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환경보호 등 관심 높아지면서 채식 열풍 불어"

사진=풀무원
사진=풀무원

[미디어SR 길나영 기자] 세계 환경과 동물 보호에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비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동물에서 원료를 얻는 제품이나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비건을 위한 식품 수요 역시 국내에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앞서 '비건(vegan)'은 채소ㆍ과일ㆍ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비건이란 개념은 지난 1944년 영국의 도널드 왓슨에 의해 소개됐으며, 'vegetarian' 철자의 'veg'와 'an'을 결합해 만들어졌다.

세계적으로 동물복지, 환경보호 및 건강·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 열풍과 함께 비건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비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고기 대신 채소"…'웰빙'을 넘어선 '환경보호' 

단순히 '웰빙'에 관심을 가지면서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는 것에서 넓혀가 환경보호를 위해 비건이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은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를 약 150만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5만 명에서 10배 늘어난 수치다. 

비건소사이어티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비건 시장은 4배 이상 성장했으며 2017년에는 전년 대비 비건 음식 수요가 9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건소사이어티는 70억명이 넘는 전세계 인구가 비건이 되면 오는 2050년까지 800만명의 죽음을 막을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이 3분의 2 줄어들며, 환경파괴에 들어가는 비용 1조 5000억 달러(약 1785조원)를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 및 식품기업들은 식물성 인공계란, 유제품, 라면 등 각종 비건 제품과 육류 대체품을 적극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미는 등 관련 유통망 역시 전문화되고 있다.

먼저, 풀무원식품은 지난 8월말 출시한 정면이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식품 인증을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거나 이용하지 않고 교차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제품에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만 비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정면'의 포장에는 한국비건인증원 비건 인증 마크가 부착될 예정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정면'은 일반적으로 연상하는 비건 라면과는 달리, 진하고 칼칼한 매운맛이 특징"이라며 "버섯, 양파, 배추, 대파, 무 등 12가지 채소를 로스팅해 채소의 감칠맛이 선명하고 또렷하게 살아있고, 콩으로 만든 채수와 장으로 만든 밑 국물을 더해 고기 육수와 같은 진한 풍미까지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청정원 진골드 고추장 ▲청정원 찰고추장 등을 포함한 9개의 장류와 CJ제일제당 ▲메티에 흑당시럽 ▲리치헤이즐넛향시럽 ▲메티에 샴페인향 시럽 등을 포함한 시럽 9종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진천 식품통합생산기지를 중심으로 한 대체육 개발을 과제로 삼고 있으며, 오는 2021년부터 본격적인 대체육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비건인증원  '비건 인증' 마크
한국비건인증원 '비건 인증' 마크

'코로나19' 장기화…"식품안전에 대한 관심↑, 비건 시장 체계화"

관련 전문가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인해 글로벌 육류 공급망이 붕괴돼 대체육류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데 이어 건강과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 식물성 식사가 권장됨에 따라 비건을 포함한 채식 문화는 트렌드를 넘어 생활방식으로 자리 잡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국내 채식 인구의 성장과, 글로벌 채식 시장을 감안했을 때 국내 채식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하며 인증 기관 역시 체계화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비건인증원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한국비건인증원에서 실시하는 '비건인증'은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거나 이용하지 않고, 교차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제품에 동물실험을 실시하지 않는 기준으로 부여하는 인증"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식품첨가물이나 원료의 생산 중 정제, 여과, 화학반응 등에서 소비자나 2차 제조자가 알 수 없는 동물 유래 원료가 사용될 수 있다"며 "한국비건인증원은 혼합 성분ㆍ제조 과정에 대한 확인서 요청 등 철저한 확인으로 식품ㆍ화장품ㆍ생활용품 등의 표시사항에서 알 수 없는 하위 원료까지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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