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소 시니어 보디빌더 겸 모델

2019년 피트니스대회 입상 이후에도 일주일에 3번은 꼭 운동한다는 임종소 씨. 79세 나이에도 건강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사진 구혜정 프리랜서
2019년 피트니스대회 입상 이후에도 일주일에 3번은 꼭 운동한다는 임종소 씨. 79세 나이에도 건강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사진 구혜정 프리랜서

[데일리임팩트 권해솜 객원기자]  5년 전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 임종소 씨(79)는 누군가의 평범한 어머니이자 할머니였다. 아픈 몸을 위해 시작했던 운동 덕에 인생이 바뀌었다. 젊은이들도 어렵다는 피트니스 대회에서 75세 나이에 입상을 하고 나자 건강 비결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각종 매체를 통해 꾸준히 얼굴을 알리다 보니 어느덧 80이 코앞이다. 지금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이에 맞는 건강과 젊음을 유지하고 사는 임종소 씨를 2023년 새해 첫날 만나고 왔다.

어떻게 지내셨나요?

2019년도에 WBC 오픈월드 챔피언십 피규어 38세 이상 부문에서 2위 하고 나서는 항상 바쁘게 지냈죠. 원래 허리 협착증을 고치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걷지 못할 거라는 의사의 말에 건강을 되찾을 생각만 했는데 피트니스 대회에 나가서 입상한 거죠. 지금은 나를 가꾸고 관리하는 것이 일종의 '일'이 됐습니다. 물론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준비하던 일이 무산되거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어요. 한 예술대학교에서 매니지먼트 지원을 받았으나 코로나 여파로 학교가 문을 닫고 지원도 없어졌어요. 최근에도 매니지먼트 계약과 관련해 회사 제의가 있었는데 두고봐야죠.

각종 건강 프로그램에서 자주 불러주세요. 70대 보디빌더이다 보니까 나이에 맞게 운동하는 법이나 건강하게 자기관리 하는 법 등을 알려드리기도 합니다. CF랑 단편영화도 찍었어요. 최근에 jtbc ‘위대한 식탁’과 가수 송가인과 김호중이 출연하는 TV조선 ‘복덩이 들고’ 신년특집도 촬영을 마쳤습니다. 방송을 많이 타서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꽤 됩니다.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사람들은 알더라고요. 조용히 아는 척하는 분도 있고, 너무 좋아한다, 반갑다고 하는 분도 있어요. 그런대로 즐기고 만족하고 삽니다.

2월부터는 노인 일자리도 해보려고 노인일자리센터에 신청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은 꼭 체육관에 가서 운동하는데, 안 하는 날은 작은 일이라도 하려고요. 1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이후에 아들이 생활비를 주지만 될 수 있으면 스스로 움직이려고 해요. 쉬면 잡념이 생겨서 안 돼요. 뭔가 하고 몸이 바쁜 게 저는 좋아요.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물론이죠. 근력운동은 제 나이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1년 11월에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건강 상태를 확인한 적이 있어요. 의사가 근육 나이는 4,50대인데, 골다공증 검사를 전문적으로 받아보라더군요. 일주일 후에 골밀도 검사를 했어요. –2.5(T-Score) 이하면 골다공증인데 제가 –3.1이었어요. 당시 처방받고 주사도 맞고요. 며칠 전 1년 후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방송 영상을 찍으러 다시 병원을 찾았는데 정상 수치로 돌아왔더라고요. 의사가 어떻게 관리했냐고 묻더군요. 피부도 좋아졌다고도 해주시고요. 저는 그냥 하던 운동 꾸준히 하고 처방받은 약 잘 챙겨 먹은 거 말고는 없었어요. 물론 식사 때도 영양 균형 잘 맞추고, 특히 칼슘과 단백질 등을 안 빼먹었습니다. 먹는 양도 좀 줄였고, 탄수화물은 좀 덜 먹고요. 샐러드와 닭 가슴살 등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겨울철 외출에 신경 쓸 수밖에 없어요. 넘어지면 큰일 나거든요. 정상으로 돌아왔다지만 이제는 유지하는 게 문제잖아요.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뒤 꾸준한 운동과 함께 영양을 고려한 식단으로 식사했더니 1년만에 정상 수치로 돌아왔다. 사진 구혜정 프리랜서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뒤 꾸준한 운동과 함께 영양을 고려한 식단으로 식사했더니 1년만에 정상 수치로 돌아왔다. 사진 구혜정 프리랜서

운동하는 시니어에게 조언한다면?

