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등 과학적 자료 기반 최악의 물리적 위험 보고해야

별건 TCFD 보고서 발간 등 위험 반영 기업 턱없이 부족

9시 현재 포항제철소 화재 모습. 사진 ‧ 이은성 기자
9시 현재 포항제철소 화재 모습. 사진 ‧ 이은성 기자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태풍 힌남노 피해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일부가 침수, 고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기후 관련 금융 정보 공개에 관한 태스크포스(TCFD)를 기반으로 한 기업 비재무 리스크에 대한 측정과 공시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기후변화 관련 일련의 연구와 보고서들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악화로 기업의 생산 공장 등 주요 기반 시설의 피해 증가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2,3,4 고로는 지난 6일 힌남노 피해로 가동을 멈춘 상태다. 1973년 이후 49년 만에 처음 있는 가동 중단이다. 포스코는 집중호우로 일부 공장과 창고 등 내부가 물에 잠기자 가동을 중단했다.

고로 자체가 침수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 작업장이 침수되면서 가동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 생산이 멈추면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ESG 평가업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비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TCFD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경영 보고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SG 평가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후변화로 인한 시설과 재무 영향 빈도 수가 늘고 있다"며 "최악의 물리적 리스크를 고려한 기후 시나리오를 보고서에 반영하기 위해 TCFD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TCFD는 2017년 기후변화와 관련한 리스크 식별과 전략적 관리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해 공개했다. 국내에서도 다수 기업이 TCFD 권고안을 토대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2015년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금융안정위원회에 금융 부문이 향후 기후변화 관련 문제를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를 요청해 설립한 조직으로 마이클 블룸버그가 의장을 맡고 있다.

재난 상황에서 TCFD가 주목 받는 것은 과학적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기후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지배구조 단계에서 부터 위험을 반영하고 보고하도록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임팩트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기업의 TCFD 반영 비율은 78.3%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포스코, 네이버, 현대차, 카카오, 현대모비스 등이 TCFD 기준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지지 선언이 아닌 TCFD 보고서를 별도로 작성하거나 기후 시나리오 기반 전략을 수립하는 기업은 드문 상황이다.

과학적 검증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토대로 최악의 강수량, 강수 강도, 호우 일수 등을 점검해 보고서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포스코 역시 TCFD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1.5°C 시나리오를 수립, 리스크 및 기회를 점검하고 관리해 왔으나 이번 폭풍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수립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IPCC 6차 평가보고서 제2실무그룹은 "아시아 지역의 경우 극한 기온 발생 빈도와 강수 변동성이 높아져, 식량, 물, 안보 부문의 위기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홍수로 인한 도시 기반 시설의 피해 발생이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이번 포스코 사태와 같이 해안가에 위치한 기반 시설에 대한 피해를 예견한 것이다.

IPCC는 사회 발전으로 온실가스가 정상적으로 감축되는 최선의 경로부터 사회 발전은 더디면서 온실가스 감축도 못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5계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있다.

특히, 힌남도와 같은 대형 폭풍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0년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은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 배로 늘어나면 3등급 이상으이 상륙 태풍이 50%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ESG 평가업계 관계자는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을 가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물리적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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