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시니어봉사단 김해충 씨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시니어봉사단 김해충 씨.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시니어봉사단 김해충 씨.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지난해 7월 교장 선생님 은퇴자로 구성된 (재)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시니어봉사단(이하 시니어봉사단)이 발족했다. 연륜과 경험 넘치는 베테랑 교육봉사단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과 함께한 지도 1년여. 교육계 은퇴자가 힘을 합치고 보니 미래 가능성에 씨를 뿌리고, 어린이들이 튼튼하게 자라나는 데 큰 보탬으로 자리 잡았다. 김해충(金海充65) 씨는 그중 드론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2020년 2월 퇴직한 뒤 시니어봉사단원이 되어 드론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고 있는 김 씨를 서울 강서구 방화2동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만났다. 

드론을 배우는 아이들의 반응이 어땠나요?
처음 드론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집중력이 없어서 어려웠어요. 그런데 드론이 집중력과 협응을 키워주더라고요. 드론 중에서도 드론 축구를 가르치고 있는데 협동심에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신기해하고 호기심을 느끼니까 저를 많이 기다린대요(웃음). 물론 아이마다 차이는 있지만요. 

어떻게 드론을 접하게 됐나요?
퇴직할 무렵에 드론을 알게 됐어요. 드론을 배운 이유는 4차 산업시대이니 아이들도 드론을 좋아할 거로 생각했지요. 송파구 잠일초등학교 교장으로 있을 때 학생들에게 제가 드론 날리는 영상을 보여줬더니 “교장 선생님 드론하신다!” 그러면서 엄청나게 관심 가지더라고요. 이후에 본격적으로 드론에 입문했습니다. 드론 축구 종주국은 우리나라입니다. 전주시에서 활성화가 되어 있고, 전국 초‧중‧고교에 많이 보급됐습니다. 현재 여기서는 전적으로 봉사활동을 합니다. 화요일 스케줄은 아예 비워뒀습니다.

드론 축구 수업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드론 조작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는 김해충 씨.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드론 축구 수업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드론 조작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는 김해충 씨.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퇴직 후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드론 자격증도 따고 나서 ‘위드 드론’ 드론 축구 모임과 50플러스 드론 축구 모임에서 선수로 뛰고 있어요. 장안평에 가면 새활용센터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조합원 7명과 드론에 대해 공부도 하고 연수도 합니다. 방화2동뿐만이 아니라. 은평 청소년 미래센터, 성북청소년센터 등에서도 아이들에게 드론 축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드론 축구를 할 때 심판도 가끔 보고요. 요즘 여가 선용으로 학생이나 시니어에게 드론 축구가 굉장히 인기입니다. 주위 사람들이 저를 아주 부러워해요. 좋은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면서요. 드론 말고도 주말에는 테니스도 치고 그거 끝나면 또 드론 조정 연습도 합니다. 학교 봉사하는 조직이 또 따로 있어서 그곳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드론 도구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이곳에 가지고 오는 드론은 모두 제가 다 구매했습니다. 드론 하나에 12만 원이고, 배터리는 1만 원이에요. 드론 한 대를 날릴 때 배터리를 5개 정도는 씁니다. 충전하는 데 40~50분은 걸려요. 개당 짧게는 3분, 길게는 7분밖에 쓸 수 없으니 그냥 한 15분 동안 작동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건 특히 중국 제품인데 코로나 때문에 부품 사기도 어려워 고생이 많았습니다. 초반에 아이들 손에 잘 익지 않으니 떨어뜨리기도 해서 공 모양이 부러지거나 깨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테이프로 붙이는 식으로 대충 고쳐서 썼고요.

아이들은 많이 오나요?
저희는 매주 화요일이 방화2동에 봉사하러 오는 날입니다. 처음에 우리 봉사단이 11명으로 시작했는데 조금씩 봉사자가 늘었어요. 체육도 있고 미술도 있고요. 선생님을 안배하다 보니까 제가 이곳에 올 시간이 줄어들더군요. 조금 아쉬운 건 아이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겁니다. 근처 학교 방과후 교실이 해체됐답니다. 아이들이 뿔뿔이 흩어져 버렸어요. 예전에는 딱 제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왔는데, 지금은 학교 마치고 바로 집으로 가니까 이곳 복지관에서 선생님들이 전화해서 방문 여부를 확인하더군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고르게 왔었는데, 오늘 유난히 아이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아이들이 드론을 배워나가면서 흥미를 가지고 더 나아가 학업에도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합니다."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아이들이 드론을 배워나가면서 흥미를 가지고 더 나아가 학업에도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합니다."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제공.

교직을 은퇴하고도 교육 봉사하는 이유는요?
그냥 떠날 수는 없죠. 1977년에 교직에 임용돼 도곡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했습니다. 42년 6개월 동안 교육계에 있었는데, 떠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항상 관심을 가지고 교육과 관련되는 영역에 많이 활동했습니다. 일선에 있을 때 교육장만 빼고 다 한 거 같아요. 학교에서 나왔어도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현장에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있고, 아이들이 원한다면 저의 재능을 계속해서 기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미도 있고요. 아이들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2대 2로 팀을 나눠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요.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시니어봉사단으로서 보람이라면?
정말 초기에는 단 30초도 아이들이 집중하는 걸 힘들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이 정말 잘 따라주고 흥미 있어 하는 걸 저도 느낍니다. 1년 여 동안 아이들이 정말 눈에 띄게 성장했고, 정서 순화도 많이 됐어요. 그런 자세가 학습 분야에도 전이돼서 더욱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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