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주주, 고객과의 끊임 없는 갈등

ESG 경영 컨설팅 마무리... 책임 경영 강화 예상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제공 :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제공 : 카카오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카카오그룹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철회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상장 계획도 철회하는 등 성장통을 겪는 모습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 매각, 분할상장 등 유연성을 높이는 경영 전략 구사하는 것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그룹의 성장 공식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 공개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 금융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던 필승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주주, 임직원, 고객 등을 대상으로 책임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함께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3일 "현재 회사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국내외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이달 28일과 31일 양일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다음달 중 상장 계획이었으나 결국 상장 철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대외적으로는 국내외 상황 등을 언급했으나 사실상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자 반발, 물적분할에 대한 부담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SG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사업 경계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위험을 관리하기 보다 감수하는 방식으로 추진한 것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관리하는 ESG 경영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말하는 법적 윤리적, 도덕적 책임 경영의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 요소를 적극 관리하는 ESG 경영보다 책임 경영 강화가 요구되는 이유는 주주, 임직원,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마찰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슬아슬 줄타는 카카오 '물적분할' 멈추나

특히, 카카오를 비롯한 상장 계열사의 주가 하락은 소액주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물적분할을 통한 상장 일명 쪼개기 상장이 공분의 대상이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물적분할을 통한 자회사 상장은 회사의 긴급한 요건이 있을때 제한적으로 활용되어야 함에도 무분별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훈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카카오 등 국내 주요 기업의 물적분할에 대해 데일리임팩트에 "기업에 긴급사태가 발생하거나 우월한 주주 이익이 없는데 물적분할을 하는 것은 미국 같으면 위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도 고성장 사업부문에 대한 물적분할과 상장으로 인한 소액주주의 피해가 문제 시되고 있며 물적분할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공시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기존 주주에게 부여하는 등 제도 보완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의 손자회사이자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작 오딘 역시 누적 매출액 8500억원을 넘기는 등 카카오게임즈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라이온하트를 약 1조2000억원에 최종 인수하고 퍼블리싱을 전담해 왔다. 이에 카카오게임즈 측은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태생이 다른 법인을 인수한 것으로 물적분할, 쪼개기 상장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으나 소액주주의 주주행동주의자들의 잇따른 비판 속에서 결국 상장을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

특히,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 서비스하고 있는 또 다른 게임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도 사용자들과의 갈등을 이어가고 있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 그룹은 300만에 가까운 소액주주들과 우리사주를 보유한 내부 임직원을 달래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내부 전경.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내부 전경. 사진.카카오뱅크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 소액주주는 204만명, 카카오뱅크는 77만명, 카카오페이는 31만명으로 3개 상장사 소액주주만 312만명이다.

이들은 국내외 주식시장의 위축으로 인한 하락 이상으로 카카오 계열사 주가가 빠진 것을 두고 물적분할과 쪼개기 상장으로 인한 후유증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 그룹 측은 최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의 손실을 막기 위해 250억원대 자금을 긴급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한국증권금융에 예금 질권을 설정해 담보금 145억원을 지원했다. 카카오뱅크도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에게 100억원 규모 대출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ESG 경영 컨설팅 마무리한 카카오, 개선안 내놓나?

실제 책임 경영 강화에 대한 카카오 내부 임원들의 공감대는 충분했다. ESG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9월 ESG 경영 개선 위한 외부 컨설팅을 완료했다.

단순 사회공헌에서 탈피해 책임 경영 강화 방향으로 ESG 전략을 정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지난 2월 최세정 사외이사를 카카오 ESG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카카오 전 계열사의 ESG 경영 전략을 총괄하는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를 통해 개선된 책임 경영 강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SG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고 책임있는 사회, 책임 있는 기업을 만들어가기 위한 카카오의 ESG 경영 전략이 조만간 수립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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