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 실버타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에 있는 늘푸른 실버타운. 사진제공 늘푸른 실버타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에 있는 늘푸른 실버타운. 사진제공 늘푸른 실버타운

고령 인구가 점차 늘면서 시니어타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관심 또한 높아졌다. 그런데 생각보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살던 곳에서 멀거나 이용료가 꽤 비싸기까지 하다. 이 때문에 입주를 주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에 있는 늘푸른 실버타운(대표 김혜민)은 이 두 가지만큼은 해소하고 시니어타운의 문턱을 낮췄다고 말한다. 1200평 부지에 조성된 푸른 정원과 시니어의 눈높이에 맞춘 편의 시설이 인상적인 ‘늘푸른 실버타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연과 도시가 모두 가까운 시니어타운
이곳은 자연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면서도 최근 개통된 설문IC 근처여서 강남은 물론 일산 신도시 등 도심과도 가깝다. 뿐만 아니라 동국대 일산병원과 인제대 일산백병원도 20분 이내 근거리라 시니어가 살기에 딱 좋은 위치에 속한다.

김혜민 대표는 늘푸른 실버타운에 대해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투약, 식사, 청결 관리 등에서 도움이 필요한 시니어가 입주하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분양형 실버타운과 요양원, 두 시설의 중간 단계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대표는 이어 “전국적으로 아직 많지 않은 시설이라 늘푸른 실버타운이 어르신들께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의하면 분양형 실버타운은 수영장, 헬스장, 스파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개인이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형태로 최소 1억 원 이상의 보증금을 납부해야 입주할 수 있다. 반면, 늘푸른 실버타운은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고, 더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돌봄을 필요로 하는 시니어들에게 적합하다. 

“이곳의 보증금은 비교적 합리적입니다. 월 수납액의 두 달 치 비용만 위험부담금조로 받고 있어요. 보증금을 높이면 월 수납액은 할인되고요. 4인실부터 1인실까지 입주하시는 분의 성향과 경제력에 따라 선택 사항도 다양합니다. 4인실 140만 원에서부터 1인실 300만 원대까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1인실은 12평 정도로 욕조가 있는 화장실을 갖춘 원룸입니다.”

늘푸른 실버타운은 입주자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문턱을 없애고, 화장실 등 모든 문을 넓게 설계했다. 사진제공 늘푸른 실버타운
늘푸른 실버타운은 입주자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문턱을 없애고, 화장실 등 모든 문을 넓게 설계했다. 사진제공 늘푸른 실버타운

기본적으로 식사 및 간식, 청소와 세탁 같은 생활서비스 프로그램, 투약 및 간호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80명이 정원인 이곳은 2019년 4월 개원한 후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 40여 명이 들어와 생활하고 있다. 입주는 독립적 일상생활이 가능한 60세 이상 남녀가 법적 기준이지만 70대 초반부터 90대 초반까지 연령대가 다소 높으면서도 고르다. 굳이 따지자면 70대 후반에서 80대 중반 시니어가 가장 많다. 이런 현상은 다른 시니어타운도 마찬가지이다.  

“1인실부터 4인실까지 경제적 능력과 본인 취향에 맞게 방을 선택하십니다. 다른 분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분들은 경제적 능력과 관계없이 2, 3인실도 좋아하세요.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1인실을 고려하시고요.”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 녹아든다
이곳에 사는 시니어들은 건강 케어 이외에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알차게 생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출입이 어렵게 됨에 따라 월별 특별 프로그램을 더 다양하게 운영 중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외부 활동을 많이 했을 겁니다. 지금은 내부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어요. 신체활동이 주가 되는 실버체조, 요가 등 운동 프로그램과 레크리에이션이 가미된 노래교실, 종이접기, 미술치료 등 인지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이와 더불어 어르신 생신잔치, 이·미용이나 얼굴 마사지를 받는 ‘차밍 데이’를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참여자에게 실버타운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제공한다. ‘장터데이’에서 사고 싶었던 물품을 이 화폐로 구매할 수 있다.

김 대표는 “기존 프로그램에다 특별 프로그램을 더해 어르신들이 시설 안에서도 재미있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주하는 어르신이 병원이나 은행, 부동산 업무 등 본인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처리를 위해 외부에 나갈 때 직원이 동반해 돕는다. 상주하는 간호사와 요양보호사가 있어 건강관리는 물론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시설의 모든 이용자가 코로나19 '1차 예방 접종'을 받았다.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져 지금은 비접촉 면회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보면서 대화할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드리고 있어요. 보호자들이 많이 걱정하셨는데 예방접종도 빨리 받았습니다.”

사이클은 물론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 사진제공 늘푸른 실버타운
사이클은 물론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 사진제공 늘푸른 실버타운

아버지 뜻 새기며 시니어와 함께

늘푸른 실버타운은 사실 김 대표의 선친 김용훈 이사장의 유지가 깃든 곳이다. 10여 년 넘게 요양원을 운영했던 김 이사장의 노하우와 요양원으로는 다할 수 없었던 시니어케어에 집중하고 싶어 늘푸른 실버타운을 개원했다. 

“요양원이 도심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버지는 어르신들이 자연 속에 있으면 더 좋으실 것 같다고 생각하셨어요.”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자식이 부모를 모신다는 의미가 사라지면서 시니어세대를 위해 주거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김 이사장의 깊은 뜻도 작용했다.
“요양원에 들어가기에는 건강하고, 분양형 시니어타운처럼 높은 보증금을 내자니, 부담되어 요양원을 알아보신다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시니어타운 터를 잡고 개원 준비를 하면서 김 이사장의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외국 제약회사에서 일하던 김 대표가 아버지의 일을 돕게 됐고, 대표로 취임해 처음부터 일을 도맡게 됐다. 김 이사장은 늘푸른 실버타운의 개원을 지켜본 뒤 지병이 악화해 지난해 유명을 달리했다. 이후 김 이사장의 자녀들이 운영을 맡고 있다.

“새로 개설하면서 투자도 하시고 중압감도 있어 무리를 좀 하셨어요. 정원도 당신이 직접 수목을 알아보고 작업도 손수 하셨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기는 했지만, 제가 직접 주도해서 일한 건 대표가 돼서부터입니다. 다행히 채용을 통해 만난 저희 시설장님, 국장님, 사회복지사들이 아주 좋으십니다. 여기 어르신들도 이렇게 착한 사람들만 일하는 곳도 처음 봤다고 말씀해 주세요.” 

개원 초 김 대표는 실버타운 내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면밀히 살피고 챙겼다. 지금은 입주자가 늘면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개원 준비 전부터 개원까지 시니어타운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해왔습니다. 대부분 혼자 생활하시다가 식사나 투약 관리가 어려워져 입주하시는 경우가 많더군요. 자녀들과 생활하셔도 직장에 출근하는 등의 이유로 잘 챙겨드리지 못할 경우 입주를 많이 고려하십니다. 긴 세월 일터와 가정에 헌신하며 고생하신 어르신들의 노후생활을 더 즐겁고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곳에 와 더 건강해지는 어르신들을 보며 많은 보람과 의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아버지의 뜻을 되새기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게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늘푸른 실버타운은 시니어타운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너무 멀지도 않고 적당한 곳에 있으니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부담 없이 방문해 보면 어떨까 싶다. 

봄꽃이 활짝 핀 늘푸른 실버타운의 정원 . 사진제공 늘푸른 실버타운
봄꽃이 활짝 핀 늘푸른 실버타운의 정원 . 사진제공 늘푸른 실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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