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뷰티 유튜버 김하진 씨

유튜브 채널 ‘하진TV 소소한 수치’ 시니어 뷰티 유튜버 김하진 씨. 사진 권해솜 객원기자.
유튜브 채널 ‘하진TV 소소한 수치’ 시니어 뷰티 유튜버 김하진 씨. 사진 권해솜 객원기자.

이렇게 인생이 180도 바뀔 수 있다.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 한길로만 걸어오다 '뭐 재미난 일이 없을까?' 해서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했다. 굴곡지게 살아온 이야기나 해볼까 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20만 가까운 구독자를 거느리는 뷰티 유튜버가 됐다. 화려한 화장 대신 시니어의 관점으로 피부 관리는 물론 건강한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유튜브 채널 ‘하진TV 소소한 수치’의 김하진(58) 씨를 만나 유튜버로 사는 이야기와 시니어 피부 관리에 대해 들어봤다. 

Q. 유튜버가 된 계기?
A. 정말 젊었을 때는 화장을 모르고 살았어요. 피부 관리를 해본 적이 없어요. 33년 동안 남자 동료들과 모발 만드는 기계 만들고, 그냥 기름 묻은 손으로 생활했어요. 서른일곱 살 됐을 때 거울을 보니까 눈밑이 자글자글하더라고요(웃음). 그때부터 기초화장품을 발랐어요. 관리도 안 되고 엉망이었는데 50대 중반이 되어서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있을 것만 같았어요. 저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방향이 전혀 다른 곳으로 간 겁니다. 구독자들이 피부 관리를 원하셨어요. 구독자가 많아지고 회사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작년에 퇴사했습니다. 제2의 인생을 준비할 때도 됐고, 유튜브 채널도 그만둘 수는 없었고요.

2019년 채널을 개설한 뒤 꾸준하게 영상을 올리고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는 김하진 씨.  유튜브 채널 ‘하진TV 소소한 수치’ 캡처.
2019년 채널을 개설한 뒤 꾸준하게 영상을 올리고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는 김하진 씨.  유튜브 채널 ‘하진TV 소소한 수치’ 캡처.

Q. 유튜브를 위해 준비한 것은?
유튜브를 한다고 하면 특별하게 뭔가 준비했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무작정 시작했습니다. 그냥 남편한테 유튜브라는 게 있는데 해보고 싶다고 말했더니 해보라더군요. 그 자리에서 채널 이름을 ‘하진TV 소소한 수치’로 지었어요. 제가 살아가는 삶의 소소한 수치(數値)를 보여드리는 채널로 꾸며보고자 했습니다. 일반 사람으로서 영상에 개인의 삶을 담는 것이 부끄럽지만, 작은 실수라도 보여주겠다는 의미입니다.  영상을 어떻게 찍고 편집을 어떻게 하는지 그런 건 생각도 못 했어요.
처음 시작은 회사에서 도시락 먹는 거 무작정 찍었어요. 남이 볼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하고, 반말도 섞어가면서 영상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댓글에 “왜 반말하냐, 기분 나쁘다”고 썼더라고요. 그때 비로소 ‘누군가 보나 보다’ 했어요. 외식하는 모습도 방송하고 이것 저것 시도하다가 집에서 촬영하기로 했어요. 빈방에 2인용 식탁 놓아두고 스마트폰으로 찍었는데 지금까지 왔습니다.

2019년 말에 올렸던 바셀린 설명 콘텐츠. 이 콘텐츠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뷰티 유튜버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   유튜브 채널 ‘하진TV 소소한 수치’ 캡처.
2019년 말에 올렸던 바셀린 설명 콘텐츠. 이 콘텐츠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뷰티 유튜버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   유튜브 채널 ‘하진TV 소소한 수치’ 캡처.

