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데일리임팩트 전문가칼럼=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차기 대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설 명절 연휴가 지나고 나면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바짝 다가온다. 그렇지만 선거 판세를 종잡을 수 없다. 유력 후보와 관련한 논란과 의혹은 연일 터져 나오고 후보자에 대한 부동층 유권자의 판단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10일 더불어민주당 최종 후보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결정되고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11월 5일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나서게 되었다. 대진표가 짜인 직후 판세는 윤석열 후보가 오차 범위 내 또는 오차 범위 밖으로 앞서가는 추세였다. 그러나 김종인 총괄상임위원장과 국민의힘 선대위 운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충돌하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연말에 실시되고 신년 여론조사로 발표된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오차 범위 안팎으로 윤석열 후보를 앞서가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월 6일 가까스로 파장이 봉합되고 정권 교체를 위해 협력적인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이탈했던 2030 MZ세대의 결집으로 이어졌다. 젠더 이슈까지 부각되면서 이 대표가 견인하는 ‘이남자’ 전략이 빛을 발했다. ‘이준석 매직’으로 윤 후보의 MZ세대 지지율이 올라가는 추세로 나타났다. 윤 후보가 이 대표와 합작으로 내건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이 MZ세대 지지율 견인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윤 후보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한 자리 수 지지율을 벗어나 약진했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10%대 중반에서 주춤한 모습이다. 이준석 매직과 함께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한 ‘멸콩 전략’(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 이어 윤석열 후보가 마트에서 ‘멸치 육수’와 ‘콩’을 구매하면서 보수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행보)이 효과를 보면서 보수층이 결집했고 진영간 대결 구도가 강화되면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까지 차단된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유력 후보 사이에 불거진 논란이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통화 녹취’와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통화 녹취’ 다. 말 그대로 ‘통화 녹취 대전’이다. 선거 막판 부동층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논란에 대한 빅데이터 민심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유력 대선 후보의 논란에 대해 첫 번째로 발견하는 분석 내용은 ‘논란 경쟁 현상’이다. MBC 스트레이트 뉴스에 보도되기 전인 1월 10일부터 방송되고 난 이후인 20일까지 언급량을 분석해 본 결과 ‘김건희 통화’는 1만 708건으로 나타났고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통화 녹취에 대한 대항마로 국민의힘에서 적극적으로 제기한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은 같은 기간동안 7892건으로 나타났다(그림1).

(그림1) 언급량: 형수 욕설 vs 김건희 통화(2022년 1월 10~20일)

관련 검색어를 포괄적으로 모두 포함하면 훨씬 더 언급량이 많겠지만 주목하는 건 두 가지 논란이 서로 경쟁하면서 주목받는다는 점이다. 즉 ‘김건희 통화’ 논란에 대한 맞상대가 ‘형수 욕설’ 논란이다. 날짜로 보면 ‘김건희 통화’ 논란의 주목도가 한 풀 꺾이는 지점인 17일에 ‘형수 욕설’의 언급량은 더 늘어나는 ‘경쟁적 관계’를 확인하게 된다.

두 번째로 발견하는 빅데이터 내용은 ‘비호감 이미지 확대’ 결과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이미 경선을 거치면서 비호감도가 높아졌다. 경선은 네거티브 성격이 강했고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으로 발목이 잡혀 있다. 윤석열 후보는 검찰의 고발장 작성 사주 의혹과 부인, 장모의 재산 축적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형수고발’과 ‘김건희 통화’ 이슈는 두 후보의 비호감도를 더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공통적 연관어를 보더라도 긍정적 연관어는 발견하기 어렵고 인터넷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단어 중 ‘이재명’, ‘김건희’와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그림2).

(그림2) 연관어 비교: 형수 욕설 vs 김건희 통화(2022년 1월 10~20일)

빅데이터 감성 분석에서 ‘형수 욕설’은 관련 감성 연관어로 ‘욕설’, ‘패륜’, ‘논란’, ‘의혹’, ‘범죄’ 등이 떠오른다. 부정적 감성 연관어가 대부분이다. ‘김건희 통화’는 ‘불법’, ‘떠들다’, ‘심각하다’, ‘염려’, ‘범죄’, ‘여혐’ 등이다(그림3). 결과적으로 ‘비호감 이미지’의 확대 현상이다.

(그림3) 감성 연관어 비교: 형수 욕설 vs 김건희 통화(2022년 1월 10~20일)

세 번째로 발견하는 빅데이터 내용은 ‘부동층 영향력’으로 귀결된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추이 분석에서 ‘형수 욕설’과 ‘김건희 통화’에 대해 부정 추이가 분석 기간(1월 10~20일) 중 어떻게 되는지 분석해 보았다. ‘형수 욕설은’ 빅데이터에서 부정 감성 비율이 83%로 나타났고 ‘김건희 통화’는 76%로 나왔다(그림4).

(그림4) 감성분석 부정 추이 비교: 형수 욕설 vs 김건희 통화(2022년 1월 10~20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도긴개긴이다. 따지고 보면 ‘형수 욕설’이나 ‘김건희 통화’ 모두 여성과 관련 있다. 이번 대선은 후보자의 진영 내 지지층이 아닌 중간 지대에 있는 부동층 유권자인 MZ세대, 여성, 중도층을 더 많이 확보하는 일이 승부처다. ‘김건희 통화’에 나오는 내용과 ‘형수 욕설’에 나오는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면 여성을 비롯한 부동층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내용이다. 적어도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는 의미다.

이번 대선은 상대적으로 이전 선거보다 더 비호감 선거로 인식되고 있다. 후보자가 내놓은 공약에 집중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후보자와 관련된 각종 의혹과 논란 때문이다. 그래서 중간 지대 유권자층인 MZ세대, 여성, 중도층의 표심은 계속해서 요동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빅데이터로 분석해 본 결과 ‘형수 욕설’과 ‘김건희 통화’는 유권자들의 혐오 대상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논란 경쟁 현상’, ‘비호감 이미지 확대’, ‘부동층 영향력’을 발견하게 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형수 욕설’과 ‘김건희 통화’ 중 어느 쪽이 후보의 지지율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지 묻는다면 빅데이터의 답변은 ‘피장파장’ 또는 ‘점입가경’으로 귀결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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