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사진 구혜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불과 닷새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야권의 단일화 성사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특히 2~3일 이틀간 치러질 사전 투표의 투표율이 이번 선거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시장직에는 박 후보와 오 후보를 포함해 12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허경영 국가혁명당, 오태양 미래당, 이수봉 민생당, 배영규 신자유민주연합, 김진아 여성의당, 송명숙 진보당, 정동희(무소속), 이도엽(무소속) , 신지예(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거대 양당인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 외에 이색적인 이력을 가진 군소 정당 후보들이 참신한 공약을 내세우며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판세는 박영선, 오세훈 양강 구도에서 오 후보에게로 무게추가 다소 기우는 분위기다.

리얼미터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오 후보라는 응답은 57.5%, 박 후보라는 응답은 36.0%를 기록했다.

응답 격차는 21.5%로 오 후보가 모든 연령대에서 박 후보에 비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층의 오 후보 지지율은 66.5%로 박 후보 28.1%를 크게 앞섰다.  현재 드러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후보가 박 후보를 따돌리며 기선을 제압한 형국이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7일이 휴무일이 아닌데다 과거 보선 투표율 자체가 그다지 높지 않아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있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국회의원 경력을 살려 서울을 디지털 경쟁력 1위 도시로 만들겠다는 박영선 후보와  야권 분열의 한계를 넘어 정권 교체의 초석을 놓겠다는 오세훈 후보, 두 사람의 행적과 공약을 비교 분석해봤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사진. 구혜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사진. 구혜정 기자

◆언론인 출신 정치인 '박영선'의 재도전

1960년 경상남도 창녕군에서 태어난 박영선 후보는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1982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으나 기자로 전직하고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다. MBC 보도국 경제부장 재직 중 선배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당 대변인으로 발탁하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기성 세대에게는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박 후보는 2004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활동했다.

2008년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활동하며 이명박 정부 견제에 적극 나서  '이명박 저격수'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박 후보는 지역구 공약 이행률이 96%에 달해 일 잘하는 정치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19대 총선에서 61.9%, 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되었으며 20대 총선마저도 54.1%라는 득표율로 당선돼 4선 의원에 올랐다.

19대 국회 전반기에는 여성 최초이자 비법조인 출신으로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에 앞장섰다.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올라 1년 9개월간의 활동 끝에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박 후보는 2011년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직에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으나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바 있다. 박 후보에게 이번 서울시장직 출마는 10년만의 재도전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사진. 구혜정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사진. 구혜정 기자

◆중도사퇴 빚 갚겠다, 재선 서울시장 강조

1961년 서울 성수동에서 태어어난 오세훈 후보는 환경 변호사 출신 정치인이다. 사법연수원 16기 수료생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환경운동연합 창립멤버로 오랜 기간 환경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1992년에는 환경운동연합 시민상담실장을 맡아 5년간 무료상담을 진행했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을 지냈다. 오 후보는 고리핵발전소 방사능 누출사고 현장 조사, 상계소각장 환경영향평가 조작사건 수사 촉구, 그린벨트 살리기 국민행동 등 환경 분야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겨왔다.

오세훈 후보가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은 일조권 소송이다. 30대 초반의 젊은 변호사였던 오 후보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평가 받던 부평 산곡동 아파트 일조권 소송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승소하면서 일약 스타 변호사가 됐다.

승소 후 MBC 뉴스에서 손석희 아나운서와 인터뷰를 한 것을 지켜본 MBC 프로듀서가 그를 '오변호사 배변호사'라는 프로그램의 MC로 전격 발탁했다. 이후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을 맡는 등 발송 진행자로 활약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에서 서울 강남을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환노위에서도 지하생활 공기질 문제에 대해 폭로하는 등 환경과 노동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국정감사 우수 국회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치개혁특위 간사를 맡아 정치자금법 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2006년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되어 2011년까지 연임하며 주요 정책으로 디자인 서울을 내세워 강남·북 균형발전, 복지 정책 서울 희망드림 , 대기환경 개선 등 정책을 펼쳤다. 분양 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2011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며 서울시 무상 급식 정책에서 주민 투표를 제안했고, 투표율 미달로 시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 때문에 무상급식건은 오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 후보는 정권심판론에 힘입어 재선 서울시장으로서 쌓은 시정 경험을 내세우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사진. 구혜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사진. 구혜정 기자

 

◆부동산·경제 공약 관전 포인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전 포인트는 4선 의원에 장관 출신 박영선 후보 대(對) 재선 서울시장 출신 오세훈 후보 간 수성과 탈환 구도다. 두 후보는 모두 주택 공급과 교통망 확충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주택 공급에 있어서 만큼은 추진 방식이 판이하다.

박 후보의 핵심 공약으로 21분 안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21분 생활권 도시 서울', 평당 천만원 반값아파트 공공주택 30만호 공급 , 클러스터 중심 일자리창출과 서울형 창업생태계 조성, 미세먼지 걱정 없고 편리하고 쾌적한 대중 교통망,  맞춤형 돌봄과 교육 등이다.

이밖에도 박 후보는 중기부 장관 경험을 살려 혁신기술 중소기업 지원, 블록체인 기반 KS 코인 운용, 구독경제와 프로토콜 경제 등 경제구조 혁신 등 경제 관련 주요 공약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는 여권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으로 국회의원과 중기부 장관 시절 보여준 추진력과 성과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LH 사태로 정권 심판론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이번 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 사진. 구혜정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 사진. 구혜정 기자

오세훈 후보 공약에서 서울시민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고 있는 것은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언이다. 규제 혁파를 통해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시장 친화적인 방식으로 속도감 있게 주택 공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 후보는 또한 교통망 확충, 동북권·서남권·서북권 등 권역별 균형발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1인가구 안심특별대책본부 설치 등 공약의 수혜 대상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정권 심판론의 바람을 타고 지지율을 높여가고 있으나 10년 전 무상급식 논란으로 스스로 사퇴한 이력과 내곡동 처가 땅의 보상 의혹이 최대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어 유권자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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