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이태원 참사 수습과 대응에 여야 간 충돌이 극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는 국민의 안전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어처구니없는 인재다. 사고는 예방, 구조, 수습으로 나누어진다. 이태원 참사가 다른 참사보다 더 뼈아픈 대목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예방 차원 때문이다. 예방에 필요한 한 가지 만이라도 제대로 작동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참사였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밝혀내고 복구하는 것이 이번 참사 수습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예방에 필수적인 단계는 우선적으로 ‘위험성의 감지’다. 경찰이나 소방 그리고 지자체에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차원이다. 그 다음으로 ‘직관적인 현장 모니터링’이다. 현장에 나와 있는 경찰이나 지자체 인력을 통해 그리고 CCTV 모니터링이나 지하철 탑승 및 하차객의 교통카드 터치 횟수를 감지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위험 직전 상태의 신고’다. 바로 112 신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의미한다. 이중 하나도 작동되지 않았다.

 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경찰, 소방, 지하철, 지자체, 정부, 국회는 없다. 서로 내 잘못은 아니라고 발뺌하는 진상 규명은 다 무효고 허위다. 그런데 경찰인 국가수사본부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조사하는 방향은 사태의 원인이 아니라 범인을 잡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미 누가 잘못했는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수사 방향인지는 몰라도 ‘보고서 삭제 의혹’을 받았다는 용산경찰서 관계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참사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정치권은 더 어처구니없는 일로 점철되고 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책임이 있는 관계자가 사퇴할지 말지로 정치적 공방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회운영위의 대통령실 국정 감사장에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옆 자리에 앉아있던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는 글을 적었다가 국정감사장에서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순방 때 비속어 논란으로 갈등 관계였던 MBC에 대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했다. 취재는 가능하지만 공중파 MBC를 전용기에서 완전히 배제한 결정이었다. 과연 빅데이터는 일련의 ‘정치 빅뱅’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빅데이터로 확인하게 되는 첫 번째 정치 빅뱅 상황은 ‘이태원참사에서 MBC로 옮겨간 정쟁’으로 이해하게 된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후 정치권은 초반을 제외하고 이태원 참사에 대한 엇박자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참사 대응에 있어 일절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하는 모습은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해결책으로 ‘윤석열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협력은 온데간데없고 충돌과 대결만 정치권에 가득 차있다.

이태원 참사에서 진행된 대결 구도가 이제는 MBC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국익’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의 아세안과 G20 순방 전용기에서 MBC를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MBC를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사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빅데이터 썸트렌드 언급량으로 보면 이태원 참사와 MBC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월 28일~11월 12일 분석 기간동안 ‘이태원’ 언급량은 231만6905건이고 ‘MBC’는 40만2970건이다. 전체량은 이태원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11월 10일 이후부터는 MBC 언급량이 이태원보다 더 많을 정도다(그림1).

(그림1) 언급량: 이태원 vs MBC(2022년 10월 28일~11월 12일)
(그림1) 언급량: 이태원 vs MBC(2022년 10월 28일~11월 12일)

전체적인 관심도는 이태원이 월등히 높겠지만 최근 시점은 정치 빅뱅이 MBC 탑승 배제 쪽으로 옮겨 올 정도로 불이 붙는 이슈가 되고 있다.

빅데이터에서 발견하게 되는 정치 빅뱅 상황은 ‘진상 규명으로 가는 과정에서 충돌 확대’로 이해하게 된다. 이태원 참사와 MBC 탑승 배제 사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인식과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나 특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국민의힘은 정쟁 성격이 강한 국정조사를 하게 되면 여야 간 충돌은 더욱 심해지지만 정작 국정 조사를 통한 효과는 별로 없다는 주장이다.

먼저 ‘이태원’에 대한 감성 연관어를 보면 ‘참사’가 가장 큰 비중으로 나타났고 그 외에 ‘슬퍼하다’, ‘마음아프다’, ‘복수하다’, ‘의혹’, ‘논란’, ‘혐의’등이 등장했다. 'MBC‘는 '비판’이 가장 큰 비중으로 나왔고 ‘마음에들지않다’, ‘보이콧하다’, ‘유감’, ‘논란’, ‘실망’, ‘노골적’, ‘충격’ 등이 올라왔다. 긍부정 감성 비율(11월 7~12일)로 보면 이태원은 긍정과 부정이 11%, 86%로 나타났고 MBC는 37%, 60%로 나왔다(그림2).

(그림2) 감성 연관어&긍부정 비율: 이태원 vs MBC(2022년 11월 7~12일)
(그림2) 감성 연관어&긍부정 비율: 이태원 vs MBC(2022년 11월 7~12일)

‘웃기고 있네’의 김은혜 홍보수석과 ‘사퇴는 없다’는 이상민 장관에 대한 빅데이터 평가는 어떤 수준일까.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11월 9~12일)에서 김은혜 수석은 ‘참사’가 가장 큰 비중으로 등장했고 그 외에 ‘문제있다’, ‘비판하다’, ‘스트레스’, ‘경질’, ‘실망’, ‘논란’으로 나타났고 이상민 장관은 역시 참사가 가장 비중 있게 나타났고 ‘고발하다’, ‘혐의’, ‘과실’, ‘불만’, ‘반발’, ‘경질’ 등이 올라와 있다(그림3).

(그림3) 감성 연관어&긍부정 비율: 이태원 vs MBC(2022년 11월 7~12일)
(그림3) 감성 연관어&긍부정 비율: 이태원 vs MBC(2022년 11월 7~12일)

긍정과 부정 감성 비율로 보면 김은혜 수석이 이상민 장관보다 긍정이 더 낮고 부정은 더 높은 결과로 나타났다. 더 부정적으로 주목받는 인물이 김은혜 수석으로 나왔다.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논란이 되고 있는 MBC 출신이라 앞으로 김 수석의 위상이 주목받고 있다.

이태원 참사로 그리고 대통령 전용기의 MBC취재진 탑승 배제 등으로 정치권이 대충돌하고 있는 시점에 윤석열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 그리고 G20 참석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에 올랐고 순방 일정에 들어가 있다.

‘대통령 순방’으로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11월 11~12일)을 해 본 결과 ‘아세안’, ‘G20'을 비롯해 현 시점에 국내외 중요 현안들이 키워드로 모두 등장하고 있다(그림4).

(그림4) 연관어: 대통령순방(2022년 11월 11~12일)
(그림4) 연관어: 대통령순방(2022년 11월 11~12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안보의 불안정성이 점점 확대되어 가는 시점에 대통령의 안보와 외교에 대한 역할은 국민의 생명 그리고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더 견고해지는 기회로 만들어야만 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