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띠(Natty).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한혜리 기자]  

요즘 10대 아이돌을 바라보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멤버 혹은 댄서들과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어려운 안무와 노래를 척척 해내고, 무대 하나를 위해 맹렬히 달린다. 인터뷰나 SNS를 할 땐 똑 부러지게 소신을 밝히고, 나이에 걸맞은 상큼한 매력도 발산한다. 그야말로 '다재다능'. 심심하면 외쳤던 '라떼는('나 때는 말이야'에서 나온 말로, 옛 시절을 자랑하는 어른들의 허세를 풍자한 신조어)'이 무색할 정도다. 나띠(Natty)를 만나자 이러한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오롯이 꿈을 위해 불과 열두 살에 타국을 찾았고, 부단한 노력을 통해 열아홉에 대중의 앞에 섰다. 누구보다 10대를 다부지게 살았으니, 훗날 나띠의 '라떼'는 더욱 가치있게 빛나지 않을까. 인터뷰를 통해 만난 나띠는 역시, 자신의 소신과 색깔이 뚜렷한 ‘대단한 열아홉’이었다.


 

Q. 지난 5월 30일이 생일이었죠. 조금 지났지만 데뷔 이후의 첫 생일을 축하해요. (웃음)

나띠: 와, 감사합니다! 하하. 데뷔를 하고 나서인지, 정말 많은 분에게 축하를 받은 것 같아요. 팬 분들도 그렇고, 스태프분들도 그렇고요. 이렇게 축하받을 때마다 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껴져서 정말 감사해요!

 

Q. 열아홉 생일은 어떻게 보냈어요?

나띠: 그날은 음악방송이 있었어요. 이번 ‘나인틴(NINETEEN)’ 활동 마지막 음악방송이기도 하고, 제 생일이기도 해서 댄서분들이 깜짝 이벤트를 해주셨어요. 정말 놀랐었어요. 하하. 손에 꼽을 정도로 정말 행복한 생일을 보낸 것 같아요.

 

Q. 아마 오랜 소원인 데뷔가 이뤄져서 더 기쁜 열아홉 생일이지 않았을까요. 드디어 데뷔한 소감이 어때요?

나띠: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제가 데뷔를 했다는 게 꿈만 같아요. 첫 무대가 쇼케이스였는데, 정말 긴장을 했는지 그때 제가 뭘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요. 마냥 꿈같고 행복했던 감정만 남아있어요.

 

가수 나띠(Natty). 사진. 구혜정 기자
가수 나띠(Natty). 사진. 구혜정 기자

Q. 길거리에서 ‘나인틴’ 노래를 들은 적이 있어요?

나띠: 제가 직접 들은 건 아닌데, 친구들이 가게에서 제 노래가 나온다고 영상을 찍어서 보내줬어요. (웃음) “드디어 내 노래가 다른 가수 선배님들처럼 길거리에서 나오는구나!” 싶어서 정말 기뻤어요.

 

Q. 벌써 데뷔하고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 한 달 동안 무엇을 느꼈나요?

나띠: 막상 데뷔해보니 모든 순간이 배움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연습생 땐 항상 연습실이랑 집만 왔다 갔다 했는데, 데뷔를 하고 나니 모든 게 새로운 환경이잖아요. 늘 신기하고 새로운 기분이었어요.

 

Q. 그중 가장 인상 깊은 시간이 있었다면요?

나띠: 제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날이요! ‘아, 드디어 내가 진짜 데뷔라는 걸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나더라고요. 하하.

 

Q. 그렇지 않아도 ‘나인틴’ 뮤직비디오가 참 예뻐요. 나띠의 다양한 모습이 은유적으로 담겨있죠. 처음 뮤직비디오 봤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나띠: “이게 나라고?” 싶었어요. 하하. 결과로 보니 또 새로운 느낌이더라고요. 열심히 찍었던 기억이 나요. 생각보다 더 예쁘게 나온 듯싶었어요. 완성된 뮤직비디오를 보니까 그동안 힘든 게 싹 사라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Q.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꼽아보자면요?

