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 임현선 최수인 기자]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하티스트 하우스는 지난 9월 제일모직이 ‘CSR 플래그십스토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으로 문을 연 ’착한 매장‘이다. 하티스트(HEARTIST)는 ‘따뜻한 마음(HEART)을 가진 아티스트(ARTIST)와 함께 즐거운 나눔을 실천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하티스트 하우스는 과연 어떤 의도에서 CSR을 전면에 내세우고있을까. 매장에서 CSR을 어떤 모습으로 구현하고있는지 살펴봤다.

하티스트 하우스는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6개 층으로 운영되고있다. 지하 1층은 전시, 공연, 벼룩시장 등을 위한 참여 공간이지만 남자 바지 원단으로 만든 3단 치마, 셔츠를 이어 만든 원피스, 바지로 만든 클러치 백 등 업사이클링 제품들도 갖춰놓아 흥미를 끈다. 재활용품에 디자인이나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이는 업사이클링 개념에 충실하다.

1층은 문구류와 식기류 등 실생활과 밀접한 아이템들로 채워져있다. 대나무 분말과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그릇, 일회용 물병 사용을 삼가자는 의미에서 캐나다의 스포츠 선수가 만든 스테인레스 물병,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꽃 디자인의 휴대폰 케이스, 장애인 조각가가 타구아 씨앗으로 만든 목걸이 등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면서 윤리적 메시지까지 담고 있는 제품들이 1층에 진열돼있다.


2층에서는 가방, 양말, 셔츠 등 업사이클링 패션 아이템들을 살 수 있으며 3, 4층에선 제일모직 브랜드의 재고 상품들을 80~9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여성들이 주고객층이지만 주말엔 가족 단위 고객들이 많다고 한다. 5층은 옥상 정원이다. 화단의 식물들은 빗물과 에어컨 응축수를 재활용한 물로 키운다. 의자와 테이블도 제일모직의 폐점 매장에 있던 가구들이다. 판매 제품만 아니라 하티스트 매장 전체가 ‘재활용’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하티스트 운영에 따른 이익금은 시각장애 아동들을 위한 하트 캠페인 지원에 쓸 예정이라고 한다. 매장은 제일모직 임직원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된다. 하티스트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우리들의 옷으로 기부에 동참한다는 사실이 뿌듯하다”며 “고객들이 좋은 의도로 구매하기에 응대하는 우리 마음도 즐겁다”고 말했다. 다른 자원봉사 직원도 “사회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좋은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며 “회사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CSR 매장인지 모르고 들어왔다는 한 고등학생은 “쉽게 볼 수 없는 아이템들이 많아 신기하다. 재활용 제품들을 판다는 취지가 좋아 보인다. 사면서 기부한다는 느낌이 들어 더 많이 사고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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