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부분 소비자들은 식료품을 살 때마다 포장 겉면의 영양정보 표기(nutrition label)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워낙 작은 글씨라 알아보기 어렵지만 그냥 사는 것보단 안심이 된다. 문제는 아무리 읽어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때다. 암호를 해독하는 느낌이란 사람들이 꽤 많다. 이런 현상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최근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그 해법을 내놓았다.

미 연방정부는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포장음식물들의 영양표시 제도를 수정하기로 했다. 지난 1993년이래 21년만의 일이다. 영양정보 표시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대목은 뜻도 모를 과학용어가 아니라 숫자로 알기쉽게 표현된 정보다. ‘포화지방(saturated fat) 1그램’ 보다는 ‘포화지방 5%’가 알아듣기 쉽다. 새로운 영양표시에 따르면 ‘설탕 추가’(Added Sugars) 항목은 제조과정에서 설탕이 더해졌음을 확실히 알려준다. 당성분을 피해야하는 당뇨병 환자들에겐 대단한 희소식이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서빙 사이즈’(serving sizes 한번에 먹을 분량)란 개념이 미국엔 있다. 영양정보표시의 서빙사이즈는 한번에 섭취하는 분량을 엄격하게 표기한 건 아니다. 비슷한 식품을 쉽게 비교하기 위해 특이한 영양정보를 표시, 소비자들이 복잡한 계산없이 다양한 영양정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이어트, 연령, 몸집 등에 따라 한번에 먹을 분량이란게 천차만별인데 서빙 사이즈 표기는 이를 제대로 구분하지않는다. 불행히도 새롭게 내놓은 표시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표시에서는 회당 제공량(portion size)을 보통사람이 한번에 먹는 양으로 바꾸기를 제안하고 있다. 12온스 병에 담긴 오렌지주스는 한번 먹을 양에 해당한다. 제조업자도 그렇게 만들고 우리도 그 정도 음료는 한번에 먹는다.

FDA는 “이번 조정은 최근의 음식소비 데이터에 따라 사람들이 실제로 먹는 관습을 반영한 것이다. 법적으로도 서빙사이즈는 사람들이 실제로 먹는 관습을 반영해야한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먹어야한다고 강제하는게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람들이 과연 회당 제공량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건강에 가장 이로운 제공량을 기준으로 제조업자가 식품 포장단위를 결정하는게 가장 좋지않을까’라는게 미국내 일부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캔디바 300칼로리, 20그램을 한번 먹을 분량(one serving)으로 표시한다면 먹다남은 캔디는 어디에 남겨둬야하나.

새로운 표시제는 아직 불완전하다. FDA의 소비자 업데이트에 따르면 새 표시제는 최종확정된게 아니다. (원문은 chiseled in stone이 아니라고 표현했다. 돌에 새긴다는 의미인데. 미국의 컨트리뮤직 작곡가겸 가수 Vern Gosdin이 1988년 발표한 곡의 제목이기도 하다) 지금도 FDA는 소비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다. 90일간의 제안접수가 마무리되면 기업들은 향후 2년내에 이를 적용하게된다.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흐름에 어떻게 반응할까. 우리 식료품 영양성분표시는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주고있을까.

참고 :

http://www.triplepundit.com/2014/02/fdas-high-tech-still-confusing-nutrition-labels-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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