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이승기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투게더’로 돌아왔다. 동갑내기 청춘스타 류이호와의 여행기를 담은 ‘투게더’는 신선한 포맷과 훈훈한 두 사람의 조합이 재미를 견인하며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능 베테랑 이승기 역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감정을 느꼈다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예능 초보 류이호를 이끌며 재미를 견인한 이승기. 그에게 직접 ‘투게더’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Q. ‘투게더’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이승기:
정말 영광이에요. 국적이 다른 두 배우가 여행을 하는 예능 버라이어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저희 프로그램이 공개돼 기뻐요. 오픈하자마자 아시아 전역에서 여러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 감사해하고 있어요.

Q. 콘텐츠 공개 후 류이호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궁금해요.
이승기:
이호 씨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공개된 것을 보니 소장가치가 있을 정도로 재미있게 잘 담긴 것 같아요. 이호 씨도 ‘투게더’를 통해 예능의 맛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상황이 나아지면 시즌2를 준비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Q. 언어의 장벽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두 사람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져서 놀라웠어요.
이승기:
저 역시도 여행을 떠나기 전 두려움이 많았어요. 언어가 단시간에 준비해서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중화권 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만큼 제3의 언어로 대화해야 하는데 방송이 잘 될 수 있을까 우려됐죠. 하지만 막상 함께 해보니 언어를 뛰어넘는 소통이 이뤄졌어요. 서로 신뢰가 쌓이니 리액션 만으로도 마음이 통하게 되더라고요. 영단어나 문법 조금 틀리는 것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언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더 좋은 리액션이 나온 것 같아요. 재미있는 배신과 ‘꼼수’가 연출되기도 했고요(웃음).

Q. ‘1박2일’과 ‘꽃보다’ 시리즈 등 다수 여행 예능을 섭렵한 베테랑이지만, 그럼에도 이번 예능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 같아요.
이승기:
제가 해외 예능에 약해요. 그리고 ‘투게더’는 국적과 언어가 다른 친구와의 여행이라는, 많은 핸디캡을 갖고 시작한 프로그램이기도 하죠. 게다가 함께 하는 인원도 단 둘뿐이잖아요. 기존에 제가 했던 여행예능과는 확연히 달라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조차 못하겠더라고요.

Q. 말도 통하지 않고 오디오를 채워줄 많은 멤버들도 없는, 그야말로 쉽지 않은 예능이에요. 그럼에도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이승기:
안정된 환경도 좋지만, 그 중에서 도전적인 선택을 해보는 게 제게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실패할 수도 있지만 불확실한 도전을 하면서 감이 쌓이고 내성이 생기는 게 분명히 있거든요. 그리고 모든 게 불안요소였던 건 아니었어요. 컴퍼니 상상의 조효진 감독님과 함께 일해 본 만큼 제작진에 대한 신뢰가 컸거든요. 감독님은 제가 뭔가를 준비하지 않아도 감독님이 짜놓은 판에만 몰입하면 뭔가가 나올 수 있는 구성을 잘 만들어주시는 편이에요. 확실한 믿음이 있는 만큼 프로그램에 기꺼이 도전해볼 수 있었어요.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Q. 예능 파트너로서 류이호는 어떤 동료였나요.
이승기:
단순히 다행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좋았어요. 넷플릭스 플랫폼이어도 ‘투게더’는 한국 제작진에 의한 한국형 버라이어티 예능이에요. 이호 씨를 제외하면 스태프까지 모두 한국인이죠.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면 소외감을 느끼거나 스트레스가 클 수 있는데, 이호 씨가 넓은 마음으로 즐겁게 우리 스타일에 흡수돼 임해준 게 정말 고마웠어요. 류이호 씨 이상의 파트너가 없을 것 같아요.

Q. 류이호와는 워낙 닮은꼴로도 유명하죠. 여행을 통해 실제로도 닮은 부분이 있다고 느낀 게 있었는지 궁금해요.
이승기:
일단 이호 씨와는 웃을 때의 입 꼬리가 참 닮아있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이호 씨와 저는 긍정적이고 파워풀한 에너지와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가진 게 가장 비슷한 점이었어요. 그 덕에 더욱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었죠.

Q. 언어와 문화도 다른 예능 파트너와 호흡하며 새로운 이승기의 모습도 조명된 것 같아요. 여행을 마치고 되돌아봤을 때 특히나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이승기: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오히려 소통이 잘 된 점이 신기하면서도 좋았어요. 상대방에게 더욱 더 맞춰주려 하고 배려를 하니까요. 조금 더 원초적인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할까요? 언어의 장벽이 이런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구나 싶더라고요. 지금도 이호 씨와 종종 연락을 주고받곤 하는데, 서로 건강 유의하며 시즌2까지는 절대 아프지 말자는 이야기를 해요(웃음). 아시아의 좋은 슈퍼스타 친구가 생긴 셈이죠. 언어나 문화보다 중요한 건 사람의 진심이라는 것을 ‘투게더’를 통해 많이 느꼈어요.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Q. ‘투게더’는 예능 고수 이승기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자 경험이 됐겠네요.
이승기:
예능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본요소는 리액션과 꽉 찬 오디오예요. 그걸 채우려면 출연자가 많아야 하죠. 하지만 ‘투게더’는 그 중요요소들이 없는 예능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색깔을 낼 수 있었어요. 불안한 마음에 시작을 했지만 현장에서 부딪히다 보니 제가 불안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재미있는 요소가 되더라고요. 경이로울 정도였어요. 제가 알고 있고 당연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정답은 아니라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었어요.

