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영업에 부동산 PF대출 업계 최다

레버리지배율 등 재무구조 ‘경고등’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제공 : 롯데카드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 제공 : 롯데카드

[데일리임팩트 김종수 기자] 주요 신용카드 회사들 중 유독 롯데카드(사장 조좌진·사진)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위험성 높은 공격적 경영행태를 보이고 있다. 안정적이어야 할 금융회사 답지 않게 지나친 고금리 영업방식도 서슴치 않는 모습이다.

신용카드업계 종합 5위권으로 평가받는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에서 사모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현재 재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카드론·리볼빙금리 업계 최고...고금리 일반대출도 가장 많아

29일 여신금융협회 공시포털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말 기준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분기별 수수료 등 평균수입비율은 롯데카드가 14.1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카드 13.32%, 하나카드 13.27%, KB국민카드 12.99%, 현대카드 12.63%, 신한카드 12.44%, 우리카드 12.23% 순이다.

분기별 수수료 등 수입비율이란 분기중 융통한 자금에 대해 약정기간 중 발생한 이자, 수수료 등의 총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연율로 환산한 것으로, 해당 상품의 연간 수수료율(금리)이라고 보면 된다.

(표1)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평균수수료율.
(표1)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평균수수료율.

카드론과 함께 양대 카드대출상품인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의 지난 2분기말 수수료율도 롯데카드는 17.66%로 우리카드(19.03%), KB국민카드(18.06%) 다음으로 높았다.

결제성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의 금리가 가장 높은 카드사도 롯데카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기준 롯데카드의 평균 결제성 리볼빙 금리는 18.43%에 달했다. 다음은 KB국민카드(17.84%), 우리카드(17.55%), 현대카드(16.77%), 신한카드(16.76%), 삼성카드(15.23%), 하나카드(14.06%) 순이다. 하나카드에 비하면 무려 4%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표2) 여신금융협회 공식 평균 결제성 리볼빙금리
(표2) 여신금융협회 공식 평균 결제성 리볼빙금리

리볼빙이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 달로 넘겨 갚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신용카드사들의 이 수수료가 너무 높은 게 문제가 돼 금융당국은 최근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8월 금융당국은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을 내놓고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롯데카드는 카드사들 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신용카드사들은 카드 일시불 및 할부 결제를 통한 수수료 수입이나, 카드 현금서비스(단기대출) 또는 카드론(장기대출) 수수료(금리) 수입 등이 주 수익원이다. 카드대출이 아닌 일반대출은 업종의 성격상 잘 취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수익원 다변화의 일원으로 은행 또는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이 주로 취급하던 일반대출도 취급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신한카드와 함께 이런 일반대출도 유별나게 많이 취급한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롯데카드의 단기대출금 잔액은 8858억원에 달한다. 7대 신용카드사들 중 단기대출 영업을 하는 곳은 롯데카드 말고 우리카드(1019억원) 뿐이다. 신한카드 등 나머지 5개사는 단기 일반대출영업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3월말 기준 장기대출 잔액도 롯데카드가 1조573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신한카드 1조1112억원, 우리카드 2667억원, 하나카드 965억원 순이다.

가계대출금 잔액은 신한카드가 1조386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국민카드 4680억원, 롯데카드 2366억원 순이다.

이같은 장단기 일반대출이나 가계대출의 평균금리는 아직 공시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관련, “아직 이런 상품 자체를 취급하는 카드사가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적정금리로 대출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고금리 대출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리폭탄 맞은 부동산PF도 전체 카드사의 83% 차지

롯데카드의 일반대출 중 상당부분이 위험성이 높다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라는 사실이 더 문제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롯데카드의 PF대출 잔액은 1조4490억원으로, 7개 신용카드사의 합산 PF대출 1조7391억원의 무려 83%를 차지했다. 롯데카드 다음으로는 신한카드가 2901억원의 PF 대출을 갖고 있을 뿐, 나머지 5개 카드사들은 PF 대출 잔액이 모두 제로(0)다.

(표3) 롯데카드의 PF대출 잔액
(표3) 롯데카드의 PF대출 잔액

롯데카드의 PF대출은 2019년말까지만 해도 제로(0)였으나 20년말 2290억원, 21년말 9308억원, 22년 6월말 1조4490억원 등으로 2020년 이후 취급액이 크게 늘고 있다.

PF대출은 개인신용대출과 함께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2019년 이후 취급규모가 크게 확대되었다. 하지만 올들어 금리가 급격한 상승 기조로 바뀐 이후 부실위험도가 높아지면서 금융회사들의 재무위험을 전망하는데 가장 큰 변수가 됐다.

롯데카드의 이런 영업행태가 당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재무건전성이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일부 지표들은 벌써부터 썩 좋지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 자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지난 6월말 기준 레버리지배율은 7.1로, 우리카드와 함께 공동 1위다. 다음은 현대카드 6.8, 신한카드 6.0배 등의 순이다. 레버리지배율은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몇 배나 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배수가 높을수록 부채(타인자본) 또는 차입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단기차입의존도(단기조달잔액/총조달잔액)나 차입부채 중 단기성차입부채 비율도 업계 2위권으로, 높은 편이다. 롯데카드의 단기차입의존도는 10.5%로 우리카드(13.0%)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단기성 차입부채비율도 33.7%로 현대카드(3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요주의이하 여신비율도 3.5%로, KB국민카드(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1년 이내 만기도래 자산/부채 비율은 우리카드(228.5%)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이 지표는 유사시 금융회사의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성지표로, 낮을수록 지급능력이 떨어진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조정자기자본비율도 16.6%로, 현대카드(15.9%)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낮을수록 영업에 필요한 자기자본을 충분히 못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금융사들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원이 많은 카드사들은 통상 증권사나 캐피탈업체들에 비해 위험성 높은 투자나 대출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재매각 차익 최대한 확보 위한 포석” 분석도

그런데도 유독 롯데카드만 이처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PF대출이나 고금리 상품들을 많이 취급하는 것은 아무래도 재매각이 목표일 수밖에 없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련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카드를 1조8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올들어 재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이익을 많이 내고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 차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사모펀드들의 일반적 속성”이라며 “새로 롯데카드를 인수하려는 곳에서 이같은 고수익-고위험도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한다면 아무래도 찜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존에 1회성 카드매출, 낮은 수익성의 자동차구입자금 대출 중심이던 금융자산을 시장에서 검증된 수익성 양호한 부동산PF 등의 대출자산도 추가해 종합금융 사업부문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노력했다"며 "부사장급 기업금융 전문가를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취급 전 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사후관리를 진행해오며 문제 여신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건건성 관리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실제 현재까지 연체도 없고, 부실징후 또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적으로 금융당국의 '여신금융회사의 부동산PF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준수하고 시공순위 10위 이내의 우량시공사 책임준공 및 신탁사 책임준공이 있는 사업장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특수 부동산이 아닌 주거용 상품의 선순위 대출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부동산, 금리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볼륨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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