Q. 뷰티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뷰튜버(뷰티 유튜버)가 된 건 남편 때문이었어요. 남편은 피부 관리에 저보다 더 관심이 많아요. 저는 그런 걸 싫어하는데 남편은 뭘 사서 피부에 발라 보기도 하고, 콩기름도 얼굴에 써보고 그래요. 남편이 얼굴에 바셀린을 발라준 적이 있어요. 조금 있다가 물기가 있는 스펀지로 바셀린 유분을 닦아냈더니 피부가 아주 촉촉하고 다음 날도 좋았어요. ‘정말 이런 것도 있구나!’ 생각이 들어서 바셀린 사용법을 유튜브 채널에 소개했는데, 그게 유튜브 조회 수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그 영상 올리고 잊고 있었는데 3주 정도 후에 보니 구독자도 갑자기 150명이 되더니 1천 명은 거의 보지도 못하고 1만 명으로 뛰어올랐습니다. 그래서 피부 관련 유튜브를 하게 됐습니다.

Q. 유튜브를 한 이후 달라진 점?
180도 달라졌어요. 표정도 달라졌어요. 생활에도 활기가 넘치고요. 채널을 열고 1년 딱 지났을 때 보니 제 피부가 눈에 띄게 맑아졌어요. 피부 톤이 좋아지고 주름도 많이 개선됐어요. 채널 개설한 지 2년 반 정도 됐는데 전과 후가 너무 다릅니다. 많이 신납니다. 누군가 제 채널을 보면서 저처럼 사는 게 기분 좋아지고 또, 젊어질 수만 있다면 도움을 많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구독자들에게 늘 얘기하는 게 있습니다. 저는 미용 분야 전문가가 아니라고요. 일주일에 한 번씩 실시간 방송을 하는데요, 그 시간에 저 따라서 일주일에 한 번씩만 관리하면 정말 좋아질 거라고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왔습니다. 긍정적으로 많이 생각합니다. 그래서 화장품의 단점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제가 써보고 나서 제품이 어떤지 말씀드릴 때가 있는데 무조건 좋다고 하지 않아요.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조금이라도 있어요. 이건 제가 편해지려고 말하는 거예요. 이후에 그 제품을 써보시고 저와 의견이 다른 분들도 있을지 모르니 세세하게 평가하려고 합니다.  

Q. 실시간 방송 때는 뭘 하는가?
실시간을 하려고 했던 것은 구독자가 늘어나니까 선물을 좀 드리고 싶었어요.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취미로 수공예품 만든 것이 꽤 많아서 나눠드리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첫 라이브 방송에 300명 정도가 들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독자 중에서 나눔을 같이 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생겨났어요. 집에서 농사지으신 것을 보내주시기도 하시고요. 소통해보니까 저도 얻는 게 많더라고요. 다음에 어떤 콘텐츠를 할지 의견도 주시고요. 계속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매주 목요일 밤에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합니다. 구독자와 팩도 하고 천연화장품도 만듭니다. 

 최근 실시간 방송 영상. 유튜브 채널 ‘하진TV 소소한 수치’ 캡처.
 최근 실시간 방송 영상. 유튜브 채널 ‘하진TV 소소한 수치’ 캡처.

Q. 시니어 뷰튜버로서 피부 관리법을 공개한다면?

1. 각질 있는 피부에 바셀린?
바셀린 사용법이 제 유튜브 콘텐츠에서 대박을 터트리기는 했지만, 모두에게 잘 맞는 건 아닙니다. 일시적이고 유분 관리도 잘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바셀린이 너무 피부가 건조해서 하얗게 피부가 일어난 분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오래 써도 되지만 사용한 다음에 따뜻한 물로 세안하거나 따뜻한 타월 등으로 잘 닦아내 주셔야 합니다. 기름기가 피부에 남아 있으면 오히려 피부가 더 건조해질 수 있고 피부 톤도 어두워지니 조심하셔야 해요. 좋은 부분이 있으면 단점도 있으니 잘 다스려서 관리하셔야 합니다. 팩을 한 다음에는 늘 하셨던 대로 스킨, 로션, 크림을 꼼꼼하게 바르시고요.

