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금융업계 최초로 '탈석탄 금융' 선언

직원들 구내식당 메뉴도 합리적 'ESG 실천' 대상

윤종규 회장 주도로 금융계 'ESG 왕좌' 유지할듯

지난해 9월 KB금융그룹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ESG위원회 회의.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김경호 이사, 윤종규 회장, 오규택 ESG위원회 위원장, 선우석호 이사, 최명희 이사, 정구환 이사. 사진. KB금융그룹
지난해 9월 KB금융그룹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ESG위원회 회의.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김경호 이사, 윤종규 회장, 오규택 ESG위원회 위원장, 선우석호 이사, 최명희 이사, 정구환 이사. 사진. KB금융그룹

[미디어SR 임은빈 기자] KB금융그룹은 지난달 28일 '2020 CDP Climate Change'에서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인정받아 금융 부문 'CDP Korea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에 4년 연속 선정됐다.

'CDP(Carbon Disclosure Project)'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라는 의미로 주요 기업의 기후변화, 물, 산림자원 등 환경 관련 경영정보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해, 전세계 금융기관이 투자와 대출 등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매년 전세계 9600여개 기업이 CDP를 통해 자산규모 110조 달러에 달하는 590여개 투자자들에게 환경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CDP한국위원회는 시가총액 상위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경영 정보를 평가해 금융을 포함한 9개 섹터에서 기후변화대응 우수기업을 선정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14일 미디어SR에 "'CDP Korea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 선정은 KB금융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위기 대응 노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KB금융은 금융업계에서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을 발휘하고 ESG경영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탄소배출량을 25% 감축하는 것뿐 아니라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와 관련된 사업 참여를 중단하고 지속가능 투자를 확대하는 등 체질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 셈이다.  

KB금융은 지난해 9월 '탈석탄 금융' 선언문을 통해 "현재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석탄화력발전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약정돼 있다"며 "기존 약정된 투자, 대출 건에 대해서만 집행하고 석탄화력발전 신규 PF 참여는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KB금융은 이날 탈석탄 선언에 따라 추후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채권 인수 등에 대해서는 일절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분명히 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현재 정부의 한국판 뉴딜 계획 지원사업의 성격도 띠고 있는 KB금융의 '탈석탄 금융' 선언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을까.

KB금융 관계자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환경파괴 등의 위험이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는 금융지원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판 뉴딜 지원을 위해 올해 3조2000억원을 목표로 지속가능 투자를 펼치고 있다"면서 "4월말 기준으로 2조2000억원의 투자를 통해 약 70%의 달성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탈석탄 투자는 현재까지는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인 투자 항목은 △KB국민은행이 진행한 1751억원 규모의 석문국가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 금융지원 △KB증권이 진행한 2800억원 규모의 자원 재활용 기업 지원을 위한 코엔텍 및 새한환경 인수금융 △5000억원 규모의 새만금 육상태양광3구역 발전사업 △화순 금성산 풍력발전사업 △고덕 연료전지 발전사업 등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의 금융주관 업무 수주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내식당 메뉴 마저 채식위주의 식단으로 생활 속 'ESG 실천'

KB국민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그린 먼데이(Green Monday)' 식단표. 사진. KB국민은행 관계자
KB국민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그린 먼데이(Green Monday)' 식단표. 사진. KB국민은행 관계자

KB금융그룹의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탄소 중립 실천과 임직원 건강 증진을 위해 매주 월요일 구내식당 메뉴를 채식위주의 식단으로 구성하는 '그린 먼데이(Green Monday)'를 운영하고 있다.

'그린 먼데이(Green Monday)'는 전설적인 록 밴드 영국의 비틀즈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일주일 중 최소한 하루는 채식을 하자고 제안한 'Meat Free Monday' 캠페인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 여의도 신관 본점 건물의 구내식당 메뉴는 매주 월요일 저탄소 식단으로 운영된다. 샐러드 코너도 식물성 식품 중심으로 구성된 샐러드가 제공된다. 저탄소 식단이랑 채소와 과일 등 식물성 식품을 제공하는 식단으로 동물성 식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주 월요일 점심 메뉴로 신관은 '고기 없는 감자탕', 구관은 '곤드레 밥'이 나왔는데, 맛도 좋고 영양가도 풍부해 직원들 반응이 너무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키는 육류 대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기후 변화 대처에도 기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며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저탄소 식단을 반겼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KB Green Wave 필(必)환경 캠페인'을 통해 ESG실천 문화를 전파해나가고 있다. 

올해도 'Less Paper, Save Energy, No Plastic(종이를 덜쓰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3대 방침을 앞세워 종이통장 줄이기, 전기사용 줄이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 친환경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숲속 놀이터' 리브 정원 개장

KB국민은행이 경기도 포천시 국립수목원에 개장한 '리브정원 2호'. 사진.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경기도 포천시 국립수목원에 개장한 '리브정원 2호'. 사진.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지난 5일 경기도 포천시에 소재한 국립수목원에 '리브(Liiv)정원' 2호를 개장했다. 은행 임직원들이 모은 성금으로 조성된 리브정원은 가족과 함께 휴식하며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난 2018년 10월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리브정원 1호를 개장한데 이어 어린이날을 맞아 국립수목원에 두 번째 리브정원을 개장한 것이다.

리브정원 2호는 국립수목원 입구 맞은편에 위치해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숲 속 놀이터라는 컨셉으로 꾸며져 아이들이 나무, 풀, 꽃과 함께 어울려 자연을 직접 느끼며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또한 입구에 비치된 워크북을 활용해 KB금융그룹 캐릭터인 키키, 아거, 라무 등 스타프렌즈 스티커를 붙이며 리브정원 곳곳을 관찰하고 즐거운 탐험을 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태풍으로 쓰러진 통나무들로 징검다리를 만들고 오두막을 짓는 등 숲과 자연을 그대로 활용했다"면서 "리브정원에서 아이들이 뛰어 놀면서 자연과 숲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실한 'ESG 경영' 실천과 함께 창사 이래 최대 분기실적 이뤄

KB금융그룹은 지난달 발표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경영실적에서 당기순이익 1조270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실적을 시현했다.

이는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 중심으로 그룹의 핵심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작년 1분기에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확대로 부진했던 기타 영업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4.1% 증가한 실적이다. 이는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있는 성장에 기반해 한층 더 견고해진 펀더멘털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 현황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프라삭, 부코핀은행 등 M&A 영향과 신탁이익 중심으로 수수료이익이 개선되면서 실적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평가다.

KB증권은 주식시장 호황으로 주식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1분기 순이익 221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지속적인 마케팅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415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분기 대비 72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3년 연속 실적 감소를 보이며 KB금융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할 뻔한 KB손해보험도 지난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기환 대표의 선전에 힘입어 1분기 당기순이익 688억원을 기록하며 반전의 기회를 거머쥐었다.

KB금융은 계열사들의 선전에 힘입어 손해율이 하락하고 투자손익이 개선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하는 알찬 성과를 일궈냈다. 3월말 기준 내재가치는 약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성장했고 가치경영 기반 시장지배력 확대 전략 덕분에 1분기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2조 8910억원에 달했다는 얘기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ESG평가'에서 금융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과시했다. 통합등급, 환경 부문, 사회 부문, 지배구조에서 모두 A+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KB금융의 ESG는 금융업계에서 압도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계에서 'ESG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KB금융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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