나고 인수위 구성, 정책 공백 최소화를 위한 현 정부와 인수위 사이의 정보 공유 등 순조로운 정권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선거 과정 중에 발표한 정책 공약을 토대로 보았을 때,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은 현 정부에 비해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협치’와 ‘통합’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고, 부동산정책과 노동시장, 탈원전 등에서는 기존 제도와 비교하여 정책적으로 큰 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시장경제를 최우선으로 규제 완화와 시장친화적 정책을 추진할 것으
“아깝게 진 것이 아니라 끝내 못 이겼다”-.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 박지현의 자성이다. 20대 대통령 선거결과에 대한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여론조사에서 뒤지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실제 투표에서도 끝내 이를 뒤집지 못했다.윤석열 후보는 0.73%포인트라는 초박빙 득표율 차로 이겼다. 이 결과에 양 진영은 모두 아쉬워한다. 이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은 아깝게 졌다고 탄식을 한다. 이긴 편에서도 압도적 표차로 승리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한다. 이를 두고 양 진영의 깨어 있는 사람들은 정쟁 격화로 대한민국호가 좌초되지 않을 까 우려한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이라는 대단한 슬로건을 내걸고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폐기물 중 가장 골칫거리라는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에서 시작된 ‘폐플라스틱에서 기름 뽑기’(1997.5.13 중앙일보)가 탄소중립시대에 드디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라는 이름으로 정유공정에 투입하는 실증 실험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수소(H₂)와 납사(Naphtha)를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해 이미 시험단계를 넘어섰다고도 한다. 당연히 환경부 장관은 환한 웃음으로 관계자들과 사진을 찍고, 관계부처들은 관련법 개
9일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당선되었다. 복점(複占, duopoly)인 양당 정치체제의 문제점이 이번 대통령선거보다 더 나쁘게 나타난 적은 거의 없었다. 대통령 후보들 중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이번 대선의 치명적 약점은 국가적 어젠다들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조차 못한 데 있다. 오직 대통령 후보 각 개인과 그 가정에서 벌어진 입에 담기 어려운 추문들과 듣도 보도 못한 비윤리적·반공익적 행태들을 기준으로 대통령을 선택해야 할 입장에 유권자인 국민들이 몰렸다.혹자는 “민주주의가 최선인가?” 하고 묻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가까스로 당선됐다. 윤 당선자는 흠결이 많았다. 지도력이나 능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부인 등 주변도 문제가 많았다. 대통령이 될 준비도 부족했다. 그럼에도 국민은 그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오만과 독선으로 점철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려는 국민의 의지가 그의 흠결보다 컸던 때문이다.문재인 정권은 △갈등과 분열 조장 △오만과 독선 △ 이념에 치우친 정책 △포퓰리즘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 결과는 부자와 빈자의 갈라치기, 공정성 상실, 부동산가격 폭등, 소상공
3월이구나. 1일은 삼일절, 103년 전에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민족이 일어서서 전국적인 비폭력 독립운동을 벌인 것을 기린 날이었다. 그리고 오늘 9일은 우리들이 너무나(?) 잘 아는 대통령 선거일. 오늘 누가 뽑히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크게 바뀐다며 다들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 14일에는 화이트 데이가 있구나.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고 하지. 이렇게 우리의 3월은 사실 같이 기념할 날이 많지 않다. 사실 다른 게 있다고 해도 대통령 선거 때문에 모두들 신경이 거기에
서울의 역사를 크게 나누어 정도(定都) 600년, 근대화 100년, 그리고 산업화 30년 정도로 이야기한다. 역사라는 것이 글과 책으로 많이 전해져 오지만 실제 현장이 없다면 참 맥 빠지고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궁궐이나 성벽 등이 없이 책이나 박물관에서만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일반인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기에 역사 보존을 위해 많은 전문가가 있고 큰 노력과 투자를 하는 것이다.서울의 역사를 말하거나 역사 보존을 논할 때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일방적으로 조선시대 이전에 주목하는 것 같다. 물론 지금과 달리 왕과 사대
득실 계산에 능한 러시아 독재자가 국경 서쪽의 외세를 경계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과거 서유럽의 나폴레옹과 히틀러 군의 침공으로 러시아는 엄청난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외교적 설왕설래 단계에서 푸틴은 서방에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요구했다. 정부 통제 하의 러시아 언론은 NATO가 우크라이나를 이용하여 자국을 공격하려 했다며 침공을 정당화하고 있다 한다.가짜 뉴스다. 얼마 전까지 유럽은 심각한 자중지란에 빠져 있었고, NATO는 존재의 이유가 사라진 구시대의 유물이었
“단일화가 곧 대선 승리가 아닙니다.”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공동 기자 회견에서 안 후보가 한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고개를 드는 순간 지는 겁니다”라는 말도 했다. 단일화로 선거에 이긴 것처럼 오만하고 건방지게 군다면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경구다.안 후보의 말은 일리가 있다. 사실 단일화 효과도 확실히 점칠 수가 없다. 상식적으로는 윤 후보가 당연히 상당한 득을 볼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 여론조사를 보면 조사기관에 따라 들쭉날쭉한다. 따라서 단일화가 바로 윤 후보의 승
얼마 전, 국내 일간지에 실린 ‘세계서 제일 비싼 ‘84억’ 나체사진··· 허리춤 검은 선 의미는‘(조선일보, 2022.02.18.)이라는 기사에서 눈에 익은 작품을 보았습니다. 비록 기사에 딸린 사진이었지만 작품을 보며 반가운 마음과 함께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필자는 1990년 즈음, 근·현대미술이 태동한 1920~30년대,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예술가들을 둘러싼 에피소드를 화보 형식으로 엮은 책 ‘Ki Ki's Paris, Artists and Lovers 1900~1930’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당시
러시아군이 지난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습 침공을 감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한 직후 러시아군은 친러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는 물론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 대한 동시다발적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 당국자는 26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러시아가 예상했던 것보다 크다”고 평가했다. 코미디언 출신으로 리더십을 의심받기도 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외로 대피시켜주겠다는 미국 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국민에게 결사항전을 촉구했다. 총동원령에 따라 우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