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마게돈은 2018년 초 변동성 급등하며 증시 폭락한 사태
S&P500 선물, 최근 급격한 변동성 목격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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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최근 단기물 옵션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2018년 초 미국 증시에서 일어났던 볼마게돈(Volmageddon)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등장했다. 볼마게돈은 변동성(volatility)과 아마게돈(Armageddon)의 합성어로 변동성이 폭발하며 시장이 급락하는 걸 뜻한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마르코 콜로나보치는 최근 들어 0DTE(Zero Days To Expiration) 즉, 만기가 24시간 이내인 옵션 거래가 급증하면서 2018년 초 일어났던 것과 똑같은 시장의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팀의 추산에 따르면 ODTE의 일일 거래 대금은 현재 1조 달러(1,283조 원) 정도나 된다.

작년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였다가 최근 비관론자로 돌변한 콜로나보치는 클라이언트 노트를 통해 “역사가 반복되지는 않더라도 종종 운을 맞추듯 비슷한 일은 일어난다”면서 “이런 단기물 옵션 거래가 시장에 (예전과) 비슷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초 변동성 급증하며 증시 급락

볼마게돈은 2018년 2월 5일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인 VIX가 18.44에서 시작한 후 37.32로 치솟았던 사건을 말한다. 그해 1월 말까지만 해도 증시는 안정세를 보였으나 금요일인 2일 갑자기 대규모 매도세가 등장하고 월요일인 5일에도 급락세가 이어지자 VIX 종가는 시초가 대비 이처럼 두 배 이상 치솟았다.

그러자 VIX 선물의 ‘인버스’ 상품인 XIV(VelocityShareS Daily Inverse VIX Short Term ETN)’ 자산이 단 하루 만에 19억 달러에서 6억 3,000만 달러로 급감하며 청산되는 등 파생상품 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고, 이후 2주 동안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은 10% 폭락했다.

이 사건은 파생상품 시장이 기초자산인 주식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전문가들, 최근 증시 변동성 커진 원인도 ODTE 거래서 찾아 

ODTE 옵션 거래의 증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최근 사례로는 14일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나타난 S&P500 선물의 급격한 움직임이 거론된다. 

이날 CPI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왔지만 트레이더들이 이를 소화하자 S&P500 선물은 1% 속등했다. 하지만 이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지수는 다시 1% 하락했다가 장 마감 부근에는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선물이 이처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건 이번 달 들어서만 이번이 세 번째였다.

비앙코리서치의 창립자인 짐 비앙코는 시장이 이처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데 대해 “ODTE 옵션이 제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콜로나보치, 최근 증시 투자자들에게 잇따라 경고

ODTE 옵션은 2021년 밈(meme·유행) 주식이 유행일 때 처음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에는 큰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데이터를 보면, ODTE 옵션 거래는 S&P500 전체 거래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반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번 경고는 콜로나보치가 최근 증시 투자자들에게 잇따라 보내고 있는 경고 중 하나다. 그는 전날인 14일에도 현재 미국 증시에 경기침체가 반영되지 않았으니 주식 말고 채권을 투자하는 식으로 “보다 방어적인 포지션을 취하라”고 조언했다.

이보다 일주일 전인 7일에는 “미국 경제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과정은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주장했고, 앞서 1월에는 미국 경제가 둔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경기침체와 연방준비제도의 과도한 긴축 우려를 반영해서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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