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빈 · 네이버문화재단 · 네이버커넥트재단 모두 공익성 우수
각 재단은 기부 문화 정착,문화 창작 지원,SW 인재 육성 이끌어

사진제공. 네이버
사진제공. 네이버

[미디어SR 권혁주 기자] 네이버는 재단법인 해피빈, 네이버문화재단, 네이버커넥트재단 등 총 3개의 공익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처음으로 해피빈재단이 만들어졌고 이어 1년 간격으로 네이버문화재단과 커넥트재단이 순차적으로 생겨났다

28일 네이버에 따르면 3개 공익법인은 각각 다른 유형의 사회공헌활동을 추진 중이다. 재단법인 해피빈은 주로 소셜 기부와 펀딩을, 네이버문화재단은 인문학·공연·창작 등 문화 지원 사업을, 네이버커넥트재단은 SW 교육을 통한 IT 인재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네이버의 공익법인들은 모두 주식이나 부동산을 전혀 소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재단이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익법인이 지분 상속에 악용될 위험이나 이사회 구성원이 배당을 통해 사익을 챙길 가능성도 거의 없다.

또한 네이버의 공익법인들은 자산 규모 대비 공익사업비 지출이 큰 기업으로 분류된다. 공공기관사회책임연구원(PSR)이 발행한 ‘2019 공익법인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41개 기업의 공익법인 중 ‘총 자산 대비 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이 100%가 넘는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102%).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제공. 네이버.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제공. 네이버.

재단법인 해피빈

해피빈은 2009년에 네이버가 30억을 출연하면서 설립된 법인으로 네이버의 공익법인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가 2014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최인혁 대표는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와 같은 삼성SDS 출신으로 2000년 네이버 초기에 합류해 NHN 이사 등을 지냈다.

해피빈은 2014년 모바일 기부 서비스와 기업 CSR 마케팅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 펀딩 문화가 정착되기 전인 2015년부터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금도 해피빈은 사용자 결제 기부, 해피빈 콩 등 다양한 기부 수단으로 사회참여 형태의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피빈은 아동·청소년, 어르신, 다문화 등 직관적이고 독립적인 주제의 소셜 모금함을 개설하고 있다. 해피빈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하루에도 수천 명의 이용자들이 수 천만원의 기부금을 쌓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피빈이 제출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해피빈의 공익 목적 사업비 지출은 133억으로 재단의 총 기부금 수령액 55억보다 2배이상 높고, 재단 총자산 규모인 141억과 비슷했다.

해피빈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수익보다 지출이 많은 경우 누적 기부금을 사용해 공익사업을 운용하고 있다”며 “2017년엔 모법인인 네이버가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단독으로 100억을 출연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올해 코로나 19와 수해로 인해 범사회적으로 기부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에서 네이버는 연내 80억을 이미 출연했다”며 “2020년 해피빈의 공익사업 규모는 작년보다 30%가량 높아진 2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피빈이 공개한 2019년 기부금 지출 명세. 해피빈이 받은 기부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 지 알 수 있다.자료. 국세청.
해피빈이 공개한 2019년 기부금 지출 명세. 해피빈이 받은 기부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 지 알 수 있다.자료. 국세청.

해피빈은 기부금 지출 명세를 타 기업 공익법인보다 상세하게 공시하고 있다. 올해 공시 자료에는 총 95억 규모의 기부금 지출 사업에 대해, 500개의 수혜 단체 명단과 지출 금액을 공개했다. 작년 해피빈이 장학금, 지원금 등으로 수혜자(단체)에게 직접 지급한 분배 비용은 약 98억원이다.

해피빈 측은 해피빈을 통한 기부는 중간 수수료나 재단 운영비로 지출됨 없이 기부금 그대로 100% 수혜자에게 전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인디 뮤지션 발굴하는 '온스테이지' 사업. 이미지. 네이버문화재단홈페이지 갈무리.
인디 뮤지션 발굴하는 '온스테이지' 사업. 이미지. 네이버문화재단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 문화재단

네이버문화재단은 문화예술 창작자 지원과 문화콘텐츠 활성화를 목적으로 2010년 네이버에서 30억원을 출연받아 설립됐다. 현재는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대표를 맡고 있다.

