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김민영 디자인 기자.
이미지. 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권광석

제 52대 우리은행장으로 지난 2020년 3월 공식 취임했다. 각종 사모펀드 사고로 타격을 입은 우리은행의 고객 신뢰 회복과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회장-은행장 겸임체제가 끝나고 영입된 첫 은행장이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전까지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권광석 당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사업 대표이사와 김정기 우리은행영업지원부문장(현 우리카드 대표이사),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 사장을 최종 우리은행장 후보로 압축하고 평가를 진행했다.

당시 대다수 전문가들은 내부 인사의 승진에 무게를 실었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한 후폭풍을 원만히 수습하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 행장이 돼야 한다는 대다수 의견이 반영된 주장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벗어난 외부 인물 수혈로 나타났다.

당시 우리금융 임추위(임원추천위원회)측은 “권광석 대표는 우리금융지주 설립 뒤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을 처음 분리해 운영하는 상황에서 원활한 소통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적임자”라며 권 행장 선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은행장이라는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CEO로서의 안목을 키웠다. 그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비서실장, 우리아메리카은행 워싱턴 영업본부장, 우리은행 아크로비스타지점장, 우리은행 무역센터금융센터장,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우리은행 IB그룹장 및 대외협력단장,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두루 역임하며 새로운 환경에서도 늘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검증받은 능력과 더불어 원만한 대인관계 등 여유로운 성품은 권 행장의 성장가도를 뒷받침하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우리은행 홍보실장 시절에는 원만한 소통으로 대내외 관계자들과 긴밀한 친밀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행장에 취임한 후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MG손해보험 정상화와 코로나19 사태 속 실적 선방 등 성과를 이뤄낸 점도 금융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3월로 임기가 끝나는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점도 이같은 실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에는 권 행장이 ‘디지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를 위한 강도높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이러한 관측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1987년 한일은행에 입사해 뉴욕지점 과장, 우리은행 전략기획팀장, LA지점장, 글로벌부문장 등을 지내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2017년 우리은행 행장에 선임된 이후, 이듬해인 2018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오르며 행장도 겸직하게 됐다.

2020년 3년 연임이 확정돼, 큰 변수가 없는 한 향후 2년간 우리금융지주의 수장으로서 회사를 이끈다. 권광석 행장과는 한배를 탄 파트너로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신임 행장 선임을 앞두고 손태승 회장의 의중에 관심을 가졌다. 회장의 입김이 결국 행장 선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내부 인사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설이 무성했지만, 손 회장의 선택은 권광석 행장이었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우리은행의 오랜 관행에도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우리은행은 오래전부터 양사 출신 인물이 번갈아 행장을 맡는 관행이 있었다. 실제로 한일은행 출신인 손 회장이 이러한 연유로 상업은행 출신인 권 행장을 민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 바 있다.

손태승 회장의 입장에서는 권광석 행장과의 시너지 창출이 절실하다. 현재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에서 뚜렷한 약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증권 계열사’의 부재로 인한 결과로 보여진다.

상당수 금융지주사들이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인한 수익 증대 효과를 누리는 반면, 우리금융은 주식 계열사 부재로 관련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손 회장은 우리은행의 경영은 권광석 행장에게 맡기고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역량 강화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은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 직접 디지털집무실을 마련하는 등 디지털혁신 과정을 손수 챙기고 실무진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매일 디지털 집무실로 이동해 직접 눈으로 보고 귀담아 들으며 시장보다 빠른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손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김정기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에서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비은행 실적 강화라는 당면과제 속에서 그 중심에 선 우리카드의 혁신과 실적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임 첫해 실적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우리카드의 순이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됐음에도 지난해 1200여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 가량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김 사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영업력 강화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 ▲디지털 혁신을 통한 전 부문의 디지털화 ▲신수익원 발굴을 통한 수익 구조 다변화 ▲그룹 시너지사업 강화 등을 제시했다.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카드업계 내부에서는 수익 다각화가 최대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일단 스타트는 나쁘지 않다.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돼 관련 신사업 모델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디지털 혁신의 초석을 다진 셈이다.

특히 김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디지털 지급결제 금융사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SPC그룹 계열사 섹터나인과 디지털 서비스 혁신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스마트 서비스 출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리카드의 실적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김정기 사장의 향후 거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기 사장은 권광석 행장과 함께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유력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다만 김정기 사장과 권광석 행장 모두, 차기 회장을 위한 경쟁 보다는 우선은 당면현안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라임펀드·DLF 사태 등 경영진의 역량이 요구되는 현안이 산적한데다 디지털 혁신, 비은행 계열 실적 개선 등의 과제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박병원

대한민국 '금융계의 큰형님'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민관을 두루 거치며 자신만의 탁월한 역량을 증명해왔다. 1952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17회 행정고시 합격 후 본격적인 공직자로 나섰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거친 그는 지난 2007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이듬해인 2008년, 청와대 대통령실 소속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했고, 이후 국민행복기금 이사장, 은행연합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까지 지냈다.

