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초중고 무학년제 대안학교 ‘화순 하리숲학교’

자기주도 토론학습 서울대 등 주요대학 합격 결실

 

 

[전남=데일리임팩트 김태식 기자]전남 화순군에 위치한 대안학교, ‘하리숲학교’가 탁월한 진학 실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2일 하리숲학교에 따르면 올해 첫 졸업생들이 서울대 우주항공학과, 경희대 자율전공학부, 중앙대 경영경제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학과, 전남대 의예과, 순천향대 의예과, 전남대 심리학과, 숭실대 컴퓨터학부, 한국과학기술원, 대구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한국에너지공대 등 2022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 합격(중복합격 포함)했다.

정대현 설립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화순읍 다지리 숲을 매일 뛰어 다니던 우리 학생들에게 숲은 단순히 교육의 매개체나 공간을 넘어서는 개념”이라면서 “숲이 주체가 되고, 숲이 선생님이 되며, 숲이 친구가 되는 새로운 교육 모델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의 독특성 때문에 학교 선생님들도 ‘이렇게 해도 될까?’하는 의구심을 가졌지만 아이들의 결과가 나온 뒤에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무학년제로 운영되고 있는 하리숲학교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숲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찾는다.

어떤 제약도 없는 자유로운 숲에서 하루하루 쌓인 날들은 아이들에게 자기 시간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숲에서 세상을 배우는 이곳은 교과서가 따로 없다. 아이들은 다양한 주제의 분야를 각자의 방법으로 탐구한다. 틀 안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성장한다.

이처럼 하리숲학교는 아이들의 삶, 그 자체를 교육으로 여기고, 일상을 교육으로 전환하고 있다.

놀이의 정형화가 예술이라고 여겨 예술활동에도 특화돼 있다.

실제로 전교생이 ‘극단 하리랑’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지난 2020년에는 정율성 음악제와 광주소각장문화축제에 초청 받아 공연을 했다.

수영도 실력도 뛰어나서 전남권 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아 오기도 했다.

그래도 학교의 가장 큰 자랑은 아이들의 문화다. 자치회(RM)를 통해 무엇을 배울지, 어떻게 배울지를 스스로 결정한다. 아이들은 방학 일자, 선생님 초빙까지 관여한다.

입학 당시 아이들을 ‘놀게 하기 위해’ 하리숲학교를 선택했다는 학부모들도 중도에 떠날 때는 ‘공부를 안 가르쳐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학교에 끝까지 남아있던 아이들의 결과는 아주 탁월했다.

하리숲학교는 “하리숲학교 공부 자체가 사고력,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한 공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능력은 놀면서 길러진다. 그렇다고 단순히 놀게만 놔둬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열심히 놀지만 그 속에 교육적 의미를 계속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06년에 설립된 하리숲학교는 2014년 산림청 주최 국제숲학교세미나, 201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EECERA), 2017년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아동숲교육학회에서 학교 프로그램이 소개된 바 있다.

또 2019년 KBS ‘남도스페셜’, 2017년 KBS ‘전국을 달린다’, 2014년 KBS ‘생명의 숲 아이들을 부탁해’에 방송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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