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 테스트베드'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

재밌는 금융 콘텐츠로 지역 내 '인기명소'로 자리매김

신한은행, "디지털 금융 혁신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 점 내 CX존. 사진.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 점 내 CX존. 사진. 신한은행.

[미디어SR 김병주 · 조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국내 산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 따라 부정적 영향이 크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코로나19사태를 혁신의 마중물이자 가속페달을 밟는 반전의 계기로 삼기도 한다.

금융권에서 불고 있는 ‘비대면’, ‘디지털 혁신’이야말로 바로 그 같은 기류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만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은행들은 자연스레 이에 대한 해법찾기에 골몰해왔다.

특히 최근 시중은행들이 영업점 통폐합을 통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가운데, 이를 대체할 무기로 디지털 금융기술을 활용한 혁신금융 솔루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디지로그 브랜치(DIGILOG BRANCH)’도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다.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고객의 감성이 함께하는 미래 금융공간을 표방하는 ‘디지로그 브랜치’는 신한은행 디지털 혁신을 가늠하는 디지털 테스트 베드 공간이다.

현재 신한은행은 서울 중구 서소문, 인천 남동중앙금융센터, 서울 목동 신한 PWM목동센터에 디지로그 브랜치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오픈 한 디지로그 브랜치는 영업 개시 한 달여 만에 지역 내 고객들로부터 주목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펀(Fun)’한 금융을 알린다

지난 8월 12일 오후, 기자가 방문한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점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이들이 점포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실제로 금융업무를 보기 위해 찾아온 고객 못지않게 공간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고 매장을 찾은 ‘단순 방문객’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기자의 눈에 처음 확 들어온 것은 바로 영업점 내 중앙부를 차지하고 있는 ‘CX(Customer Experience·고객 경험 제공) 존’이었다. 커다란 원형 테이블에 터치스크린을 구현한 ‘CX 존’에서는 다양한 금융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가장 눈길을 모은 서비스는 성격유형 검사인 ‘MBTI’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SFTI금융유형 검사’였다. SFTI(Shinhan Financial Type Indicator) 검사를 진행한 고객은 각각 16가지의 성격유형에 적합한 금융성향별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기자가 체험한 CX존 금융성향테스트. 사진. 김병주 기자.
기자가 체험한 CX존 금융성향테스트. 사진. 김병주 기자.

물론 MBTI성향을 모르는 경우, 직접 그 자리에서 간단한 성격 유형 검사를 통해 성향을 확인하면 되기에 그야말로 간편하면서도 유용했다.

실제로, MBTI 성향을 모르고 있던 기자는 이날 간단한 검사를 통해 성향(INFJ)을 알 수 있었다. ‘검소한 절약가’의 금융 성향을 가진 INFJ 성향 고객에 대해 CX 존은 비교적 안정적인 적금 상품을 추천해주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흥미있는 상품을 직접 담아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송하거나, 영업점 내 미디어월(Media Wall)에 띄워 보다 자세한 상품 설명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해줬다.

이밖에 CX존에서는 ▲보통사람 금융생활 ▲우리동네 흑백사진관 ▲지식창고 ▲디지털 응원나무 등의 콘텐츠를 제공, 고객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통사람금융생활’은 ▲성별 ▲연령 ▲세대별로 해당 사항을 골라 자신과 유사한 고객군의 특징과 맞춤 금융상품을 알려준다. 영업점 인근 오래된 소상공인 가게들을 소개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는 ‘우리동네 흑백사진관’은 인근 직장인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로 꼽힌다.

한편, 입구 왼편에 자리잡고 있는 벤딩머신(Vending Machine)도 주목해볼 만하다. 사전체험 행사에서 직원과 고객들 모두에게 가장 큰 인기를 누린다는 벤딩머신은 직접 고객이 원하는 사은품을 선택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은행 측으로부터 전송받은 모바일 QR코드를 활용해 사회적 기업 ‘동구밭’의 자연 친화 비누, 쏠(SOL)과 몰리(MOLI)를 활용한 생활용품 등 본인이 원하는 사은품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재능있는 신진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상상갤러리, 직원들의 업무혁신을 위한 미래영업연구소와 디지털 마케팅실 등 다양한 혁신공간도 마련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고객에게 즐겁고 혁신적인 금융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공간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담았다”며 “이른바 ‘은행 같지 않은 은행’을 목표로 디지로그 브랜치에 차별화 감성을 계속해서 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로그 브랜치 컨설팅 라운지. 사진.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 컨설팅 라운지. 사진. 신한은행.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존지대

디지로그 브랜치는 단순히 고객의 흥미나 재미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금융업의 본질에 부합하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미있는 공간이다. 특히 여기에는 ‘100% 비대면’, 또는 ‘최소한의 대면 업무’라는 디지털 영업점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선 입출금 등 단순 업무 처리 고객은 컨시어지 데스크에서 안내를 받아 키오스크와 디지털 데스크를 활용해 셀프뱅킹으로 간편하게 비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일부 업무에 대해서는 현장에 나와있는 직원들과의 대면 상담도 가능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사전예약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대면 상담업무도 진행 중”이라며 “고객의 금융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독립된 컨설팅 라운지에서 상담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점 내 한 쪽에 마련된 ‘디지털 데스크’는 신한은행이 추구하는 디지로그 브랜치의 지향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디지로그는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ue)의 합성어다. ‘디지로그’라는 용어를 통해 이 공간에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감성을 모두 담겠다는 신한은행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독립된 공간으로 마련된 디지털 데스크는 본점의 디지털영업부 직원과 고객 간 화상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금융상품 신규가입, 대출 상담 등의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생체인증과 같은 본인확인 절차는 디지털 데스크 내 비치된 기계를 통해 고객이 직접 진행한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곧 은행 고유의 상담업무(아날로그)와 생체보안 인증(디지털)이 공존하는 디지로그의 정체성과 맥이 닿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테스트베드 운영을 통해 디지털 데스크의 기능을 고도화 시켜 나갈 것”이라며 “추후 디지털 데스크를 다른 영업점에도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점 2층. 각종 업무 및 컨설팅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김병주 기자.
디지로그 브랜치 서소문점 2층. 각종 업무 및 컨설팅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김병주 기자.

또한 신용카드 관련 업무를 희망하는 고객을 위한 ‘스마트 카드 업무 키오스크’도 눈에 띄었다. 영업점 카드 업무의 90% 이상 처리 가능한 카드 업무 전용 키오스크인 해당 기기는 최대 300매의 다양한 카드를 관리해 고객이 원하는 카드를 즉시 발급해준다.

특히 화상상담을 통한 본인 인증과 정맥, 안면인식(예정) 등을 활용한 생체 인증 시스템으로 보안성과 편의성도 대폭 높였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아직 파일럿 운영기간이므로 키오스크로 가능한 서비스 가운데 일부만 활성화돼 있다”며 “시범운영을 통해 얻은 결과를 기반으로 키오스크의 활용 방안과 고도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각종 디지털 콘텐츠로 고객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는 디지로그 브랜치는 벌써부터 금융업계 내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이자 흥미로운 실험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아직 오픈 한 달여 밖에 안된 일종의 ‘디지털 테스트 베드’인 탓에 신한은행이 추구하는 서비스의 100%를 체험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디지로그 브랜치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현재 테스트베드 운영의 목표”라며 “각 지점에 디지털 데스크, 키오스크 등을 어떤 식으로 배치할지, 또 공간 설계를 어떻게 변형시킬지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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