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수신잔액 10조원-카카오뱅크 가입자 1500만명 돌파

비대면 금융 활성화로 폭풍성장…디지털 기반 차별화 노력 지속

서호성 케이뱅크 차기 행장(왼쪽)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 각사.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왼쪽)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 각사.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성장세가 심상치않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금융업무가 활성화되면서 시중은행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기존 시중은행들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수신 잔액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수신잔액이 약 1조85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 재개 9개월만에 무려 5배가 급증한 것이다. 최근 가입자수도 400만명을 돌파하며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주목할만한 대목은 수신잔액 10조원을 달성하기까지 걸린 기간이다. 2017년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불과 4년 만에 1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은행업계 1~2위를 다투는 신한은행(11년 8개월), 국민은행(27년)과도 제법 차이가 난다.

수신 성장률도 눈에 띈다. 지난 2019년 말 대비 2020년 말 수신 성장률을 살펴보면, 4대 시중은행과 6대 지방은행(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은행), 2개 인터넷전문은행 등 총 12개 은행 중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4곳(신한‧광주‧카카오뱅크‧케이뱅크)에 불과하다.

케이뱅크 본사. 사진. 케이뱅크.
케이뱅크 본사. 사진. 케이뱅크.

이 가운데 케이뱅크는 4곳 중 가장 높은 63.9%(2019년 말 총수신 2조2845억원, 2020년 말 3조7453억원)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3개 은행은 모두 10%대 성장률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케이뱅크 성장세의 원인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를 첫 손에 꼽는다. 지난해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손을 잡고 '원화 입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 폭등과 이에 따른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맞물리며 수신잔액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밖에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와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연 0.5~0.6% 수준의 경쟁력있는 금리 등도 케이뱅크의 성장세를 이끈 원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 역시 케이뱅크 못지않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전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하는 성적표를 냈다.

특히 수익원의 주축인 순이자손익은 지난해 40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0%이상 늘어났다. 금리 인하로 대다수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카카오뱅크의 NIM은 오히려 1.68%로 전년 대비 0.27%p 상승했다.

제공 : 카카오뱅크
제공 : 카카오뱅크

가입자 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8년 769만명이었던 고객 수는 지난해 기준 1490만명 수준까지 올랐다. 단순 가입자까지 감안하면 1500만명이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오는 하반기 중 100% 비대면 형식의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목표로 관련 인력 충원 및 시스템 정비를 진행중이다. 100% 비대면 방식의 주담대는 시중은행에서도 난색을 표하는 상품인 만큼, 실제 출시될 경우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카카오뱅크가 준비하는 주담대는 아파트 뿐 아니라 일반 주택까지 담보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면서도 “완벽한 주담대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선 넘어야할 기술 및 서비스 난제가 많은 만큼, 출시 시점은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중은행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디지털 금융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조만간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식 요청할 예정이다. 만약 현실이 될 경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거대 금융지주사들과 ‘인뱅 시장’에서 맞붙게 된다. 확실한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거대 금융지주사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 기존 금융사의 경쟁이 현실화 될 경우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결국 다양한 여수신 상품 개발과 디지털 기반의 차별성 확보가 경쟁력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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