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4분기 이익 추정치 유일한 흑자...1조 클럽 될까
부동산PF 리스크 관리가 핵심...지주사 배당확대 기대감도

메리츠증권 신사옥 전경. 사진.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신사옥 전경. 사진.메리츠증권

[박민석 데일리임팩트 기자] 증권업계 실적 부진에도 메리츠증권만은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가 지난해 실적호황의 주요 요인으로 언급된다.

일각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실적호황이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 배당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5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202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실적 추정치가 나온 5곳(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의 4분기 영업이익이 평균 30% 이상 줄어든 것과는 상반된 예상치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은 19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3분기에는 기업금융(IB)와 자산운용(트레이딩)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데 이어, 이번 4분기 잠정실적 또한 직전 분기(2477억원) 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지만, 증권업계 전체가 부진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고도 볼 수 있다. 

흑자행진 요인은 안정성 높은 선순위채 매입 등 '우수한 리스크 관리'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우수한 성과의 배경으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꼽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의 부실 뇌관으로 지목된 부동산 PF 대출도 95% 이상을 선순위로만 메우면서 현재까지 단 한 건도 문제가 된 건이 없었다. 선순위 채권은 담보물건에 대해 타 채권보다 우선해 회수할 수 있어 안정적이다. 

담보 안정 비율(LTV)도 평균 50%로, 부동산 가치가 반 토막 나더라도 선순위 대출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보증 수수료 방어와 기업금융(IB), 채권 트레이딩 퍼포먼스도 좋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최근 부동산PF 사업에 돈을 푼 것은 그만큼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라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일부 PF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시장에서 메리츠가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어 손실이 발생하는 금액은 훨씬 적다”고 분석했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지난 6일 롯데그룹과 1조5000억 원 규모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하고, 유동성 위기를 겪는 롯데건설 채권 매입에 돈을 쓰기도 했다. 메리츠증권 주간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은 선순위로 9000억원, 롯데그룹이 6000억원을 출자하는 구조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공식적인 2022년 4분기 실적은 오는 2월 초에 발표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과 증권사 영업익 순위 1위를 동시에 달성 할 수 있는지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리츠증권 실적 호조, 지주사인 메리츠금융 배당확대에도 영향 

메리츠증권의 4분기 실적 호조는 메리츠금융지주 투자자들에게도  '배당 확대'라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인 메리츠증권과 재무상태가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주주환원 확대를 밝힌바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11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하며, 매년 연결순이익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지주와 증권사 실적이 연결되어 있어 메리츠증권 영업이익 확대는 결국 지주사 배당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며 "특히 메리츠금융이 주주환원을 예고한 상황이라 주주들의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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