Q. 언급한 것처럼 ‘투게더’는 새로운 콘셉트를 가진 프로그램이었어요. 특히나 팬과 만나는 대목은 색다른 감동을 선사했어요.
이승기:
대부분 팬 분들과는 콘서트나 팬사인회에서 제 모습을 멋있게 꾸민 상태에서 만나 뵙곤 했는데, 이번에는 자연인이자 관광객 이승기로서 팬 분들의 집에 가서 만나게 된 것이었어요. 제가 느끼는 감정의 폭부터가 달랐죠. 친구와도 친구네 집에서 만나는 건 색다른 일인데 하물며 팬 분들과 팬 분들의 집에서 만난다는 건 기분이 정말 남다르더라고요. 심지어 방 전체를 제 사진으로 꾸며놓은 팬 분도 계셨어요. 감사함과 감동이 몇 배로 와 닿아서 울컥할 정도였어요.

Q. 감동 코드와 유머 코드가 적당히 어우러진 점도 ‘투게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예요. 특히 류이호와는 때로는 협업 관계였다가 ‘톰과 제리’ 같은 분위기를 내기도 했죠.
이승기:
하하, 제가 예능을 워낙 오래 하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호 씨와 저는 둘 다 좋은 이미지고,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는 좋은 부분을 가져가고 싶은 게 크지만 제 생각엔 이호 씨가 제게 속거나 하는 모습이 훨씬 더 귀여워 보이고 좋을 것 같았어요. 방송을 통해 저와 이호 씨가 ‘톰과 제리’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청자 분들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죠. 물론 그런 거창한 생각을 늘 품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요즘은 방송 전체로 봤을 때 선한 역할과 악한 역할이 나눠져 있다면 저 자신이 어느 포지션에 서는 게 나을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Q. 전체를 보는 눈이 생긴 셈이네요. 과거에는 ‘예능 블루칩’이었지만 이제는 베테랑 예능인으로 통하고 있고, 연예대상을 받는 등 다수 프로그램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책임감과 무게감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이승기:
어떻게 보면 저는 과도기로 향하고 있는 중이라 생각해요. 과거에는 예능 막내로서 스나이퍼 같은 캐릭터였다면, 지금은 선배님들이 하셨던 것처럼 프로그램을 넓게 보고 조율해나가면서 방송에 담기지 않는 역할들을 해보려 하죠. 이제 제작 현장에서 제게 그런 것들을 기대하기도 하시고요. 저에 대한 기대감이 달라지고 있는 거예요. 그런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갖고 지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요(웃음).

Q. 군 제대 후 여러 분야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어요. 그 중 가장 갈증을 느끼는 분야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승기:
어느 하나에만 목말라하지는 않아요. 매 순간 여러 분야에서 잘하고 싶고, 새로운 도전을 해내고 싶어하는 편이죠.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예능과 연기 두 분야에 임하면서 목을 많이 쓰고 체력과 시간도 한계까지 쓰다 보니 가수 활동을 만족스럽게 해내지 못했다는 점이에요. 사실 최근에도 앨범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연기가 됐거든요. 빠른 시일 내에 음악으로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Q. 드라마 ‘마우스’가 차기작으로 걸려 있는 만큼 가수 활동은 조금 먼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마우스’에서는 어떤 모습을 기대해보면 될까요.
이승기:
‘마우스’를 통해 장르물에 도전하게 됐어요.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도전이에요. 그동안 제가 해보지 않은 스타일의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색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시나리오가 정말 탄탄하고 재미있거든요.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어요. 가을 정도에 촬영을 시작해 내년 초 공개를 목표로 두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이승기. 사진. 넷플릭스 제공

Q. 돌이켜보면 늘 배우이자 예능인, 가수로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왔어요. 도전을 행하게 하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이승기:
저는 자꾸 제가 잘하고 있는지를 시험해보려 해요. 가만히 있으면 제가 잘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직접 움직여서 뭔가를 해보고 성적표를 받아야죠. 어릴 때부터 그렇게 해오다 보니 몸에 굳어진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 제 능력을 확인해보고 싶거든요. 그리고 요즘은 매체가 많아지고 트렌드가 빨리 바뀌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감이 떨어지게 돼요. 게다가 이제는 한국 내에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콘텐츠 경쟁이 벌어지고 있죠. 계속 촉과 날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다양한 작품에 임하려 하고 있어요. 

Q. 넷플릭스 플랫폼을 경험해보면서 한국 콘텐츠의 힘을 새삼 느낀 순간이 있었을지도 궁금해요.
이승기: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인 콘텐츠라는 것을 느꼈어요. 솔직히,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한국 콘텐츠는 정말 재미있거든요. 훌륭한 제작진과 재미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연예인들이 더 많은 콘텐츠로 뭉쳐서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더욱 더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드라마가 잘 만들어지면 ‘미드(미국 드라마) 같다’는 말을 쓰곤 하는데, 그 표현이 ‘한드(한국 드라마) 같다’도 대체되는 것을 꿈꿔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라고 봐요. 

Q. 그 첨병이 ‘투게더’가 되면 좋겠네요. 아직 ‘투게더’를 보지 않은 예비 시청자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소개해주세요.
이승기:
원래 이 시기에는 여름방학과 휴가로 들떠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그런 이야기가 사라진 것 같아요. 안타깝고 아쉬운 상황인 만큼 ‘투게더’가 작년에 담아놓은 세계의 풍광들을 통해 대리만족이라도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투게더’에서 팬들과 정서적 친밀감을 나누는 모습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호 씨와의 케미스트리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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