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4대 금융지주 ESG채권 발행 규모 2조원대 추산

ESG경영 강화 전략에 따라 올해 10조원 규모 발행 될 듯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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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김병주 기자]금융권에서 ESG채권 발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공공기관 중심의 ESG채권에 대한 관심이 ESG경영 강화 전략에 발맞춰 시중 금융권으로 들풀처럼 확산되는 분위기다.

금융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자금확보와 ESG역량 강화가 가능한 ESG채권 발행 열풍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ESG채권 발행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은행, 카드사 등 금융권의 2020년 ESG채권 발행 규모인 7조원의 약 30% 수준이다. 벌써부터 업계에선 올해 ESG채권 발행 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SG채권은 크게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 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친환경’ 테마의 녹색채권 발행에 집중해왔던 금융권에서는 최근들어 사회적 채권·지속가능 채권 발행에도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 채권’의 발행세가 주목된다. 지속가능채권은 친환경(녹색채권)과 사회적 가치 창출(사회적 채권)이라는 키워드를 모두 담은 채권이다. 각각의 사업목적에 맞게만 사용할 수 있는 ESG채권의 특성상, ‘지속가능채권’은 모든 ESG 요소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업에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녹색채권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녹색경제’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이 국가 차원의 어젠다로 ‘친환경’을 내세우고 있다. 당분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녹색채권 발행 수요 역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바람을 타고 국내 금융사들의 ESG채권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IBK기업은행의 자회사인 IBK캐피탈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조달된 자금은 탄소중립·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프로젝트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특히 이번 채권 발행과정에는 기술보증기금 등 국내 주요 ESG투자자들이 참여했다”며 “우수한 사업 펀더멘탈과 지속경영 가능성을 채권 발행시장 내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사진. 각 사 제공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사진. 각 사 제공

KB국민은행도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원화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이번에 발행된 채권을 통해 조달될 재원은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등 국내 저탄소 녹색 사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지방은행들도 ESG채권 발행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사회적채권 평가를 받아 최고 등급 ‘SB1’ 인증을 획득한 BNK경남은행은 최근 1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해당 채권은 사회적채권의 특성에 맞는 중소기업·벤처기업·사회적기업 금융서비스 등에 지원될 예정이다.

이밖에 경남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 등도 올해에만 각각 700억~1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처럼 국내 많은 금융사들이 ESG채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ESG채권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장점 때문이다. 우선 전세계적인 ESG투자 열풍으로 ESG채권을 찾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운용사들은 아예 ESG경영 노력을 투자 고려 요소에 포함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공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금융사들은 ESG채권 발행 과정에서 수수료 면제와 같은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 ESG채권에 대해서는 자금조달 비용 절감을 위해 신규 상장수수료 면제와 같은 혜택이 지원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ESG 분야의 투자수요 증가로 인해 낮은 금리의 자금 조달이 가능한 만큼, 당분간 ESG채권에 대한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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