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논설위원, 성균관대 핀테크융합전공 교수

임병화 논설위원
임병화 논설위원

작년 11월 30일 ChatGPT가 등장하였다. 이제 불과 4개월도 안 되었지만 마치 몇 년 된 서비스처럼 일상이나 학교 또는 회사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처음 등장했을 때의 충격과 놀라움은 이제 익숙함과 편리함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런데 GhatGPT를 이용한 2차 서비스가 본격 도입되기도 전에 OpenAI는 최근 ChatGPT의 다음 버전인 GPT-4를 발표하였다. 올해 GPT-4가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ChatGPT에 비해 이미지를 입력받을 수 있고, 한국어를 비롯한 지원 언어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한다.

ChatGPT는 대표적인 ‘생성형 AI (Generative AI, GAN)’ 모델이다. 생성형 AI는 말 그대로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정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 초기에는 이미지 분석 기반의 생성형 AI가 주를 이뤘는데, 사진이나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가 대표적인 예이다. 음성까지 합성하여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비윤리적인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사회적 문제의 주범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AI 윤리가 강조되면서 생성형 AI는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분야에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AI가 그린 그림이나 음악이 비싼 가격에 판매되었고, 신한라이프 광고모델인 ‘로지’나 여자 아이돌 그룹인 ‘이터니티(Eternity)’ 등의 가상 인간을 활용한 비즈니스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ChatGPT는 이러한 생성형 AI 시장에 거대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을 포함시킴으로써 생성형 AI의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인들도 언어를 통해 쉽게 생성형 AI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고,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구글의 LaMDA, 페이스북의 LLaMA 등 빅테크 기업들 간의 생성형 AI 경쟁을 촉진하였고, 다양한 형태의 생성형 AI 서비스의 등장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주고 있다.

ChatGPT 외에도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이미 만들어진 영상에 고객 맞춤형 개인화 정보를 합성하여 대량 발송하거나(bHuman), 몇 번의 클릭으로 사진을 합성하거나 이미지 품질을 개선하고(ClipDrop), 받은 이메일 답장을 자동으로 생성해 준다(Compose AI). 그리고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하여 실시간 비디오를 제작하거나(D-ID.com) 자동 웹사이트를 구축해주며(Durable) 설명만 하면 그대로 그림을 자동으로 그려주기도 한다(달리, DALL-E2).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GPT-4 기반의 생성형 AI를 MS 오피스 플랫폼에 적용한 ‘MS 365 코파일럿(copilot)’을 공개하였다. 워드나 파워포인트, 엑셀 작업을 이제는 말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기차의 장점과 단점’을 주제로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어줘”라고만 하면 단 몇 초 만에 관련 슬라이드를 만들어준다. 검토 후 수정 사항 역시 챗으로 입력하면 되는데 완성본은 아니라도 초안 작성엔 충분하다고 볼 수 있고, 상당한 시간 절약이 기대된다.

워드로 보고서를 작성할 때 보고서에 들어갈 키워드와 주제, 필요한 내용을 적기만 하면 관련 보고서가 자동으로 작성되고, 엑셀의 경우 “자료의 특징 세 가지를 뽑아줘” 등의 주문에 맞춰 필요한 내용을 자동으로 분석해 준다. 팀즈(Teams)를 이용한 기업 내 화상회의에서 회의록을 자동으로 작성해 주고 주요 내용을 요약해 주기도 한다. MS 오피스를 주로 사용하는 기업에겐 분명 게임체인저라고 볼 수 있다.

구글도 코파일럿 등장 하루 전에 생성형 AI 기능이 포함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향후 모든 주요 제품에 생성형 AI가 기본 적용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닥스나 스프레드시트 작업도 코파일럿처럼 챗으로 작업할 수 있다.

ChatGPT를 기점으로 거대 언어모델의 생성형 AI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기억하기보다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고, 프로그램 작성 능력보다 어떠한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작성 능력보다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가는 과정이나 명확한 내용 전달을 위한 콘텐츠 구성 능력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는 마치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소비 및 생활 모습이 크게 변화한 것에 비교될 만한 변화이다.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인재도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생성형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생성형 AI 시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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