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중심의 가상화폐 거래 폭증에 '머니무브' 가속화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하루 거래액 25조원 수준 유지

가상화폐 리스크 속 '추가 투자 유치 및 IPO추진도 기대감'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연초부터 이어진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거래가 이뤄지는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하루 거래액이 주식시장 거래액을 추월할 정도의 ‘가상화폐 광풍’이 이어지면서 막대한 거래 수수료도 챙기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머니무브(Money Move)’의 흐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의 성장 역시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상화폐 ‘광풍’이 분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월 11일 기준, 국내 14개 가상자산 거래소의 하루 총 거래액은 42조원 수준이다. 특히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하루 거래액은 25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 3일 이후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 15조원을 웃도는 수치다.

그야말로 ‘가상화폐 광풍’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2030세대다. 지난해 이른바 ‘동학개미 열풍’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던 ‘주린이(주식과 어린이의 합성어로 주식투자 초보자를 일컫는 말)’들의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옮겨오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2030세대의 자금이 주식 시장에서 가상화폐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소위 ‘머니무브’의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중,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를 한 번 이상 한 2030세대는 233만5977명(중복 포함)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1분기에 처음 계좌를 개설하고 투자를 시작한 2030세대는 158만여명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절반 이상이 가상화폐 광풍에 휩쓸려 새롭게 유입됐다는 얘기다.

이처럼 가상화폐 거래가 주식시장의 규모를 뛰어넘을 정도로 늘어나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들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바로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상장이다. 지난 4월 14일 가상화폐거래소 업계 역사상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상장 당일 장중 한때 주가가 429달러까지 뛰면서 성공적으로 데뷔를 했다. 당시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1120억 달러(한화 약 125조 3900억원)까지 뛰어오르며 글로벌 금융사에 버금가는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국내 거래소에도 훈풍 불까

코인베이스의 성공적인 나스닥 데뷔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시장에도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의 가상화폐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성장세 역시 예의주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미 일부 거래소의 경우, 수 조원 규모의 시장가치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라며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가 염원하고 있는 ‘제도권 금융으로의 진입’이 현실화 될 경우, 그 가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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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는 업비트(Upbit)와 빗썸(bitthumb)의 하루 거래규모(5월 11일 기준)는 각각 27조4100억원(업비트), 3조4380억원(빗썸) 수준이다.

거래 규모는 곧 수익으로 직결된다. 대다수 가상화폐 거래소의 주요 수익원은 거래에 따라 발생되는 수수료다. 업비트의 수수료율은 약 0.05%~0.25%, 빗썸은 약 0.04%~0.25% 수준이다. 최저 수수료율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업비트가 거둬들이는 하루 수수료만 130여억원, 빗썸은 13억7000여만원 수준이다.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의 합계 매출은 네이버(약 5조원), 카카오(약 4조원)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일부 거래소는 기업공개(IPO)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대표적이다. 두나무 측 관계자는 “아직 상장과 관련해 결정된 바는 없지만 여러 가능성을 놓고 검토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미 시장에서는 두나무가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20조~3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미디어SR에 “두나무의 현재 성장추세를 반영할 경우,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해보인다”며 “미국 나스닥 시장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 대상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20배를 적용할 경우, 나스닥 상장 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20조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두나무 뿐 아니라 다른 거래소들 역시 추가 투자유치를 통해 규모의 성장 및 IPO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리스크도 여전히 강한 편이다. 지난 2017년 소위 ‘1차 비트코인 광풍’ 이후 시세가 폭락하자 거래량 역시 현저히 줄어들기도 했다. 당시 거래소들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음은 물론이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여전하다. 가상화폐를 ‘투자의 수단’이라고 말하는 투자자들과 ‘근거없는 투기 수단’이라고 말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논쟁은 지금 이순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가상화폐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투자(또는 투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차라리 안정적인 제도권 금융 진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 임지용 연구원은 미디어SR에 “탈중앙화, 속도, 저비용, 결제 안전성 등 장점을 등에 업고 향후 가상화폐의 위치는 더욱 견고해 질 것”이라며 “특히 국내외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의 상장 움직임은 가상화폐 시장의 제도권 진입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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