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부터 KT알파까지...업계 불어온 ‘개명’ 바람

TV 매출 비중 줄었다...과반 넘던 비중 평균 40%대↓

업계 “모바일 전환은 생존전략, 수익성 높이는 수단”

정기호 KT알파 대표가 새 브랜드 'KT알파 쇼핑'의 론칭을 알리는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KT알파
정기호 KT알파 대표가 새 브랜드 'KT알파 쇼핑'의 론칭을 알리는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KT알파

[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홈쇼핑 업계에 개명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CJ온스타일의 통합 개편에 이어 KT알파의 데이터 쇼핑(T커머스) 업체도 ‘제2의 개국’을 각오로 이름까지 바꾸며 브랜드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알파가 운영하던 T커머스 채널 K쇼핑은 최근 개국 10주년을 맞아 ‘KT알파 쇼핑’으로 브랜드 명을 변경했다. KT알파 쇼핑은 기존 T커머스는 물론 모바일 플랫폼 환경에 주목해 플랫폼 진입부터 상품 탐색, 주문까지 쉽고 간편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정기호 KT알파 대표는 최근 열린 선포식에서 “TV와 모바일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쇼핑 경험을 토대로 언제 어디서나 플랫폼 접근부터 상품 검색과 결제까지 쉽고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고객의 일상을 알파로 만드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정 대표의 말처럼 KT알파 쇼핑은 통합 브랜드 개편의 최우선 가치를 ‘TV와 모바일의 융합’에 뒀다. 지난해 5월 KT알파 쇼핑과 마찬가지로 통합 브랜드를 출범한 CJ온스타일도 모바일에 초점을 맞춰 브랜드 개편을 했다. 당시 CJ온스타일은 인터넷쇼핑몰인 CJ몰과 TV홈쇼핑인 CJ오쇼핑을 통합하면서 모바일 중심 ‘라이브 취향 쇼핑플랫폼’으로 발돋움할 것을 언급하며 ‘모바일 퍼스트’전략을 천명하기도 했다.

최근 홈쇼핑 업계에서는 모바일 등 디지털의 비중이 기존 TV방송의 비중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최근 홈쇼핑 업계에서는 모바일 등 디지털의 비중이 기존 TV방송의 비중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이들이 십수년간 이어오던 브랜드의 얼굴이자 상징인 ‘사명’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디지털 전환 트렌드에 따른 매출 비중의 변화와 송출 수수료의 증가가 있다.

우선 매출 비중의 변화다. 최근 홈쇼핑업계의 매출 비중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GS홈쇼핑의 경우 2016년만 해도 TV홈쇼핑과 디지털 채널의 매출 비중이 각각 59%와 32%로 월등한 차이를 보였지만 불과 3년만인 2019년 디지털 채널 매출이 50.3%로 TV홈쇼핑(42.5%)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팬데믹으로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빨라진 지난해에는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GS홈쇼핑의 지난 2020년 TV홈쇼핑 매출 비중은 38%로 급감했다. 2020년 당시 CJENM 커머스부문 또한 인터넷과 모바일 판매 등이 포함된 디지털 채널 매출 비중(53%)이 방송 판매(47%) 비중을 넘겼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쿠팡 등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에 인터넷, 모바일 환경을 빼놓을 수 없게 됐다”며 “특히 소비 주축으로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세대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주력 채널이던 TV만으로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논하기 어렵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흐름보다 더 실질적인 이유는 바로 ‘송출 수수료’다. 홈쇼핑, 즉 TV홈쇼핑은 홈쇼핑을 송출하는 채널인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송출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다. 홈쇼핑 업계는 몇 안되는 황금채널을 두고 오랜 기간 출혈경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송출 수수료는 매년 천정부지로 올랐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TV홈쇼핑과 T커머스 업체가 부담한 송출 수수료는 2016년 1조2535억원에서 2020년 2조234억원으로 뛰었다. 이는 전체 방송매출액의 53%가량, 과반을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모바일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모바일 환경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그대로 홈쇼핑 사업자의 매출이 된다. 운영비 등 제반비용을 제외하면 TV 송출과 달리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TV홈쇼핑 업계는 QR코드나 모바일·TV 동시 송출 등을 통해 소비자가 TV에서 확인한 제품을 모바일 채널을 통해 결제를 유도하는 일종의 ‘꼼수’를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TV홈쇼핑을 통해 100만원을 벌면 50만원은 수수료로 나가는 셈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이커머스 등 경쟁자들 또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제고를 위한 방법은 모바일 강화 전략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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