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 인한 ‘연체율‘ 상승
후발주자로서 ‘혁신‘ 향한 노력 부족하다는 지적도

인터넷은행 3사 로고. 사진. 각 사
인터넷은행 3사 로고.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비대면 거래와 중·저신용 대출로 대표되는 ‘간편함‘과 ‘편의성‘을 앞세워 출범 5년만에 빠르게 성장해 온 인터넷은행들이 최근 연체율 증가로 위험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이 어떻게 현재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이를 통해 당초 기대됐던 '메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여신잔액 늘었지만...‘연체율‘도 ↑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국내 3대 인터넷은행의 지난해 기준 여신 잔액 합계는 47조3034억원으로 전년(33조4829억원) 대비 약 41% 증가했다.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면서도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MZ세대의 지지를 받으며 양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에 따라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중·저신용 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인터넷은행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0.4%, 카카오뱅크는 25.4%, 케이뱅크는 25.1%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2021년 0.22%에서 지난해 말 0.49%로 0.27%포인트가 올랐다. 케이뱅크는 0.41%에서 0.85%로 0.44%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10월 출범해 비교 자료가 없는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0.7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연체율 상승 폭은 0.03~0.04%포인트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 

총 여신에서 회수가 어려운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카카오뱅크 0.22%→0.36%, 케이뱅크 0.54%→0.95%로 상승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NPL 비율은 0.53%다.

실제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뱅크 출범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현재 인터넷뱅크는 금리 급등으로 자산 성장에 한계가 있고 중저신용자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나면서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는 위기를 맞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이준수 부원장의 지적에 “인터넷뱅크가 출범한 지 5년이 지나면서 공과 과가 모두 있는 것 같다“며 “이 시점에서 어떻게 인터넷뱅크가 발전하고 은행 혁신을 가져올 지가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출범 취지였던 ‘혁신‘ 향한 노력 부족 지적도

금융업계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인터넷은행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는 현시점에서 중·저신용 대출이 많은 인터넷은행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피할 수 없다“며 “건전성 관리 역량과 위기 돌파 능력을 입증해야 인터넷은행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을 기치로 걸고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점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이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선 기존 은행과 비슷한 영업 형태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에선 인터넷뱅크가 단순히 비대면 거래 등 고객 편의성만 계속 강조할 게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진정한 혁신을 위해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꼬집는다. 인터넷은행 출범과 함께 이에 자극받은 기존 은행들도 애플리케이션을 개선하고 디지털 금융을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 부분은 미진하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시장 개척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이후 수수료 무료화, 애플리케이션 간소화 등 소비자 편의 향상 부분을 선도해서 전체 금융권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출범한지 아직 5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고 초기 단계인 만큼 지금까지 구축한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혁신을 위한 노력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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