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회의에 윤호영 카뱅 대표 초청한 권광석 우리은행장

디지털금융 시장 경쟁관계 속 한목소리로 '디지털혁신' 강조

권광석 우리은행장(왼쪽)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오른쪽). 사진. 각사.
권광석 우리은행장(왼쪽)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오른쪽). 사진. 각사.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의 수장이 만나 디지털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디지털금융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경쟁사일지라도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만남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업계를 대표하는 두 금융사의 협력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개최한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초빙했다. 이는 디지털 금융을 주도하기 위해선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나아가 경쟁사의 우수한 점까지도 배워야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특히 이번 초빙은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번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초빙은 권 행장이 직접 진행한 것”이라며 “디지털혁신을 위해선 비록 경쟁사일지라도 오픈마인드로 그들의 좋은 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권 행장의 혁신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서 윤호영 대표는 우리은행 임직원을 앞에서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자리에 참석한 임직원들에 따르면 윤 대표는 디지털혁신의 최우선 목표로 ‘고객의 불편 해소’를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강연을 통해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모바일로 쉽고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했다”며 “다른 시중은행들과 달리 고객 불편 해소를 최우선 가치에 두었던 것이 성공의 요인이자 카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고 귀띔했다.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 설립 초기부터 ‘카뱅 혁신의 목표는 고객의 불편 해소’라고 지속적으로 언급해왔다. 실제로 윤 대표는 한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고객이 ‘불편함’을 지적해주길 기대하고 바란다”며 “그런 지적을 새겨듣고 해석해 모바일 금융의 혁신을 이뤄내겠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임직원에게 “혁신 D.N.A로 미래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하자”고 주문하고 있다. 사진. 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임직원에게 “혁신 D.N.A로 미래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하자”고 주문하고 있다. 사진. 우리은행.

이날 권광석 행장 역시 우리은행의 디지털혁신을 또 한번 강조했다. 권 행장은 “올해 우리은행의 경영목표는 전사적 디지털 혁신과 디지털 금융시장 주도”라며 “우리은행의 위기극복 DNA에 ‘혁신 D.N.A(Digital·Net·Action)’를 더해 미래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해 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권행장은 이어 “회의, 보고, 의사결정 등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디지털 사고방식(Digital Mindset)’을 갖춰 디지털 혁신의 가속도를 더욱 높이자”고 제안했다.

한편 은행업계에선 이번 두 리더의 만남을 그저 단순한 초빙, 그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는 의견도 나온다. ‘디지털혁신’을 키워드로 다양한 협력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녹록치 않다. 일단 우리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지분 20%를 보유한 주주다. 카카오뱅크 역시 KB국민은행을 주주로 두고 있다. 동종업계의 경쟁사가 주주로 있는 회사 간 협력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이유는 그만큼 디지털혁신이 금융권의 가장 큰 화두이자 고민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의 풍부한 네트워크와 시스템, 포트폴리오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반면 기존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플랫폼 경쟁력 및 IT기술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로간에 원하는 바가 일치한다면 충분히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실제로 우리카드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는 상품개발 등의 차원에서 이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디지털금융과 관련해 은행 간 협력은 어렵더라도 우리금융과 카카오간의 또 다른 협력관계 구축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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