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전시회는 물론 경제 키워드에 토끼 등장

[데일리임팩트 권해솜 객원기자] 새해가 밝으면 그해를 상징하는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다. 12년 주기로 돌아오는 동물을 통해 사람들은 그해 기운을 가늠하기도 한다. 십이지 열두 마리 동물 중 순해 보이면서 비교적 작고 귀여운 토끼가 2023년의 동물이다. 미지의 동물인 ‘용’ , 맹수 ‘호랑이’, 파충류 ‘뱀’ 등에 비해 친근하게 느껴지는 토끼를 곳곳에서 찾아봤다.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단국대 종신명예교수인 이영수 화백이 교수신문을 비롯해 서울지역신문협의회 등에 보낸 그림 선물. 사진 서울지역신문협의회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단국대 종신명예교수인 이영수 화백이 교수신문을 비롯해 서울지역신문협의회 등에 보낸 그림 선물. 사진 서울지역신문협의회 

계묘년 새해 이영수 화백의 ‘검은 토끼’ 선물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육십간지의 40번째다. 계(癸)는 흑색, 묘(卯)는 토끼를 뜻해 ‘검은 토끼의 해’이다. 검은색은 인간의 지혜를 관장하는 색이다. 토끼는 대체로 온순하고 얌전하다. 감수성이 예민해 쉽게 마음의 상처를 받지만 순수하고 베푸는 심성 덕분에 단체생활을 잘하고 인복이 넘친다. 머리가 총명하고 지혜롭고 재능이 많은데, 실제로 토끼 지능은 50 정도로 45인 호랑이와 20인 거북이보다 높다.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이영수 단국대 종신명예교수는 검은 토끼가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색 귤을 먹는 그림을 여러 장 그려 교수신문을 비롯해 서울지역신문협의회 등에 보냈다. 이 교수는 그림과 함께 “검은 토끼의 해인 2023년 계묘년, 다산의 의미를 지닌 해로 가정 내 풍요롭고 행복한 일이 많은 한 해가 되길 바란다”라는 덕담도 남겼다. 

"복 많이 받아 가세요!" 복주머니를 들고 있는 광화문광장의 대형 토끼 앞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사진찍기 좋은 명소다. 사진 권해솜 객원기자
"복 많이 받아 가세요!" 복주머니를 들고 있는 광화문광장의 대형 토끼 앞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사진찍기 좋은 명소다. 사진 권해솜 객원기자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대형 ‘복(福)토끼’

지난달 19일 시작한 ‘2022 서울 빛초롱 축제’에는 불빛을 이용한 다양한 작품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됐다.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조형물 가운데 높이 12m의 대형 ‘복토끼’가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검은 토끼의 해’인데 흰 토끼가 들어선 모습을 의아해하는 시민도 간혹 있다. 하지만 복토끼 주변은 새해 소망과 복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연신 셔터를 누르는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다.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거북선 등을 띄워놓았다. 사진 권해솜 객원기자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거북선 등을 띄워놓았다. 사진 권해솜 객원기자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명량분수 위로 흑경(검은 거울)과 LED를 활용해 바다를 연출하고 거북선 등(燈)을 띄워 전시했다. 이 외에도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하는 지하 연결로에는 비디오 아트와 왕의 행렬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했다.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광화문광장 마켓’도 전시물 사이에서 운영된다. 겨울 관련 수공예품과 먹거리 등을 판매한다. ‘서울 빛초롱 축제’와 ‘광화문광장 마켓’은 설날 연휴 마지막인 24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새해, 토끼 왔네!’ 의 마지막 전시관 '에필로그'.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새해, 토끼 왔네!’

