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외부 출신 서영호 부사장 전격 발탁-하나, 강성묵 부회장 초고속 승진
고졸 출신은 없지만 ‘능력·성과‘ 중심 인사 단행
신한, 향후 인사에서 색깔 드러날 듯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사진. 각 사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사진=각사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KB금융·하나금융·신한금융 등 국내 빅(Big)3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두 고졸, 그중에서도 상고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광주상고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강경상고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덕수상고를 각각 졸업했다.

엘리트주의가 팽배한 금융 업계를 이끌고 있는 3대 금융그룹 수장이 모두 고졸 출신 인사로 꾸려진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렇다면 세 명의 회장들은 임원 인사를 통해서 어떤 경영 철학을 나타냈을까. 

◆KB금융, 외부 출신 서영호 부사장 전격 발탁

먼저 KB금융부터 살펴보면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연말에 있었던 임원 인사에서 재무총괄(CFO) 서영호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인 서영호 부사장은 지난해 1월 재무총괄 발탁 당시부터 깜짝 인사로 KB금융 내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간 금융 업계에서 재무총괄은 주로 은행과 지주에서 재무기획이나 전략·리스크 쪽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 맡아왔다. 또 내부 출신 인사를 쓰는 것이 일종의 업계 관례였다.

윤 회장은 관례를 깨고 리서치 전문가이자 외부 출신인 서 부사장을 재무총괄 자리에 앉혔다. 

1990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시작한 서 부사장은 2015년까지 대우증권, JP모건증권 등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전문성을 키워왔다. KB금융에 합류한 건 2016년 12월이다. 이후 KB증권 리서치센터장, 홀세일(Wholesale)부문장, 기관영업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능력을 입증했고 불과 6년여 만에 KB금융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서 부사장이 윤 회장과 같은 고졸 출신은 아니지만 윤 회장 본인이 외부 인사로서 순혈주의를 깨고 회장 자리에까지 오른 만큼 서 부사장 발탁에 더욱 주저함이 없었을 거란 분석이다.

KB금융은 서 부사장 외에도 KB국민은행 리스크전략을 지휘했던 최철수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고려대 농업경제학과 출신인 최철수 부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최 부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KB국민은행, KB금융 등을 두루 거치며 성공적인 리스크 관리 역량을 인정받아왔다. 윤 회장과 별다른 인연은 없지만 리스크 관리라는 능력 하나만 보고 부사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최 부사장은 올해부터 KB금융 CRO(최고 위기 관리자)로서 그룹 전체 리스크 관리라는 중책을 수행한다.

KB금융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KB금융은 학벌보다는 능력중심의 인사를 단행한다“며 “지난해 임원 인사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강성묵 부회장 초고속 승진

하나금융도 지난해 연말 함 회장 취임 이후 첫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함 회장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그룹을 디지털·글로벌·비즈(biz) 등 3인 부회장 체제로 재편했다.

2년 임기를 마친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이 하나금융 신임 부회장으로 발탁됐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박 부회장은 1987년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각종 요직을 두루 거쳤다. 앞서 차기 하나금융 회장 후보 명단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룹에서 역량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서강대 사회학과 출신인 강 부회장은 주력 계열사 대표를 거치지 않고 지주 부회장 자리로 직행한 동시에 하나증권 사장을 맡고 있다. 강 부회장은 직전 보직이었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 재임 당시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순이익 상승을 이끄는 등 위기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해 임원 인사는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며 “함 회장과 3인 부회장이 합심해 위기를 돌파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회장 취임 보름...향후 인사에서 색깔 드러날 듯

신한금융 역시 지난해 연말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인사 과정에서 당시 진 회장이 조용병 전 회장과 충분히 상의한 결과였다고 하지만 내정자 신분이었던 만큼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회장은 지난 3월 23일 공식 취임했다.

이에 따라 그룹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CSSO) 고석헌 부사장 승진을 제외하고는 부사장 전원이 연임됐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고 부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에 힘쓰고 있는 신한금융의 브랜드 이미지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신한금융 인사는 진 회장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인사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향후 임원 인사에서 영업과 해외 사업을 중시하는 진 회장의 스타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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