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방산 공룡기업 꿈꾸는 한화 ‘마지막 퍼즐’될까
경영진 교체 등 고강도 구조조정 예상…조선업계에도 새 바람 가능성
다만 특수선 외 부문 도외시 우려도…업계 관계자 “아직은 문제 없어”

서울특별시 중구 소재 한화 본사 건물 전경. 사진.한화
서울특별시 중구 소재 한화 본사 건물 전경. 사진.한화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방산 공룡기업으로 거듭날 것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앞으로 양사가 각 분야에서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경영진 교체 등 고강도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대우조선 내부는 물론 외부로도 상승효과가 발휘될 것이 기대되는 상황인 만큼 조선업계 전반에서도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당초 분리매수를 노렸던 한화가 최우선시하고 있는 잠수함 등 특수선 외의 조선 분야를  점차 도외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으나 업계에서는 당분간 그럴 염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한화그룹은 산은과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조선산업에의 진출은 물론 자사 방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우선 한화그룹은 해양 방산 강자인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잠수함·군함 등 특수선 사업 부문을 강화하며 종합방산기업의 면모를 갖췄다.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작업에 참여하며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을 넘어 이제는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글로벌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기반을 마련했다.

양사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할 시 중동・유럽・아시아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제품인 3000톤급 잠수함 및 전투함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화시스템의 전투체계(CMS)를 포함한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되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역량 확보 역시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한화그룹은 계열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조선・해양 기술과 연계해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역시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중이다.

현재 LNG는 물론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발전사업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암모니아 사업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 예측되고 있다.

지난 7월 23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30만톤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이 진수 되고 있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지난 7월 23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30만톤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이 진수 되고 있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인수 후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우선 경영진 교체를 단행할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에도 자사의 경영진을 피인수 회사에 포진시키는 방식을 택해온 바 있는 데다, 그간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중장기 경영 계획 부재와 부실 경영으로 질타를 받은 만큼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에 깊게 관여했던 정인섭 사장(한화에너지 전 대표)가 대우조선해양에서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저임금 구조 등 인력과 조직에 대한 경쟁력 강화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산은 체제에서 매각을 준비하며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저임금구조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 위해 인건비 등을 경쟁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인력 확보에 나서며 그간 조선업 전반에 불거진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도 보탬이 될 것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새로 주인을 맞는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직원들도 새로운 지배구조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투자도 더 늘어날 것이 기대되는 만큼 더 건실해지고 좋은 기업으로 변모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경쟁이 심해진다는 점에서 부담이 있지만 저가 입찰 등의 폐단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가 이뤄지면서 보다 수익성을 따지게 된 만큼 저가 입찰 등의 전략은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공공기관에서 운영할 때와는 다를 거라는 기대는 있지만 경쟁이 심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안젤리쿠시스그룹에 인도한 110번째 선박인 17만4000㎥급 LNG선 존 안젤리쿠시스호. 사진.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안젤리쿠시스그룹에 인도한 110번째 선박인 17만4000㎥급 LNG선 존 안젤리쿠시스호. 사진. 대우조선해양

그러나 한화가 애초에 대우조선과의 특수선 부문 시너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이번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그 외 조선 분야가 향후 도외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전부터 한화가 방산부문 강화를 위해 대우조선 전체를 통매수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의문이 따랐던 만큼 향후 이런 부분에 있어서 향후 수정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한화에서도 당분간은 조선 분야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사업성과 시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대우조선은 과거 저가수주 경쟁으로 가져온 물량을 대부분 해소한 상태인 데다 향후 약 4년 분의 일감에 해당하는 288억 달러(약 41조원)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환율 기조 역시 달러로 건조 대금을 받는 조선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부터는 조선업계 전반이 초 호황기인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 역시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필두로 한 친환경 선박 신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2010년대 발주된 노후 선박 교체 수요 발생 등의 변수가 있어 조선업계 전반이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 점쳐지며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외부 관계자들 역시 이런 점에서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대우조선해양의 방산 분야 매출 규모는 10%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인수를 해놓고 90%의 매출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 도외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조선소 구조상 공정 분리가 쉽지 않다는 점 역시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는다. 현재 상선과 특수선은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내에서 기초 작업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분리하는 데 막대한 출혈이 예상된다. 지난 2016년 분리매각이 무산된 이유 역시 이 때문이었다.

김형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장기적으로는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인수 직후에는 현재의 좋은 흐름 등을 생각해 당장 변화를주지는 않을 것”라며 “특수선과 일반 조선 공정이 합쳐져 있어 분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때문에 당장 비중을 줄이기 보다는 개선 추세를 보고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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