해마다 띠를 주제로 전시하는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달 14일부터 3월 6일까지 ‘새해 토끼 왔네!’ 특별전을 기획전시실Ⅱ에서 전시한다. 토끼띠 전은 1999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 계묘년 토끼’부터 ‘1부. 생태만상’, ‘2부. 변화무쌍’, ‘달 토끼’, ‘에필로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로 구분했다. 선조들이 토끼를 어떻게 바라봤고, 토끼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해석되고 존재하는지 알게 해준다. 소설 ‘토끼전’ 혹은 판소리 '수궁가'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토끼와 자라 목각인형’과 두 마리 토끼가 그려진 조선시대 민화 ‘쌍토도’ 등 관련 자료 70여 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토끼와 자라 목각인형.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조선 후기 실학자 홍만선(1643~1715)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토끼는 1000년을 사는데 500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고 한다”라는 기록을 남겨, 흰 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넣었다. 원래 한반도에 서식하던 토끼는 멧토끼로 털은 회색과 갈색이다. 흰색 토끼는 색소결핍증인 알비노(albino) 혹은 20세기 전반에 수입된 외래종이다. 흰색 토끼가 조상들 눈에 신기해 보였을 것이다. 토끼는 장수·지혜뿐만 아니라 의미가 여러 가지다. 다정한 토끼 한 쌍을 그린 ‘쌍토도(雙兔圖)’는 부부애와 화목한 가정을 상징한다. ‘추응토박도(秋鷹兔搏圖)’ 등 새해를 축하하는 세화에도 토끼가 등장했다. 

2023년 계묘년 맞이 '토끼를 찾아라' 포스터.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2023년 계묘년 맞이 '토끼를 찾아라' 포스터.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2023년 계묘년 맞이 토끼를 찾아라

국립중앙박물관 역시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가 등장하는 작품 10점을 공개했다. 기획 전시 제목이 ‘2023년 계묘년 맞이 토끼를 찾아라’인 이유는 전시품을 한 공간에 모으지 않아서이다. 통일신라실, 고려Ⅰ실, 조선Ⅲ실, 청자실, 일본실에 1점씩 있고, 서화Ⅱ 전시실에 5점이 있다. 서화Ⅱ실은 4월 23일까지 전시한다. 

통일신라 8-9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십이지 토끼상’의 토끼는 갑옷을 입고,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이 상은 통일신라시대 능묘를 수호하는 역할을 한 ‘십이지상’ 중 하나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능묘에 토우(土偶)와 같은 작은 형태의 십이지상을 묻었다. 점차 십이지상이 능묘를 지키는 수호신 역할로 인식되면서 갑옷 입은 형상으로 바뀌었다.

통일신라 8-9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십이지 토끼상’.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고려시대 작품인 ‘나무와 집이 새겨진 청동거울’은 신선 세계를 표현했다. 청동거울 안을 자세히 보면 함께 방아 찧는 토끼 모습이 있다. 토끼는 예로부터 달에서 방아를 찧으며 불사약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방아 찧는 토끼를 통해 신선의 세계를 표현했다.

삼성자산운용이 2023년 주목한 투자 키워드는 ‘RABBIT(토끼)’이다. 즉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인공지능(AI)’, ‘채권(Bond)’, ‘일상회복(중국)(Beyond Covid-19)’, ‘인컴창출(Income generation)’, ‘기정학(Tech-politics)’이다. @이미지투데이
삼성자산운용이 2023년 주목한 투자 키워드는 ‘RABBIT(토끼)’이다. 즉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인공지능(AI)’, ‘채권(Bond)’, ‘일상회복(중국)(Beyond Covid-19)’, ‘인컴창출(Income generation)’, ‘기정학(Tech-politics)’이다. @이미지투데이

주식시장 ‘RABBIT(래빗)’에 주목하다

주식시장도 토끼에 집중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9일, 2023년에 주목해야 할 투자 키워드로 ‘RABBIT(토끼)’을 선정했다. 꺾일 줄 모르는 고금리 상황과 경기 침체 속에서 찾은 유망 투자 키워드는 총 여섯 개다.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인공지능(AI)’, ‘채권(Bond)’, ‘일상회복(중국)(Beyond Covid-19)’, ‘인컴창출(Income generation)’, ‘기정학(Tech-politics)’이다. 

신재생에너지는 2차전지, 태양광, 풍력, 기타 탄소 저감 관련 분야다. 인공지능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노동력 부족이 예상되면서 무인화 및 자동화 전환이 불가피하다. 채권은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지난해의 큰 투자 흐름이었다. 일상회복 또한 2023년 주요한 투자 포인트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우려가 있지만, 중국 내 코로나 확산세는 빠르게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컴창출형 투자상품을 주목할 만하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의 관점에서 인컴 자산에 대한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서 촉발된 국가 및 지역 간 기술 패권이 국제 정치를 좌우하는 기정학(技政學) 시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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