나띠: 마지막 장면이요! 제가 또 다른 나띠의 손을 잡고 하늘로 보내주는 장면이 있어요. 그 부분이 정말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의미도 깊고요. 나띠 저 자신이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라는 뜻이 담겨있거든요. 앞으로 제가 더 높이 날 수 있다는 희망을 그려낸 장면이에요.

 

Q. 마치 K-POP의 주역이 된 선배들처럼 말이죠? 나띠는 데뷔하면 만나보고 싶었던 선배가 있었나요?

나띠: 제 롤모델이 보아 선배님이랑 백예린 선배님이에요. 굉장히 팬이면서 선배님들의 모습을 정말 닮고 싶어요. 아직까지 만나볼 기회는 없었는데, 한 번쯤은 꼭 만나 뵙고 싶어요!

 

Q. 롤모델 선배들의 어떤 점을 닮고 싶어요?

나띠: 보아 선배님 같은 경우, 정말 오랫동안 멋진 모습으로 활동하시잖아요. 그게 정말 멋있어 보여요. 저도 오래오래 멋진 모습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또 백예린 선배님은 음악 스타일이 유니크하시잖아요. 선배님 특유의 장르와 예쁜 음색을 정말 좋아해요. 그런 점들을 닮고 싶어요.

 

Q.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으로 사회적 상황이 이러해서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을 것 같아요. 가장 아쉬운 게 있다면요?

나띠: 연습을 같이한 친구들 중에서 먼저 데뷔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어요. 음악방송을 하면 팬 분들과 가까이 마주하며 무대를 같이 하는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정말 기대가 됐었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 팬 분들과 무대를 함께 해본 적이 없어서 많이 아쉽더라고요. 잘 모르지만, 왠지 함성이 없어서인지 허전한 기분도 들고요. 그래도 TV로 보고 계실 팬 분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려고 더 힘냈던 것 같아요.

 

Q. ‘나인틴’ 곡은 밝고 쾌활한 열아홉의 이야기를 담아냈어요. 실제 나띠의 이야기와도 닮았는지 궁금해요.

나띠: 제 성격과 노래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아요. 노래처럼 진지하면서도 밝은 모습이 있어요. 보통 연습을 하거나 무언가에 집중할 땐 저도 모르게 진지해지더라고요. 하지만 그 외의 일상에서는 웃음도 많고 활발한 모습이에요.

 

Q. 가사 중에 가장 공감이 가는 소절을 꼽자면요?

나띠: 2절 처음에 "때론 주저앉고 싶지 / 모두가 그렇듯이 / 하지만 다시 또 일어서 / 그게 너지 / 망설이지 않아도 돼"라는 구절이 있어요. 이 가사는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아요.

 

Q. 힘을 북돋는 가사네요. 가사처럼 나띠를 일으킨 힘은 무엇인가요?

나띠: 저 자신인 것 같아요. 가사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주저앉아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잖아요.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제 자신을 떠올리곤 해요. 그 모습을 기억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에게 힘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Q. 그렇게 데뷔까지 이뤄냈네요. 자신에게 칭찬을 해보자면요?

나띠: “잘 버텼다, 나띠야!”라고 해주고 싶어요. 하하.

 

Q. 어릴 때 가장 처음의 꿈은 뭐였어요?

나띠: 처음부터 가수를 꿈꿨었어요. 노래 부르는 걸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음악 자체를 좋아했거든요. 음악만 들으면 흥이 올라서 춤을 추곤 했어요. 지금도 흥이 많지만, 더 어렸을 땐 장난 아니었어요. 하하.

