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투비, KG동부제철과 MRO자재 구매협약 체결

거래 수익금 일부, 탄소저감 등 ESG 활동 쓰기로

박성희 KG동부제철 대표이사(왼쪽)와 이유경 엔투비 대표이사가 자재 구매대행 협약과 사회문제 해결을 결합한 ‘좋은친구 프로그램’ MOU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박성희 KG동부제철 대표이사(왼쪽)와 이유경 엔투비 대표이사가 자재 구매대행 협약과 사회문제 해결을 결합한 ‘좋은친구 프로그램’ MOU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데일리임팩트 채명석 기자] “열연강판 가격을 올린만큼 냉연강판 가격을 올려달라.”(동부제철)

“우리는 최선을 다해 공급하는 성의를 보여줬는데 대금 결제를 일부러 안하고 있다.”(포스코)

10여 년 전, 동부그룹 계열사였던 동부제철은 틈만 나면 포스코와 싸움을 벌였다. 동부제철은 포스코에서 납품받은 열연강판을 냉연강판으로 제조·판매하는데, 포스코가 열연강판 가격은 올리고 냉연강판 가격은 올리지 않아 롤마진이 줄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동부제철의 전신은 일신제강이다. 부도 후 포스코가 위탁경영을 하고 있던 일신제강은 김준기 회장의 동부그룹에 매각된, 어찌보면 가장 친근한 사이가 됐어야 했다. 하지만, 열연강판 거래에서의 잡음으로 동부제철은 포스코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고, 포스코도 나름대로 동부제철을 곱지못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포스코와의 갈등은 동부제철이 열연강판의 자체 생산을 위해 전기로를 통한 일관제철사업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 충남 당진에 건설한 동부제철 열연공장에 두 개의 전기로를 세우며, 열연자립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 후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위축에 동부제철의 주인은 KG그룹으로 바뀌었고, 사명도 ‘KG동부제철’로 변경했다.

갈등의 역사를 써 왔던 두 회사가 ‘친구’ 사이가 되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포스코그룹 소모성자재(MRO) 전문기업 엔투비(대표 이유경)와 KG동부제철(대표 박성희)은 지난 14일 자재 구매대행 협약과 사회문제 해결을 결합한 ‘좋은친구 프로그램’(이하 ‘좋은 친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좋은친구’는 엔투비가 신규 고객사와의 구매대행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를 재원으로 고객사와 공동으로 탄소저감, 지역사회 환경개선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추진하는 연대와 협력의 새로운 롤모델로서, 포스코그룹 ‘기업시민’의 5대 브랜드 중 하나인 ‘Together with POSCO(동반성장)’을 타사까지 확장한 사례다.

엔투비는 MRO 업계 최저 마진율을 유지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적정 납품단가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좋은친구’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탄소저감, 지역사회 환경개선 등 다양한 ESG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철강 부문에서의 협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포스코그룹과 KG동부제철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엔투비는 금번 KG동부제철을 비롯해 올해 현대제철, 세아제강, SIMPAC 등 국내 유수 철강관련 기업들과 구매대행 계약을 통해 철강전문 MRO 기업으로 성장하는 한편, 고객사의 구매물량 통합 및 과학적 구매 기법 적용으로 국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경쟁력 있는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판로를 만들어 줌으로써 강건한 철강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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