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성장을 이어가는 신예 배우 정건주가 ‘오 마이 베이비’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안방극장에 아로새겼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A3 이도화로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그는 ‘오 마이 베이비’에서 사랑에 직진하는 연하남 최강으뜸으로 분(扮)해, 순수한 매력을 뽐냈다. 어느 작품에서건 녹아들 수 있는 탄탄한 배우를 꿈꾼다는 정건주. 목표를 갖고 차근차근 성장점을 발굴해나가는 그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열려 있는 듯 하다.


Q.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로 선배 배우들과 호흡하며 많은 것들을 배웠을 것 같아요.
정건주:
전작에 비해 대선배님들과 연기를 해서 촬영 초반엔 긴장이 됐어요. 하지만 편하게 하라며 배려를 해주신 선배님들 덕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죠. 선배님들은 연기에 대해 디렉팅을 직접적으로 해주시기보다는 신을 재미있게 만드는 팁이나 의견을 많이 제안해주셨어요. 현장에서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와 체력관리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어요.

Q. 최강으뜸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해나갔나요.
정건주:
캐릭터 구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기존 작품 중 레퍼런스로 삼을 수 있는 것도 없었거든요. 게다가 저희 작품이 다루는 소재가 예민하게 비쳐질 수도 있어서 정자 기증이나 생리통과 같은 단어를 부드럽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하곤 했어요. 감독님, 작가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죠. 최대한 재미있고 귀엽게 캐릭터를 살려보려 했는데, 순수한 의도로 눈치 없는 행동을 해야 신이 담백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시청자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뿌듯해요.

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Q. 극 중 최강으뜸은 눈치가 없더라도 짝사랑 상대인 하리(장나라)의 행복을 빌어주는 순정남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배우로서는 짝사랑만 하다 끝나서 아쉬울 법도 해요.
정건주:
하하, 이미 해탈한 것 같아요. 제가 웹드라마를 여러 작품 촬영했었는데 그때부터 짠한 캐릭터를 많이 해왔거든요. 사실 아쉽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성공적인 로맨스를 하는 날이 올 거라 믿어요.

Q. 버스정류장에서 하리에게 기습 뽀뽀하는 최강으뜸의 모습은 극 중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어요.
정건주:
으뜸이가 연하남의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이 많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 매력의 정점을 찍은 게 바로 그 장면이에요. 타이밍이 좋았다고 할까요? 한이상(고준)이 머뭇거릴 때 으뜸이가 하리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연하남답게 상대에게 재고 따지는 것 없이 직진하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시청자 분들께는 속 시원한 ‘사이다’를 드린 느낌이어서 더욱 만족스러웠어요.

Q. 연하남의 매력을 살리는 게 최강으뜸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부분 중 하나였죠. 
정건주:
맞아요. 극에 임하기 전에도 하리에게 대쉬하는 세 남자 중 내가 가진 무기가 무엇일까 고민했을 때 연하남이라는 점이 가장 크게 와 닿았어요. 클리셰처럼 연하남의 매력이 드러나는 장면이 많았는데, 색다른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려면 으뜸이의 성격처럼 순수한 의도로 직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캐릭터 구축을 잘만 하면 재미있게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나요.

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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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마베’가 결혼과 임신, 난임과 출산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렸던 만큼 극에 참여하면서 기존의 결혼관이나 그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궁금해요.
정건주: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결혼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작품을 하면서 많이 공부하게 됐어요. 흔히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시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결혼은 현실이고 두 사람의 가치관이 맞춰진다는 게 힘든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죠. 다만 마지막에는 하리(장나라)와 이상(고준)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만큼 시청자 분들도 사랑의 힘으로 이겨나갈 수 있는 희망을 얻으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Q.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에 이어 ‘오마베’로 정건주라는 배우를 시청자들에 인식시키고 있어요. 실제로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나요?
정건주:
‘어하루’는 10대와 20대, ‘오마베’는 20대와 30대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소재에 따라 드라마 팬층이 갈린다고 느꼈어요. 요새는 집 근처에 자주 가는 카페나 음식점에 가면 사장님들이 알아봐주시더라고요(웃음). 친척들도 연락이 오곤 해서 신기했어요.

