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ATM기만 이용하는 부모님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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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됐다. 외국에서 생활할 때 아버지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아버지는 내가 편지 보낸 것은 물론 이메일 사용 방법을 모르셨다. 관리직으로 오랜 시간 일하셨기에 시대의 변화를 체감하면서 일하고 계셨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만 75세에 정년퇴임을 하면서 회사 주임님이 아버지의 이름까지 새겨 선물해준 USB. 그냥 선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공인인증서를 비롯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아버지의 크고 작은 정보가 다 들어 있었다. 왜 그렇게 ATM만 이용하시나 궁금했는데 그 이유도 확실해졌다. 오래전 아버지에게서 답장을 못 받은 이유도 말이다. 세상은 아버지의 시간보다 더 빠르게 가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용하고자 하는 각 회사 홈페이지마다 필요하다면 회원 가입을 했다. 요즘은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 방식이 차고도 넘치게 다양하다. 이용자의 불편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온갖 서비스가 생겨났겠지만, 복잡해서 말문이 막힌다. 금융인증서가 예전에는 은행 이용하는 용도로만 쓰였다면 요즘은 그것도 아니다.

어디든지 홈페이지에 로그인할 때 디지털 금융 영역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유통 조직의 변화와 각종 페이 등으로 부르는 모바일 지급결제 시스템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서다. 포털 사이트는 물론 인터넷 쇼핑몰 등 대부분의 어플리케이션은 수익, 이익 창출의 목적이 있다. 인터넷 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에 회원 가입한다는 말은 돈 쓸 준비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인증서, 종류도 많고 쓰이는 영역도 다양
포털이나 각종 사이트를 이용하고 싶다면 인증서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아야 한다. 디지털 금융 공인인증서는 애초에 은행 업무 등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런데 정부24 등 정부 기관이나 각종 사이트에 가입할 때 예전에 하나밖에 없었던 인증서를 이제는 오히려 불편할 만큼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정부24 로그인 첫 화면. 간편인증과 공동 금융인증서를 선택하는 것부터 다양한 방법이 제시돼 있다. 
정부24 로그인 첫 화면. 간편인증과 공동 금융인증서를 선택하는 것부터 다양한 방법이 제시돼 있다. 

인터넷 뱅킹, 전자상거래, 개인정보 등 돈을 주고받거나 예민한 개인 정보가 오갈 때는 공인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사용했으나 2020년부터 의무 사용이 폐지됐다. 회원 가입과 로그인 방법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인증서는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와 각 은행 등이 발급한 인증서, 통신사와 플랫폼 사업자가 발급한 인증서가 있다. 이후 공인인증서의 단점을 보완해 편리하고 안전한 형태의 인증서가 다양하게 도입됐지만 뭘 선택해야 하는지 몰라서 머뭇거리게 된다. 

인증서에는 뭐뭐가 있나...
인증서에는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공인인증서와 금융인증 서비스, 간편인증서가 있다. ‘공동인증서’는 공인인증서의 이름을 바꾼 것으로, 금융결제원 또는 코스콤이 발급한다. 이용방법은 종전과 아주 유사하다. 금융인증 서비스는 금융결제원이 발급한 것으로 은행과 카드사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금융업계가 발급한 인증서도 간편인증서로 재편되면서 더욱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신한, KB 모바일인증서(KB국민은행), 통신사 패스, 삼성패스, 페이코, 네이버 등을 이용하면 제각각 인증 절차를 거쳐서 로그인하거나 회원 가입 등을 할 수가 있다. 다른 거 모르겠으니 자주 사용하는 카카오톡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정부24 로그인 방법 중 컴퓨터에서 간편인증 하는 방법 예시다.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에  체크를 하고 이름과 생년월일, 휴대폰번호를 적고 제2자정보제공동의에서 체크를 하고 인증 요청을 보냈다. 예시로 카카오톡을 선택했다.
정부24 로그인 방법 중 컴퓨터에서 간편인증 하는 방법 예시다.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에  체크를 하고 이름과 생년월일, 휴대폰번호를 적고 제2자정보제공동의에서 체크를 하고 인증 요청을 보냈다. 예시로 카카오톡을 선택했다.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열면 인증요청 창이 뜬다. 인증 요청창은 보안문제로 사진 캡처를 할 수 없다.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열면 인증요청 창이 뜬다. 인증 요청창은 보안문제로 사진 캡처를 할 수 없다. 
스마트폰에서 인증하기를 누르면  인증이 완료되었다는 문구가 나오고 확인을 누른다.  위에 인증 완료를 컴퓨터에서 누르면 정부24에 로그인된다. 
스마트폰에서 인증하기를 누르면  인증이 완료되었다는 문구가 나오고 확인을 누른다.  위에 인증 완료를 컴퓨터에서 누르면 정부24에 로그인된다. 

디지털 금융과 인증서
물건을 사고팔 때 현찰을 쓰는 일은 요즘 정말 드문 일이다. 지갑에도 비상금이 아니고서는 현찰 두둑하게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시장 상인에게 혹시 현금을 줘야 할 일이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계좌이체한다. 현물 카드 대신 스마트폰에 저장한 카드 등을 사용할 수도 있다.

디지털 금융에는 인터넷뱅킹, 모바일(스마트폰)뱅킹, 모바일(스마트폰) 지급결제, 온라인 주식거래 등이 있다. 인터넷 뱅킹은 은행에서 할 수 있는 계좌 조회, 예금 가입, 자금 이체 등을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를 통해 처리할 수 있다. 모바일 뱅킹은 컴퓨터가 아닌 스마트폰을 이용해 같은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삼성페이, 네이버 페이 등 모바일 지급 결제는 스마트폰을 카드처럼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일이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는 일과 비슷한 수준이다.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고, 수수료 면제 등 비용이 많이 절감된다. 굳이 돈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니 꽤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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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다는 말을 자주 썼지만 사실 시니어에게도 쉽다고 말할 수 없다.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여전히 생소하기 때문. 금융감독원이 발간한 ‘바로 지금 꼭 알아야 할 디지털금융(개정판)’에서 금융전문가들은 “은퇴 후에도 20~30년의 세월을 살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살아갈 시대가 디지털 시대임을 인정하고, 평생교육원, 주민센터, 공공도서관 등의 디지털기기 이용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했다. 시니어는 대면 교육을 통해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시니어디지털금융교육협의회 오영환 사무총장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시니어도 함께 행복하게 오래 살아가려면 더 관심을 기울이고 알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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