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온스당 2천 달러 넘은 금값, 한 달째 횡보
금값, 사상 최고 부근까지 오르자 심리적 부담 커져
전문가들, 경제와 주식 불확실성으로 금값 추가상승 전망
갤럽 조사 결과, 美 투자자들 금에 대한 장기투자 관심 커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국제 금값이 지난 4월 초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이후로 한 달 동안 추가 상승에 나서지 못하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값이 2,000달러를 넘어서자 2020년 8월 찍었던 온스당 2,089.20달러를 돌파하고 그 이상으로 오르는 건 시간문제처럼 보였으나 이런 기대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금 선물 기준 금값은 4월 초 이후 2,000달러를 중심으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서 12일 오후에도 온스당 2,017달러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오른 데 따른 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야 금값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스프랏(Sprott)의 쉬리 카구트카(Shree Kargutkar) 본부장은 “10년 전 금값이 (당시 심리적 저항선인) 1,000달러를 넘었을 때도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서 금값이 (이번 저항선인) 2,000달러까지 오르자 투자자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이나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 조정을 둘러싼 논란, 은행 위기와 경기침체 위험, 불안한 주식시장 상황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안전자산으로서 금 투자 매력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그들은 지금 투자가 부담된다고 판단된다면 분할 매수 같은 전략을 쓰라고 조언한다.

조 카바토니(Joe Cavatoni)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 북미 시장 전략가는 11일(현지시간) I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가격 수준도 중요하지만 미래 상황 변화에 따라 금값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금의 경우 전략적으로 나눠서 투자하면 높은 가격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임스 헨리 앤더슨(James Henry) SD불리온(SD Bullion) 애널리스트 역시 “지금은 한 번에 무리해서 투자할 때가 아니다”라며 금을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최소한 반년 이상 장기 투자를 한다는 생각을 갖고서 여러 차례 나눠서 투자하라는 것이다.

금값이 많이 올랐지만 금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투자자들이 최고의 장기투자 자산으로 부동산 다음으로 주식이 아닌 금을 꼽기 시작했다는 최근 조사 결과를 통해서 확인된다. 

여론조사회사인 갤럽이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장기투자 자산 자리는 ‘부동산’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부동산을 꼽은 투자자 비율은 지난해 기록했던 사상 최고인 45%에서 34%로 떨어졌다.

반면에 같은 기간 금을 최고의 장기투자 자산으로 꼽은 투자자 비율은 15%에서 26%로 높아졌다. 26%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동안 부동산 다음으로 주식을 최고의 장기투자 자산으로 여겨온 투자자들이 많았으나 주식은 금에게 2위 자리를 내주었다.

갤럽은 “지난 1년 동안의 고금리 상황으로 부동산 시장이 죽으면서 투자 자산으로 부동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식었다”면서 “금은 부동산과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질 때 수혜를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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