2. 세안은 되도록이면 천천히
저는 우선 세안할 때 클렌징폼을 쓰지 않고 비누만 씁니다. 제가 만든 수제 비누도 쓰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비누도 좋습니다. 클렌징폼이 좋은 점도 있지만, 건성이라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더라고요. 주름도 많이 생기고요. 비누 세안 전에 ‘코코넛오일’이나 ‘호호바오일’로 닦아내고 비누칠합니다. 저는 거품으로 최소 1분 정도 문질러주면서 노폐물을 제거해요.  그다음 물로 헹구고 나면 확실히 건조함이 덜합니다. 그래서 세안은 천천히 하라고 권합니다. 

3. 피부가 직접 흡수하는 ‘물 팩’ 
사계절을 놓고 봤을 때 피부 관리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여름입니다. 땀을 많이 흘리고 닦아 내다보니 피부가 건조해질 뿐만 아니라 트러블도 많이 생기죠. 이때 물을 듬뿍 묻힌 화장 솜을 얼굴에 붙여 ‘물 팩’을 하시면 수분을 공급하고 열도 떨어뜨려 도움이 많이 됩니다. 특히 눈이 건조한 분들은 눈 위에 올려놓으면 좋습니다. 

4. 보습력 올리고, 각질도 잡고 
남편은 아토피가 심했는데 제가 만들어준 크림을 계속 사용하고 나서 없어졌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알로에 겔 한 통에 약국에서 파는 글리세린 작은 한 스푼, 코코넛 오일 두 스푼을 넣고 잘 섞어서 온몸에 바르시면 됩니다. 혹시 히알루론산도 한두 방울 섞어 주면 보습력이 높아집니다. 피부 각질 제거에는 달걀 흰자가 좋지만, 쉬운 방법으로는 흑설탕과 청주를 섞어 놓고 샤워할 때 사용하면 보습에 도움 됩니다. 냉장고에 묵혀 둔 미숫가루가 있다면 우유에 부어두었다가 양치할 때 3분 정도 얼굴에 발라 놓으면 좋습니다. 

흑설탕과 청주를 잘 섞어 샤워실에 놓고 쓰면 각질 제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보습력도 높아진다. 사진 권해솜 객원기자.
흑설탕과 청주를 잘 섞어 샤워실에 놓고 쓰면 각질 제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보습력도 높아진다. 사진 권해솜 객원기자.

돈을 들여야 좋다고 생각하는데 시실 그렇지 않아요. 쉬워 보이지만 피부 트러블 관리에 정말 좋습니다. 여름에 관리를 잘해줘야 바람 부는 가을, 겨울에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밖에 나갈 때 선크림을 바르는 건 기본입니다. 로션 제형 제품이 빠르게 흡수돼 좋습니다. 피부의 노화를 방지한다는 다양한 기능성 제품이 많지만, 자주, 충분히 사용할 수 있어야 좋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최근에 제가 한 여성 브랜드의 시니어 모델로 나서게 됐습니다. 배우 김수미 씨가 TV에 입고 나온 제품으로 유명한데, 시니어 모델을 뽑는다는 소식에 지원해서 오디션을 봤습니다. 시니어 모델 경험이 많은 분들도 오시고 어려울 거로 생각했는데, 꼭 외모로서 전문성을 갖춘 모델을 뽑는 콘테스트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마침 그곳 실장님이 제 채널 구독자라고 하셨어요. 현재도 계속해서 오디션을 보고 있고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김하진 씨는 최근 시니어모델 분야에도 도전했다. 사진 우타리TV 캡처.
 김하진 씨는 최근 시니어모델 분야에도 도전했다. 사진 우타리TV 캡처.

향후 계획요? 저는 별 걱정하지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있고, 그것이 또 저에게는 재산입니다. 17만 구독자분도 모두 소중하고, 실시간 방송 찾아봐 주시는 60명에서 80명 구독자는 제 가족과도 같습니다. 저에겐 천군만마죠. 이분들과 소통하면서 이렇게 살 겁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한다면 이분들과 함께하면 되니까 지금은 걱정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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