 

Q. 데뷔해보니 어때요? 그때 꿈꿨던 가수의 모습이랑 지금의 모습이 같나요?

나띠: 많이 다르진 않아요. 어렸을 때부터 무대 위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해왔는데, 그게 현실이 된 거잖아요. 다만, 지금은 행복함과 동시에 잘하고 있는지 걱정도 돼요. 이게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마냥 행복한 게 아니라, 책임과 긴장, 부담감이 따르니까요.

 

Q. 그 걱정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가요?

나띠: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있잖아요. ‘그만큼 나도 잘해야 하는데!’라는 걱정이 들 때가 많았어요.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까 저다운 모습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일부러라도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걱정을 덜고 그저 제 노래를 즐기고 열심히 하려고요. 그게 저다운 모습이기도 하고요.

 

가수 나띠(Natty). 사진. 구혜정 기자

Q. 혹시 좌우명이 있나요?

나띠: 네, 있어요! “남보다 잘하려고 하기 전에, 남보다 더 노력하자!” 2년 전에 문득 든 생각인데요, 저는 연습생 생활을 오랫동안 해왔잖아요.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몇몇 회사를 거쳐오면서 비교도 많이 당하기도 했어요. 누구보다 더 못하고, 잘한다는 평가는 저에게 맞지 않는 방식이란 걸 느꼈죠. 비교를 하다 보면 더 위축되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저 자신을 더 생각하기로 했어요. 다른 사람을 신경 쓰기보단 저한테 집중하는 거예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저를 제일 믿거든요.

 

Q. 7년간의 연습생 생활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적이 있다면요?

나띠: 첫 회사를 나오고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내가 이 일을 계속해도 될까?’ 이런 고민이요. 그땐 정말 집에 갈 생각도 했었어요. 근데도 버텨냈어요. 하하.

 

Q. 결코 쉬운 시간은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버텨냈어요?

나띠: 그때가 16살이었는데, 저한테 계속 물어봤었던 것 같아요. 내가 정말 포기하면 후회 안 할 자신 있을까? 스스로 끊임없이 되물었어요. 역시 아니더라고요. 그 순간만 힘들었던 거지, 노래가 싫고 춤이 싫었던 게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도전을 계속해보자!’라고 다시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Q. 16살도 어렸지만,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왔을 땐 더 어린 나이였죠. 12살이었다고 들었어요. 지금 한국행을 결심한 12살에 나띠를 마주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나띠: 재밌게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처음 한국 왔을 땐 눈치도 많이 봤거든요. 다른 사람 신경 덜 쓰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고 해주고 싶어요.

 

Q. 열두 살의 어린 나이로 고향인 태국에서 한국까지 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가수라는 꿈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 것 같네요. 그때의 나띠는 가수의 어떤 점이 멋있어 보였을까요?

나띠: 오디션을 통해 한국으로 오게 됐는데, 그땐 연습생이란 제도를 잘 몰랐었어요. 그냥 춤이랑 노래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왔던 것 같아요. 한국에 오기 전에 보아 선배님이나 다른 케이팝 선배님들의 무대를 찾아봤어요. 정말 프로페셔널하고 멋지더라고요. 사람들 앞에서 멋진 노래와 춤을 추고, 또 그 사람들에게 응원과 사랑을 받잖아요. 저도 ‘무대에 서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Q. 12살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면요?

나띠: 처음 한국에 왔을 때요. 부모님들께서는 당시에 반대하시기도 했었어요. 제가 정말 어렸으니까요. 걱정이 많으셨어요. 하지만 결심이 들어선 순간부터는 아낌없이 응원해주셨어요.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부모님 덕이에요. 가장 큰 힘이 되어주셨죠. 저의 최고의 서포터예요! 엄마, 아빠,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하하

 

Q. 데뷔라는 7년의 큰 꿈을 이뤄냈어요. 나띠의 다음 꿈은 무엇인가요.

나띠: 막연한 생각이지만, 앞으로 다양한 음악 장르를 선보여드리면서 나띠만의 장르와 매력을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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