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메타 이어 5일 애플도 MR 헤드셋 공개
삼성전자는 XR 헤드셋 출시 준비 중
시장조사기관들, MR 시장 급성장 전망
MR 시장 놓고 세계적 IT 기업들 경쟁 치열해질 듯

애플이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착용한 모습. 사진=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착용한 모습. 사진=애플 홈페이지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메타에 이어 에플과 삼성전자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기술기업들 사이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섞어놓은 혼합현실(MR) 시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며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메타가 지난 2일(현지시간) 전작 대비 디스플레이가 더 선명해졌고 안면부 두께가 40% 얇아진 차세대 MR 헤드셋인 ‘퀘스트3(Quest3)’을 공개하고 3일 만인 5일 애플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MR 헤드셋인 ‘비전 프로(Vision Pro)’를 공개했다. 애플이 WWDC에서 새로운 디바이스를 공개한 건 2014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있는 일이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확장현실(XR) 헤드셋을 공개하며 MR 헤드셋 경쟁에 본격 합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구글 및 퀄컴과 협력해서 XR 폼팩터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XR 헤드셋은 이르면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은 “퀄컴,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XR 폼팩터를 개발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번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VR 사업과 관련해 2014년 ‘기어 VR’ 헤드셋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자 결국 2018년 사업을 중단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VR은 지구 반대편 도시를 보는 것처럼 눈앞에 현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세상을 보여주는 기기고, AR은 자동차 전면 유리창에 속도나 내비게이션 정보를 보여주는 HUD(헤드업디스플레이)처럼 투명한 창을 통해 보이는 현실 세계에 가상 요소를 첨가한 기술이다.

MR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인 톰 크루즈가 허공에 컴퓨터 화면을 띄워놓고 화면을 옮기듯 디지털과 실제 사물이 공존하면서 실시간 교류하는 VR과 AR의 장점을 혼합한 기술이고, XR은 AR, VR, MR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높은 성장성 기대

세계적 기업들이 MR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시장의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퍼시스턴스 마켓리서치(Persistence Market Research)가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MR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억 달러(약 1.6조 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부터 2032년 사이 10년 동안 매년 평균 35.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2032년 말 전체 시장 규모는 246억 달러(약 32조 원)로 2022년에 비해 2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퍼시스턴스는 “MR 헤드셋 같은 무선 기기에 대한 시장 수요가 계속 강력하게 유지되면서 이 시장이 기업들에게 핵심적인 수익 창출 세그먼트로 자리 잡을 것”이라면서 “무선 기술에 대한 최종 사용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스카이퀘스트(SkyQuest)도 4월 MR 시장이 2023년부터 2030년 사이 연평균 44.5%씩 성장하면서 155억 달러(약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낙관했다.

실제로 게임 콘솔에서부터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MR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MR 헤드셋 수요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스카이퀘스트 조사에 참여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업계 임원들 중 과반수가 넘는 63%는 향후 5년 동안 MR이 자신들이 활동하는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소비자 10명 중에 7명도 엔터테인먼트용으로 MR 기술을 활용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 같은 원격 근무가 유행하는 것도 MR 헤드셋 수요에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서로 떨어져 일하는 직원들이 공동 작업을 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MR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MR 기술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수술을 돕거나 교육 분야에서 전문적인 교육 환경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HR 헤드셋은 AR과 VR 헤드셋에 비해 시장에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현재 MR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버, HP, 에이서, 델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많은 IT 기술들이 경쟁 중인데 메타와 애플, 삼성전자의 공격적 행보로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