시니어가 운동을 한다면 운동선수가 되려는 게 아니라 한마디로 건강해지려고 하는 거잖아요. 특히 시니어는 젊은 사람에 비해 몸이 많이 굳어 있기 때문에 운동방법을 알고 접근해야 해요. 일단 과하면 안 됩니다. 지난해 9월에 저도 욕심냈다가 팔꿈치를 다쳤어요. 6~7kg 덤벨을 들어야 하는데 8kg으로 운동한 거죠. 느낌이 이상했고, 결국 팔이 안 올라가서 잘못된 걸 알았습니다. 회복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저에게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전문가의 지도를 반드시 받을 필요가 있어요. 아무런 지식 없이 자기 스스로 하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몸을 예쁘게,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야 한다면 특히 더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몸 좋기로 유명한 분이 있는데 그분은 혼자서 운동하셨다고 해요. 신체 건강 면에서 훌륭하지만, 전문가에게 배우고 체계적으로 운동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하는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그리고 시니어는 젊을 때만 생각하고 운동 기구를 무겁게만 들면 안 됩니다. 특히 남녀 모두 500g이나 1kg 등 아주 가벼운 것부터 천천히 늘려야 합니다. 초반에 바른 자세를 잡는 게 아주 중요하죠. 

중요한 것이 또 있어요. 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반드시 합니다. 몸을 풀고 운동해야지 다짜고짜 시작하면 다치기 쉽습니다. 제가 다니는 체육관에 여자 시니어들이 운동을 배우러 오신답니다. 예전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PT(운동 개인 강습)를 절대 받지 않았어요. 제가 시니어들이 운동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고도 주변에서 말해줬어요.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살다 보니 제 또래 친구와 대화 나누기가 좀 어렵더라고요. 제가 봐도 열 중 일곱, 여덟 명은 아픈 얘기만 해요. 가끔은 정말 외로워서 대화 친구 하나 있으면 싶은데 그런 사람도 사실 찾기 힘들어요. 건강하고 젊게 사는 건 좋은데 그런 단점도 있더군요.

 임종소 씨는 체계적인 자기관리 덕에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프리랜서
 임종소 씨는 체계적인 자기관리 덕에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프리랜서

외모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우선 염색 안 한 지는 꽤 됐습니다. 그전에 한창 염색할 때는 탈모가 있어서 부분 가발을 쓰고 다녔어요. 머리 감을 때도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는데, 지금은 안 빠집니다. 너무 편하고, 돈 절약되는 건 기본이고요. 예전에는 미용실에 한 달에 한 번 꼭 갔거든요. 80 될 때까지는 염색을 하려고 했는데 그냥 내 나이와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매체 활동을 하면서 종종 CF 모델 제의도 받습니다. 한창 염색할 때 70대 할머니를 찾는다고 해서 갔더니 훨씬 더 젊게 보시더라고요. 젊게 포장 안 하고 제 모습 그대로 사니 자유롭고 좋습니다.

요즘 사람들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려고 성형도 하고 피부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저는 집에서 혼자 관리합니다. 계란 흰자에 와인 한 스푼을 넣고 거품을 낸 뒤 율피를 조금 넣어서 샤워할 때 얼굴과 전신에 바르고 씻으면 정말 좋죠. 잡채에 들어가는 목이버섯도 물에 불려서 블렌더로 갈아요. 갈아놓은 목이버섯은 평소 냉장보관하다가 세안하고 꿀 3분의 1과 섞어서 얼굴에 팩을 해주면 촉촉하고 효과가 좋았어요. 다음 날 화장하면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건강 프로그램에서 이미 소개된 방법이고, 유튜브에도 많이 나온 피부 관리 방법이에요. 노력하면 얼마든지 집에서도 관리할 수 있어요. 예전에는 잔주름이 많았는데 정말 많이 줄었습니다. 팔자 주름이 좀 깊은데 이 정도는 감수해야죠. 저는 자연스럽게 나이 들고 싶어요. 늙으면 늙어야지 안 늙으면 되겠어요?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올해가 한국 나이로 80 되는 해입니다. 내 나이 앞자리가 바뀌니까 그걸 기념해서 올봄에 피트니스 대회가 있으면 나가볼까 생각 중이었어요. 그런데 6월부터 만 나이를 공식적으로 쓴다고 하니까 내년에 준비해야 하나 그러고 있어요. 혹시 내년에 출전하게 될 경우 국제 대회를 한번 나가는 게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며칠 전에 한 TV프로그램에서 봤는데 미국에 85세 할머니 보디빌더가 있답니다. 없는 줄 알았는데 미국에 저보다 나이 많은 보디빌더가 있더라고요. 한국에는 제가 아는 한 없고요. 현재 운동은 저 혼자 하고 있지만, 대회가 잡히면 예전 대회 때 저를 지도해 준 박용인 관장님께 코치를 해달라고 부탁할 겁니다. 

그리고 연기를 좀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요. 자연스럽게 집에서 내가 하는 생활 그대로를 보여주는 연기는 좋은데, 아닌 걸 요구할 때가 있잖아요. 6월은 되어야 배우러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뭐가 됐든 두고봐야죠. 세상에 억지로 되는 건 없잖아요. 뭐가 안 돼도 괜찮습니다.  원래 춤도 좋아하는데 춤추고 살면 돼요. 저는 원래 평범한 할머니였어요.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거든요. 안 되면 말고, 되면 되는 겁니다. 

"저는 원래 평범한 할머니였어요." 임종소 씨의 표정이 참 편안하다. 사진 구혜정 프리랜서
"저는 원래 평범한 할머니였어요." 임종소 씨의 표정이 참 편안하다. 사진 구혜정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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