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지난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1조클럽에 입성했던 롯데건설이 상반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건설이 하반기에 남아 있는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수주해 지난해에 이어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부문 1위는 DL이앤씨로 총 수주액 1조7935억원을 달성했다. 대우건설이 근소한 차이로 1조 7372억원을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리모델링 사업을 필두로 쌍용건설(1조3400억원)이 톱5에 진입했으며, 현대건설(1조2919억원)과 GS건설(1조890억원)이 나란히 4위, 5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1조5890억원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롯데건설이 9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주액을 올렸다. 롯데건설의 상반기 실적은 창원양덕4재개발 (2071억원), 목동2차우성아파트 리모델링 (4944억), 부산수안지역주택조합사업 1970억 등 3개 현장에서 (8985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에 롯데건설은 여느 때보다 하반기 더 치열한 수주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사업이다 보니 보안상 어느 사업지에 집중하는지 말할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롯데건설이 강한 사업 의지를 보이는 지역으로는 서울 북가좌6구역(4935억원 규모)을 꼽을 수 있다.
롯데건설은 북가좌6구역 사업 수주를 위해 입찰보증금까지 미리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보증금을 빨리 납부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주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이밖에 부곡다구역 재건축(3000억원) 시공사 선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9000억원)에도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만일 롯데건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수주에 성공하게 된다면 하반기 1조7000억원 이상의 신규수주를 받을 수 있어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2조클럽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2조6326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2019년 1조2038억원보다 2배 넘는 실적을 달성해 5년 만에 3위를 기록했다.
다만, 생각만큼 롯데건설의 사업수주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가좌6구역 재개발사업의 경우, 상반기 수주 실적 1위인 DL이앤씨를 비롯해 이미 1조원이 넘는 수주실적을 쌓은 GS건설 등이 함께 관심을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DL이앤씨는 특화설계적용, GS건설은 조합원 등을 상대로 대면 홍보를 펼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북가좌6구역 조합이 롯데건설과 DL이앤씨가 구두 지침상 입찰보증금 납부 시점을 어겼다고 보고 법률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합과의 시비가 불거지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가좌6구역은 내달 14일까지 입찰을 진행하고 8월 중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 컨소시엄과 맞붙는 의왕 부곡다구역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도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특화설계 중심의 대안설계를 제안했고, 롯데건설은 '시그니처 롯데캐슬`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오는 4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가 결정될 예정이다.
여기에선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로 인해 이미지가 다소 실추돼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건도 쉽지 않은 수주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사현대아파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최근 리모델링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DL이앤씨와 현대건설 등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롯데건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2241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2%, 17.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6.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