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4대 금융지주 모두 '중간배당' 시행

'연간 배당성향'은 4차 코로나 대유행이 관건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사진. 각 사 제공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사진. 각 사 제공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하반기를 앞두고 국내 4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들이 분기‧중간배당을 시행한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중간배당에 나서는 건 금융지주사 시대가 개막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여전히 배당성향 조절을 권고하고 있어 배당성향 수준에는 주주들이 기대하는 수준에는 못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은 주당배당금 결정, 주주명부 폐쇄 등 중간배당을 위한 사전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로써 올해 초,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공언했던 ‘하반기 중간배당’도 조만간 실행에 옮겨질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중간배당 실행할 듯 

특히 최근 금융당국은 ‘신한금융그룹의 분기배당 제동’과 관련해 배당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로써 신한금융그룹을 포함한 KB‧하나‧우리금융 모두 예정대로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분기배당이란, 말 그대로 매 분기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애초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은 ‘반기배당(상반기‧하반기)’ 형식으로 배당을 진행하겠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분기배당과 달리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신한금융그룹에 대해 분기배당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배당에 대해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던 금융당국이 ‘분기배당’에 제동을 건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4차 대유행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포함한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료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분기배당은 자칫 자본 건전성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금융당국의 과도한 제재’라는 의견에 금융당국은 결국 한 발짝 물러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비록 강제적인 배당성향 제한 조치는 끝났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배당 횟수에 개입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신한금융이 실제로 분기배당에 나설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나 홀로 분기배당’은 자칫 사회적 분위기를 거스르는 조치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왼쪽부터)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 사진. 각사.
(왼쪽부터)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 사진. 각사.

연간 배당성향, ‘4차 대유행이 관건’

이번 금융당국의 결정으로 4대 금융지주 모두 분기·반기배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중간배당에 나선다면 대한민국 금융사에서 처음있는 일인만큼 금융권에서도 단연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 3사는 주당배당금도 결정해 공개했다. KB금융은 주당배당금 750원, 하나금융이 700원, 우리금융은 150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한 상황이다.

애당초 금융지주사들은 공격적인 배당을 예고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데다, 전통적으로 금융권이 '주주 친화 성향'을 띠는 대표적인 산업군이기 때문이다.

이미 앞서 언급한 금융지주 3사는 중간배당 규모를 공개했다. KB금융은 2922억원, 하나금융지주는 2041억원, 우리금융지주는 1083억원을 중간배당에 사용할 방침이다.

실적 규모와 배당 규모가 비례하는 만큼, 아직 배당 규모가 정하지 않은 신한금융 또한 KB금융 수준의 배당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과 비슷한 2000억원 후반대의 배당이 이뤄진다면 4대 금융지주의 중간배당 규모는 9000억원대를 넘어서게 된다.

한편 4대 금융지주 각각의 연간 배당성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금융당국이 내세웠던 배당성향 제한 기준(20%)보다는 높아질 것이 확실시 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중장기적으로 30% 수준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배당성향 수준(25~26%)이 현실적이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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