Q.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정건주:
항상 저를 응원해주고 있어요. 이 일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도 응원을 해주셨거든요. 제가 군대를 제대한 뒤 어떤 일을 해야 평생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아르바이트로 학원비를 벌고 여러 가지를 배웠었어요. 그러다 연기학원에도 가봤는데 감사하게도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 기회를 얻었죠. 부모님께 구체적인 생각과 함께 말씀드리니 한 번 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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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족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던 거군요.
정건주:
맞아요. 사실 저는 공대를 나와 직장인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정말 이 일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다른 세계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자연스럽게 연기의 길을 걷게 됐고, 그 과정에서 가족의 응원이 늘 있었죠. 최근에 제가 부모님께 그때 어떻게 바로 허락해줬냐고 물어보니 ‘네가 해보고 싶어하니 해보라고 했는데 일을 좋아해서 좋다’고 해주셨는데, 정말 큰 위안이 됐고 힘이 났어요. 지금도 체력적으로 힘들 때면 연락을 드리고 기대려 해요. 

Q. 웹드라마에서 각광 받다 ‘어하루’로 지상파 데뷔를 이뤄내면서 서서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요. 스스로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 어떤가요?
정건주: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요. 그만큼 재미를 느끼며 즐겁게 일하고 있죠. 한편으로는 제게 기회들이 너무 빨리 찾아오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저는 오래오래 즐겁게 일하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급할수록 천천히 다져가며 나아가는 마음이 가장 커요.

Q. 두 작품은 각각 어떤 의미로 남아있나요.
정건주:
‘어하루’는 정극 데뷔작이자 또래 친구들과 좋은 인연을 맺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에요. 정말 잊지 못할 작품이죠. ‘오마베’는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하며 많은 것들을 배웠고, 앞으로 배우생활에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어요.

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Q.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마음가짐에도 변화가 생겼을까요.
정건주:
선배님들께 현장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마음을 갖고 계신지를 자주 여쭤보곤 했어요. 연기할 때나 사석에서나 선배님들과 많이 대화를 나눴죠. 그러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죽을 때까지 연기를 재미있게 하고 싶다는 거예요. 즐기면서 이 일을 해나가고 싶어요. 앞으로도 쭉.

Q. 어떻게 하면 연기를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요?
정건주:
저는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면서 어떤 작품에서도 잘 녹아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모니터를 하면서 ‘잘 녹아들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그로부터 오는 재미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오마베’에서는 잘 녹아든 것 같나요(웃음).
정건주:
음, 나름 잘 녹은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하하.

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건주. 사진.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Q. 캐릭터에 녹아드는 경험들을 통해 새롭게 배워가는 것도 있겠네요.
정건주:
작품들을 해나가며 캐릭터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법들을 더욱 더 익혀가고 있어요. 작품의 캐릭터를 구축할 때 간접경험보다는 직접경험이 더 도움 되더라고요. 제가 해왔던 캐릭터들의 교집합을 떠올리곤 하는데, 그럴 만한 소재가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제 능력치도 더해진다는 것 같아서 뿌듯해요.

Q. 앞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을까요.
정건주:
성공적인 로맨스를 해보고 싶어요! 그동안은 짝사랑만 하다 끝났거든요(웃음). 영화 ‘노트북’처럼 짠한 로맨스나 정통 로맨스도 해보고 싶고, 액션과 시대극을 좋아해서 사극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영화 ‘부산행’과 넷플릭스 ‘종이의 집’을 재미있게 봤던지라 언젠가는 이런 작품들을 만나고 싶어요.

Q. 데뷔 4년차 배우예요. ‘어하루’로 주목받는 신예가 됐다면 ‘오마베’를 통해서는 20대 남자 배우로 확실하게 각인됐죠. 지금, 배우 정건주는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나요?
정건주:
구체적인 건 아니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 제가 탄탄한 배우가 된다면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구분 없이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 가득한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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