국내 금융, 산업계의 전 영역에서 영향력을 보여주며 지금까지도 수많은 후배들의 멘토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안민정책포럼의 이사장으로서 굵직한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다양한 포럼과 세미나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현직에서 사실 상 은퇴한 그는 지난해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예상을 깨고 권광석 행장이 선임되자 일각에서는 그 배경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거론된 이름 중 하나가 바로 박병원 전 회장이었다.

호사가들은 권광석 행장의 과거 이력 중 ‘우리금융지주 회장실 부장’에 관심을 쏟았다. 박병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박 회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인물이 바로 권광석 행장이었다는 점을 떠올린 것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를 근거로 손태승 회장이 현 정권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권 행장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의 회장이다. 1997년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시작으로 지난 2018년 제 17대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에 선임됐다.

지난 20여년간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일하며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강력한 추진력을 기반으로 새마을금고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설립 57년만에 새마을금고의 총자산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박 회장 취임전인 지난 2017년 말 기준 새마을금고 총자산이 150조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장 취임 2년여 만에 50조원의 자산을 늘린 셈이다.

박차훈 회장과 권광석 행장의 인연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대표이사였던 권 행장은 2018년 3월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사업 대표이사로 선임돼 둥지를 옮겼다. 이후 권 행장은 MG손해보험 정상화 등 굵직한 성과를 내며 박 회장의 총애를 받았다.

권광석 행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직후, 박차훈 회장은 예상을 깬 ‘통 큰 배려’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현직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의 신분임에도 권 행장이 우리은행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출근 등을 배려해 준 것이다.

현직 최고경영자가 타 회사의 대표로 선임된 것도 모자라, 옮겨간 회사로 출근하는 것까지 허용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 할만 하다.

이후에도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양사는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힌 화훼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에 나란히 참여해 미화원 및 콜센터 직원들에게 꽃을 선물했다.

캠페인에 동참한 기업 CEO가 다음 릴레이 주자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당시 공익 캠페인에서, 먼저 참여한 권광석 행장은 다음 참가자로 박차훈 회장을 추천해 두사람간의 남다른 친분을 실감케 했다.

윤호영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표다. 보수적인 금융권의 혁신을 이끌며 ‘혁신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카카오뱅크 역시 빠른 시간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물음표로 가득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을 느낌표로 바꾸었다.

지난 1996년 대한화재에 입사해 금융권에 발을 처음 내딛은 이후,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다음 경영지원부문 등에서 근무했다.

2014년부터 카카오의 모바일뱅킹 전담팀을 이끌기 시작해 2020년 3월 카카오뱅크의 대표이사로 확정,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다.

윤호영 대표와 카카오뱅크의 당면과제는 올해로 예정된 기업공개(IPO)다. 올해 IPO 최대어로 손꼽히는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는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앞서 언급했던대로 윤호영 대표는 금융업계의 대표적인 ‘혁신 리더’로 손꼽힌다. 대한화재와 다음, 카카오를 거치며 금융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오래전부터 역설해왔다.

이런 혁신성은 심지어 동종업계에서도 귀감이 되고 있다. 최근 윤호영 대표는 우리은행의 ‘2021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 초청돼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자리에 참석한 임직원들에 따르면 윤 대표는 디지털혁신의 최우선 목표로 ‘고객의 불편 해소’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초빙은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초빙은 권 행장이 직접한 것”이라며 “디지털혁신을 위해선 비록 경쟁사일지라도 오픈마인드로 그들의 좋은 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권 행장의 혁신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학성고

최근 울산 학성고 출신 인물들이 금융계 요직에서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금융업계에서 울산 학성고 라인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대표적인 학성고 출신 금융인이다. 1982년 울산 학성고를 졸업한 이후 우리금융지주의 요직을 거쳐 지난해 우리은행장에 취임했다.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도 유력한 상황이다.

KB금융 디지털 혁신 작업의 실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동환 KB금융그룹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부사장도 학성고 출신이다. 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 ‘KB스타뱅킹’, 간편 생활금융 플랫폼 ‘리브(Liiv)’ 모두 한동환 부사장의 손끝을 거쳐 탄생한 서비스다.

우영웅 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김남규 KCGI 부대표, 김우찬 금융감독원 감사도 대표적인 학성고 라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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