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타 연주 중인 강사들. 사진 : 최미숙
컵타 연주 중인 강사들. 사진 : 최미숙

[최미숙 PSR 교육팀장] 교육의 핵심은 무엇일까? 지혜를 담는 그릇이 있다면 그 그릇을 깨끗하게 닦는 일도 교육이 아닐까? '교육 기부'를 하면서 불현듯 머리를 스친 생각이다.

교육은 많은 지식을 그릇에 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도와가며 지혜롭게 발전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은 가정과 학교의 몫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교육은 그릇을 깨끗이 닦아 담아주는 것이다. 그릇을 음식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그 그릇에 맞게 정성껏 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음식은 지식 보다 지혜이어야 한다. 음식은 함께 먹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깨끗한 그릇이어야 맛있는 음식을 담을 수 있다. 그릇에 담고 또 그 그릇을 닦는 아름다움이 바로 교육의 요체다.

그래서 교육과 교육 기부는 오랜동안 잠든 아이를 깨우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이라는 그릇을 닦는 봉사가 곧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교육 기부를 시작한지 만 5년째다.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에 관한 사례를 모아 본 'Creative Thinking(창의적 발상)'  '디지털(Digital) 금융교육' '두드림 퍼포먼스(Performance) 컵타' 등을 교육해왔다.

서울에 있는 학교에서부터 섬마을 학교에 이르기까지 교육기부를 해오면서 에피소드도 많고, 행복한 추억도 넘쳐난다.

컵을 손으로 치거나 두드리거나 하는 '컵타'의 경우, 연주하는 사람은 신나지만 듣는 이는 괴로울 수도 있다. 더욱이 동료들과 어울려 함께 할 때는 더 많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소리 안나는 컵타용 매트를 찾다가 컴퓨터용 마우스패드를 깔고 연습하기도 했다. 점심 시간에도 일하는 동료와 옆 사무실을 배려하려는 마음에 여의도 국회 앞 서울공원 벤치에서 등산용 간이 돗자리를 깔고 연습하던 때가 떠오른다. 

특히 경기도 일산 동녘지역아동센터와 전북 정읍 나눔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환한 모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컵타를 중점적으로 한 수업도 있었지만 '카나페 만들기'를 같이 했던 수업도 마냥 즐거웠다.

지방으로 교육기부를 나갈 때는 꼭두새벽에 출발해 한밤중에 돌아오기 마련이다. 지역아동센터까지 가는 차가 없어, 갈 때는 역에서 센터장이 픽업해 데려가고 서울 올 때는 센터 아이들 귀가시켜줘야 하는 시간이어서 바래다 주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하며 택시를 불러줘서 타고 온 기억도 생생하기만 하다.

교육기부는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아름다운 울림이다. 교육기부의 효과는 과연 무엇일까. 학생들도 즐거워했지만 스스로 행복했다. 교육기부는 무엇보다 스스로를 행복하게 한다.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 내면에는 '잠자고 있는 소리'가 있다. 아이들은 닫혀 있는 공간과 시간에서 자유롭게 무한공간과 무한시간으로 날아가고 싶어 한다.

그 공간과 시간을 날 수 있는 날개는 바로 상상과 협동과 공감이다. 그 힘은 음악을 통해 스며든다.  음악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아이들의 잠들어있던 마음과 닫혀 있던 사고를 활짝 열어줄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우리를 깨우는 맑은 소리'가 심신으로 스며들어야 교육이라는 아름다운 울림이 비로소 완성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