재단의 대표사업으로는 △실력 있는 인디 뮤지션을 발굴하는 ‘온스테이지’, △시대의 지성과 대중이 만나는 강연 프로젝트 ‘열린연단:문화의 안과 밖(열린연단)’, △시각예술작가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헬로!아티스트’가 있다.

2019년에는 열린연단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 장려 사업 수행 비용이 23억, 온스테이지가 주가 되는 문화창작 및 채널 지원 사업 수행 비용이 22억으로 비슷한 규모였지만 올해 사업비 지출 구성은 이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 사회 진입으로 열린연단의 오프라인 강의는 중단된 반면 온스테이지와 같은 온라인 문화·공연 콘텐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문화재단의 2019년 공익목적 사업수행비는 54억4379만원으로, 재단은 수령한 기부금 60억 대부분을 공익사업에 사용했다.

네이버문화재단은 사업비 지출 내역 공개에 있어 전년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재단이 작년 제출한 2018년 결산 자료에는 수혜 법인이나 단체명이 불명확해 사업비가 어디에 쓰였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비해 2019년 결산 자료에는 수혜 법인·단체명이 명확히 기재돼 있으며 수혜 인원과 목적도 예년보다 상세히 나와 있다.

네이버 문화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2018년 관련법 개정을 충실히 준수하고자 기부금 사용 명세를 더 상세히 기재하려 노력했다”라면서 “공익법인에 대한 시민의식이 향상됨에 따라 앞으로의 재단 운영 역시 투명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규찬 네이버 커넥트재단 이사장. 사진. 네이버
조규찬 네이버 커넥트재단 이사장. 사진. 네이버

네이버커넥트재단

네이버커넥트재단은 ‘교육과 삶을 연결합니다’를 모토로 2011년 네이버가 100억원을 출연해 설립된 재단이다. 당시 재단 명칭은 엔에이치엔넥스트로,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이 이사장이었다. 현재 재단의 이사장은 조규찬 NTS(N Tech Service) 대표다.

커넥트재단은 초중등 학생부터 일반 성인까지 포괄하는 소프트웨어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학생을 위한 놀이 소프트웨어 교육 서비스 '소프트웨어야놀자', 카이스트·포스텍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수학, 컴퓨터공학, 프로그래밍 강좌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MOOC 서비스 '에드위드(Edwith)' 등이 대표 사업이다.

커넥트재단은 한편 지난 7월 정부가 4대 그룹에 “삼성 SSAFY처럼 취업준비생을 위한 교육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기 4년 전부터 실무형 SW인재양성 프로그램인 '부스트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부스트캠프’는 지금까지 총 23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올해 부스트캠프는 지난 7월부터 오는 12월까지 5개월간 720시간의 교육으로 진행되며, 커넥트재단은 캠프 종료 후 수료생들에게 IT기업 채용 담당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할 예정이다.

부스트캠프 관계자는 “작년 수료생 중 약 83%가 IT기업으로 채용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부스트캠프는 국내 대표적인 SW인재양성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커넥트재단은 2019년 네이버로부터 출연받은 70억원 가운데 67억원을 공익목적사업비로 지출했다. 타 단체의 기부금을 수령하거나, 주식 배당 등으로 별도의 수익을 거두지 않은 커넥트재단은 수익 대부분을 공익사업에 사용한 셈이다.

커넥트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SW 교육에 대한 꾸준한 수요 증가로 올해도 네이버로부터 70억원을 출연받았다”며 “재단이 제공하는 SW 교육의 수혜자는 2018년 16만1027명에서 2019년 25만707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재단이 공개한 기부금품 지출 내역서에 따르면 커넥트재단은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아이앤에스’에 대한 지출이 37억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우에 따라 공익법인이 그룹 내 자회사에 받은 기부금을 일정 규모 이상 지출했다면 경우에 따라 부정 운영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네이버아이엔에스는 정보시스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경영지원 서비스업체”라며 “해당 지출은 SW 교육에 필요한 내부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데 사용됐으며 불필요한 지출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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